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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억울하면 출세하라" 했던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7 18:27:38조선 시대에 장원급제가 그랬던 것처럼 부모님은 아들이 고시를 패스해 판검사나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셨다. 쉽게 무시하는 사람도 없고 공직에서 물러나도 챙겨주는 자리가 많아 먹고사는 데 지장은 없을 거라고 하셨다. 고위직 출신이 각종 기관·협회에서 수억 원대의 연봉을 받거나 적어도 민간기업의 사외이사로 최소 수천만 원은 어렵지 않게 버는 것을 보면 뒤늦게 후회가 되기도 한다. 기업의 사외이사는 대주주와 관련 없 -
[시각] 수사반장과 클럽 버닝썬
사회 사회일반 2019.02.26 21:59:15“빠바바바밤~빠바바바밤~.”오프닝 음악만으로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온 가족을 TV 앞에 모이게 한 드라마 ‘수사반장’. 지난 1971년 3월 처음 전파를 탄 뒤 1989년 10월까지 무려 880회가 방송됐다. 범죄에 대한 휴머니즘적 접근으로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한 이 수사실화극은 시청률이 70%에 이르는 그야말로 진짜 국민드라마였다.인기의 정점에는 미국의 ‘형사 콜롬보’에 뒤지지 않는 박 반장이 있었다. 바바리코트를 휘날리 -
[시각] 전기차도 필요하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25 17:11:56“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는 왜 전부 아시아 제품인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에게 한 것으로 알려진 말이다. 마크롱은 프랑스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전기차를 낙점하고 최근 “배터리 분야에 5년간 7억유로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의 질문처럼 왜 현재 세계의 전기차 배터리는 전부 아시아 제품일까. 답은 ‘배터리 산업은 가전이 발달한 곳에서 꽃을 피운다’는 데 있다. 반복적 -
[시각] '반도체 굴기' 바로 보기
산업 기업 2019.02.19 17:17:44풍경으로 관조하는 대상과 실제 삶으로 만나는 대상은 완전히 다르다. 가령 낚시 하면 달관한 인생이 연상된다. 하지만 직접 낚싯대를 던져보라. 주변을 맴도는 모기떼, 작열하는 태양, 예기치 않은 폭풍우, 잡히지 않는 물고기 등등. 생각과는 딴판의 세상이 펼쳐진다. 이 낚시꾼의 심정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가 반도체 굴기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실제보다 이미지, 막연한 대중적 불 -
[시각] '쌤'과 '쓰앵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8 17:23:17‘쓰앵님.’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구성원 간의 호칭으로 선생님과 함께 ‘쌤’이나 ‘님’을 사용하기로 했다는 결정에 종영한 드라마의 ‘선생님 유행어’가 뇌리를 스쳤다.쌤은 흔히 선생님의 줄임말로 쓰이지만 다소 가벼이 낮춰 부르는 단어이기도 하다. 물론 사제 간에는 이 같은 수평적 호칭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에게 매 맞는 교사가 늘어나는 등 가뜩이나 교권 추락이 심각한 현실에 -
[시각] 주한미군과 손익계산서
경제 · 금융 정책 2019.02.13 17:17:5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안보를 빌미로 한 실리 챙기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그는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5억달러를 더 내기로 합의했다. 앞으로 몇 년에 걸쳐 더 올라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지난 10일 합의를 통해 올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주둔비를 지난해보다 8.3% 인상된 1조389억원으로 결정한 지 -
[시각] 문턱 높은 규제샌드박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2.11 17:22:58지난달 하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규제샌드박스 설명회에 참석한 벤처 업계 관계자 A씨는 실망스러운 얼굴로 발걸음을 돌렸다. 신기술이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최대 3년까지 기존 규제의 적용을 유예해준다는 말에 잔뜩 기대하고 갔지만 정작 당국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혜택을 받기 위한 문턱이 높더라는 것이다. A씨는 “설명회에 가보니 규제샌드박스 제도의 적용을 받으려면 신청자가 자신의 기술에 유해성이 없다는 -
[시각] 꼰대여도 좋다
정치 대통령실 2019.02.06 17:01:25한국전 참전 용사이자 자동차 공장에서 은퇴한 월트 코왈스키. 그는 인종차별주의적이고 애송이 성직자를 깔보며 자신의 손녀에게조차 맘을 잘 열지 않는 완고한 노인이다. 전형적인 꼰대인 이 노인의 삶은 옆집 흐몽족 이민자들에 의해 균열이 생긴다.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그랜토리노를 훔치려 했던 소년 타오를 용서하고 강간 위기에 놓인 수를 구해내면서 그는 그토록 경멸하던 이민자들의 친구가 된다.자신이 원했던 상황은 -
[시각] 아세안이 그리 만만한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9 17:12:32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29일 경질됐다. 김 보좌관의 ‘설화(舌禍)’ 전력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지난 28일 대한상공회의소 조찬 간담회 발언은 위험 수위를 넘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어깨가 무거운 50~60대를 “할 일 없다고 산에 가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험악한 댓글이나 다는” 집단으로 취급했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으로 가 인생 이모작에 도전하라고 했다. 거듭된 구직 실패로 -
[시각] 낙관주의자의 비옷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8 17:22:17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커지던 지난 2007년 열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는 지금 봐도 흥미롭다. IMF 위기 이상의 충격 발언 때문이다. 신국환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불안한 환율과 그에 따른 급격한 외화 유출입 가능성을 지적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반응은 침착했는데 과거 단기외채의 성격과 지금은 판이하게 다르다는 요지였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데는 1년이 안 걸렸다. 2008 -
[시각] 희망퇴직 비용 1조원은 어디서 나왔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23 17:27:50법으로 정년 60세를 보장하고 있다고 해도 은행원들의 정년은 사실상 만 56세다. 임금피크제에 진입하는 시점이 되면 99%가 더 고민하지 않고 희망퇴직을 택한다. 최대 39개월치 급여에 학자금·전직지원금을 합하면 4억~5억원을 손에 쥐니 굳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시중은행의 한 지점장은 “몇 년 더 있어봐야 달라질 것도 없어 고민 끝에 희망퇴직을 신청했다”고 했다. 연말 연초 사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 -
[시각] 대통령의 연설문
경제 · 금융 정책 2019.01.22 17:28:07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자인 페기 누난은 대통령의 연설문을 ‘퓌레’에 비유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연설문에 대해 “관료주의라는 고기를 가는 기계에 넣어 부드럽지만 밍밍하고 식감도 없는 퓌레로 만들어놓은 것”이라고 푸념했다. 육류나 채소류를 삶아 체로 걸러 묽게 만든 퓌레처럼 이런저런 표현들이 덕지덕지 녹아 들어가 고심 끝에 만들어낸 주옥같은 표현들이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누난은 백악관 -
[시각] 불붙는 온라인 유통전쟁
산업 생활 2019.01.21 17:28:28지난해부터 유통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다. 막강한 오프라인 경쟁력을 갖춘 롯데와 신세계가 조 단위의 투자를 밝힌 가운데 ‘한국의 아마존’을 외쳐온 e커머스 업체 쿠팡이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맞불을 놓았기 때문이다.지난해 초 신세계는 1조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SSG닷컴을 신설했고 뒤이어 8월 롯데가 e커머스사업본부를 발족하며 5년간 온라인에 3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백 -
[시각] 산업혁명은 위로부터 오지 않는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1.16 17:28:10‘4차 산업혁명’은 난해하고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데도 흔히 쓰인다. 신문·방송 뉴스는 물론 심지어 중고생 학원 광고문구에도 등장한다. 목적이 불분명해도 미래지향적 관용구로 일단 붙이고 본다. 지난 2000년대 초 배를 만드는 회사마저 스스로 ‘닷컴’기업으로 불리기를 원했던 인터넷 거품을 연상시킨다.우리나라만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세계적으로도 대중화됐을까.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해외에서 활동한 국 -
[시각] 수도권 신도시만으론 집값안정 어렵다
경제 · 금융 정책 2019.01.15 17:18:26“차관님, 밤길 조심하쇼.” 참여정부 시절 경제부처의 A차관(훗날 장관급 영전)은 군 고위 관계자에게 섬뜩한 협박을 받았다. 2기 수도권 신도시 부지 결정 문제를 놓고 A차관이 군심(軍心)에 거슬렸던 것이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비공개로 대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집값을 잡으려면 주택 공급 확대가 정답이라는 A차관 등의 진언을 받아들여 2기 신도시 건설을 추진했다. 문제는 건설부지 확보였다. 수도권 지도를 펼쳐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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