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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금융전략포럼] 김연희 대표 "전통 금융만으로 미래 없어...'ICT기업 DNA' 이식해야"
경제 · 금융 금융가 2018.10.18 17:32:12“금융의 신성장 공식을 전통적인 금융영역에서만 찾는 것은 이제 불가능합니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아태유통 부문 대표의 경고는 엄중했다. 김 대표는 1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울경제신문 주최 금융전략포럼에서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앞다퉈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고 있다”며 “미국의 금융그룹인 캐피털원이나 골드만삭스·JP모건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통의 금융회사들 모두가 디지털 기업의 DNA를 접목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TWC(Talent, Way of Working and Corporate Culture)-금융업의 신성장 DNA’이라는 강연주제를 내걸고 “국내 금융기관들도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국내 금융사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싸우는 테크놀로지 기업이라는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은 테크놀로지를 모르고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는, 어쩌면 마지막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DNA)’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왔다”는 말도 했다. 국내 금융사들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ICT 기업 조직의 특성을 따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디지털 기업의 4가지 특징은 고객지향 서비스를 극대화한다는 점과 한가지 서비스를 중심으로 모든 기능조직이 달라붙는 애자일(신속한) 조직구성, 수평적 조직과 업무공간, 직원의 잠재력을 무한히 끌어올리기 위한 상시평가와 보상체계를 꼽았다. 우선 조직의 변화와 관련, 그는 “설립 20여년 만에 미국을 대표하는 금융회사로 성장한 캐피털원은 이미 디지털 부서 내에 기획자, 사업담당자, 디자이너,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등이 포함된 애자일 조직을 구축한 뒤 이를 조직 전체적으로 확대하려는 분위기”라며 “이러한 형태가 활성화될수록 고객의 이용 경험에 기반한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물류업체의 선두주자인 쿠팡의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고객이나 시장반응을 즉각 인지하고 서비스에 반영하는 애자일팀을 서비스별로 30개팀씩 편제해놓고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가 벤치마킹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상시평가와 보상체계 업그레이드도 주문했다. 그는 “직원 각자에게 여신, 신용카드 판매 등 할당량을 내리고 영업성과에 근거해 보너스를 주는 것은 제로섬 방식으로 테크놀로지 회사 DNA와 맞지 않는 방식”이라며 “직원 개개인이 무엇을 잘하고, 하고 싶어하는지를 파악한 뒤 이들이 성과를 내도록 적극 지원하는 사고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특정 서비스나 상품이 큰 성공을 거두면 기업 가치가 수십, 수백 배가 커지는 게 테크놀로지 기업의 속성인 만큼 전통적인 톱다운 방식의 성과 측정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조직의 목표달성을 위해 조직원을 일사분란하게 만드는 게 성과평가 체제의 목표였다면 이제는 개별 조직원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지원개념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ICT 기업처럼 직원들이 소위 대박을 낼 수 있도록 개인의 잠재력을 무한히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성과보상 체계를 고쳐야 한다며 “더 자주, 더 다양한 의견을 기반으로 조직원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국내에서는 강성노조와 경직된 노동시장이 이 같은 성과보상을 통한 개인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가장 큰 핸디캡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성과 평가와 업무에 대한 피드백 등 동료 직원들의 리뷰를 구분한 뒤 리뷰 비중을 대폭 높여 직원의 성장을 돕는 페이스북·넷플릭스 등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전통적인 인사관리의 대명사로 불렸던 GE조차도 직원들이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각자 목표를 적으면 상시 피드백을 해주는 구조를 만들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국내 금융회사의 성장을 발목 잡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금융의 신성장은 전통의 금융에서만 찾으려고 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금융이 새로운 크로스오버(교차혼합) 비즈니스를 장착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정보를 활용하는 길을 원천 차단하고 있는 국내 규제 실태에 대해 김 대표는 “외국에선 고객정보를 사고파는 일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금융지주 내부에서도 불가능하다”며 “특히나 비금융 자회사는 어떤 것도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은 금융이 성장하는 데 가장 큰 핸디캡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지원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신사업 진출 등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김 대표는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한 금융회사와 디지털 분야 신사업을 공동으로 기획했는데 현행법에서는 비금융 자회사 설립이 불가능해 모두 무산됐다”며 “국내외 ICT 기업들이 금융 분야로 자유롭게 진출하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 금융회사들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
[서경 금융전략포럼] 김연희 대표 "여러분은 다음 단어 얼마나 이해하고 있습니까"
경제 · 금융 금융가 2018.10.18 17:31:46‘Virtualization(가상화)’ ‘Machine-learning(머신러닝)/AI(인공지능)’ ‘Open-source(오픈소스)’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Polyglot(여러 언어를 사용)’ ‘Micro-service architecture(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 ‘Full-stack(풀스택)’ ‘x86/linux/Unix(컴퓨터 운영체제)’ ‘Cloud (IaaS/PaaS/SaaS)(클라우드)’ ‘Memory DB(메모리 데이터베이스)’ ‘Native app/HTML5(OS에 맞는 언어로 앱 개발)’ ‘NoSQL/RDB(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비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 ‘Serverless(서버리스)’ 어떤 의미인지 알쏭달쏭한 이들 13개의 단어는 공대 수업에 나오는 용어들이 아니다. 정보통신기술(ICT)기업 회의에서의 한 장면도 아니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아태유통 부문 대표는 18일 열린 제15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주제강연 도중 청중에게 “여러분은 다음에서 얼마나 많은 단어를 이해하고 계십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적인 내용과 금융이 어떤 연관을 가졌을까’라는 의문에 김 대표는 “이 중 80%(10개 이상)를 알면 미래의 최고경영자(CEO)가 될 자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디지털금융 환경변화에 선제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 이상의 IT 이해도가 금융권에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핀테크의 등장으로 은행의 기존 서비스가 위협받고 글로벌 ICT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이 빨라지면서 전통적인 금융업도 급속한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대표는 “여기 계신 분들은 테크놀로지를 모르고 CEO가 되신 마지막 세대가 될 확률이 높다”면서 “만약 이중 알고 있는 것이 50% 미만(6개 이하)이라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금융기관이 성장하는 데 있어 테크놀로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강한 메시지다. 실제 금융권에도 디지털을 활용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시중은행들은 오픈API라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핀테크 업체와의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카드·보험 등 각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신용정보를 한 번에 조회하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소비 패턴을 분석해 신용·자산관리 서비스까지 확장이 가능한 ‘마이데이터’ 사업을 도입하기로 했다. 최근 김 대표는 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금융사에 임원회의에서 IT 관련 의사결정을 할 수 있냐고 묻자 “물론이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글로벌 금융사의 경우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백그라운드를 갖춘 임원들이 많고 상당수 대화 주제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는 “풀스택이 뭔지,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가 뭔지 저도 잘 모르고 공부 중”이라면서도 “금융업 혁신과 디지털 접목을 위해 테크놀로지 강의 요청이 점점 많이 들어올 정도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
[서경 금융전략포럼] '당국 때문이 아닌데' 변호 자처한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
경제 · 금융 은행 2018.10.18 17:31:12이용우(사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코너에 몰린 뻔한 금융감독원을 살려냈다. 18일 열린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아태유통 부문 대표가 강연 직후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다. 김 대표는 앞서 강연에서 금융이 ‘테크놀로지 컴퍼니(Technology Company)’로 전환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새로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사용을 막는 금융 당국의 규제사례를 언급했다. 금융 사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나머지 금융당국이 기존 금융사들이 써서 검증된 소프트웨어만 쓰도록 하다 보니 오히려 값비싼 외국산만 쓰고 있다는 걸 지적한 것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금감원이 금융회사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식으로 들릴 수도 있다. 함께 자리한 윤석헌 금감원장의 입장도 난처해지는 분위기였다. 그때 강연을 듣고 있던 이용우 대표가 카카오뱅크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금감원의 입장을 해명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 대표는 “카카오뱅크도 출범 초기에 오픈소스(무상으로 공개된 소프트웨어)가 금융권에서 쓰인 레퍼런스가 없는데 활용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당국으로부터 많이 받았다”며 “그러나 현재는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데 (김 대표가 지적한 만큼)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금감원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해서 가능했던 부분이지만 “소비자보호가 중요한 부분에 대해 금융 당국의 피드백을 받아 신중하게 시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고객인증·대고객채널·신용정보평가·통합메시징 등 서비스에 마이SQL를 비롯한 여러 오픈소스를 적용하고 있다. 마이SQL은 많은 애플리케이션에 활용되는 유명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지만 국내 금융권에선 적용 사례를 찾기 어려운 만큼 첫 시도 당시에는 여러 의구심이 나왔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공개 해명을 해준 셈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
윤석헌 금감원장 "금융 R&D, 美 800분의 1…혁신 필요"
경제 · 금융 금융정책 2018.10.18 17:26:32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금융산업에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했다.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혁신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금융규제를 하루아침에 없앨 수는 없지만 시장 변화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규제는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1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제15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국내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이같이 진단했다. 윤 원장은 먼저 금융산업의 혁신이 세계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금융회사의 연구개발(R&D) 투자는 500만달러(2014년 기준) 수준으로 미국의 80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며 “금융산업 관련 특허 출원 현황도 중국의 성장 속도에 밀리고 있고 앞으로는 이런 열세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제조업의 R&D 투자는 세계적 기준으로도 높은 수준이지만 금융업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윤 원장이 토로하는 금융산업에 대한 아쉬움이다. 상대적으로 투자가 부족하다 보니 국가별 선도 핀테크 기업의 숫자도 한국은 한 곳에 그쳐 미국(19개)은 물론 중국(9곳), 인도(4곳)에조차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이 같은 ‘혁신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핀테크 산업 등에 대한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그는 “금융회사가 진행하는 혁신에 소비자 보호와 시스템 리스크 두 가지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면 저희가 나서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책임감 있는 혁신을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이날 포럼을 찾은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직접 당부했다. 이날 윤 원장에 앞서 ‘금융산업의 신성장 DNA’에 대한 주제강연에 나선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아태 유통 부문 대표(시니어파트너)는 “앞으로 금융기관은 테크놀로지(첨단기술)와 융합하지 않으면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며 “오늘 참석한 CEO들이 테크놀로지를 모르면서 회사를 이끄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금융회사들도 구글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처럼 조직과 보상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
[서경 금융전략포럼] "복기 필요"...강연 후 자료요청 쇄도
경제 · 금융 은행 2018.10.18 17:17:511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들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기조강연과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아태유통부문 대표의 주제강연에 “강연 곳곳에서 생각할 만한 지점을 던졌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금융, 새 성장공식을 찾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은 강연을 들으면서 문득 떠올린 아이디어를 잊지 않도록 연신 휴대폰 카메라로 자료화면을 찍으며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업의 미래엔 금융이 없다’는 김 대표의 명언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새로운 선진화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정체성과 한국적인 문화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라 고민이 크다”면서 “김 대표의 강연은 금융업의 질적 성장에 대해 다각적으로 전망하고 있어 글로벌과 한국적인 것을 융합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 시사점을 줬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새로운 금융 성장을 위해 제시한 조건을 놓고 적극 공감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금산분리로 인해 금융회사가 다양한 사업 확장을 위해 비금융 자회사를 만드는 데 제약이 크다는 김 대표의 지적에 적극 공감한다”면서 “김 대표의 화법이 워낙 시원시원하고 거침없어서 향후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특히 윤 원장이 향후 감독과제 계획을 발표하는 순간 청중들은 자료화면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휴대폰을 들어 보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포럼이 끝난 뒤 윤 원장의 발표자료 공유를 요청하는 문의가 쇄도하기도 했다. 종합검사·금융그룹통합감독 등 새로운 금융감독 방침을 두고 금융사들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날 포럼에는 십수명의 대학생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대 경제학과에 다니는 강지석씨는 “금융권 입사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으로서 금융권도 정보기술(IT) 기업처럼 수평적인 조직운영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김 대표의 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
[서경 금융전략포럼] 윤석헌 금감원장 "급성장한 금융, 실물경제 견인 못해..질적 성장 나설때"
경제 · 금융 금융정책 2018.10.18 17:15:11최근 들어 금융발전과 경제성장은 함께 간다는 보편적 인식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난 2015년 연구 결과, 또 국내의 박정수 서강대 교수 등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금융이 양적으로 성장할수록 실물경제는 역성장하는 모습이다. 이제는 금융의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성장이 강조되는 이유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1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경 금융전략포럼에 참석해 이 같은 학계의 논의를 언급하며 우리나라 금융이 앞으로 나아가려면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윤 원장은 우리 금융이 양적 면에서는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은행·자본시장·보험·카드 등 모든 금융업권은 뛰어난 수준이다. 윤 원장은 “국내 은행 은행계좌 기준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364억원으로 지난 18년간 3배 가까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자본시장 규모는 같은 기간 기준 1,893조원이며 상장사 수는 2,194개로 세계 8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험도 보험료 기준으로 세계 5위를 기록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를 나타내는 보험침투율도 세계 5위”라며 “카드업권 경우 경제활동인구 1인당 3.6개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금융업권별 현황 등을 종합해 평가해보면 우리나라 금융 수준은 세계 6위다. 윤 원장은 “한국의 IMF 금융발전지수는 0.85로 세계 6위인데 이는 우리 경제 규모가 12위인 데 비해 금융 분야가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산업에 대한 평가항목에 설문 등 정성평가가 들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조사한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순위는 지난 2016년 기준 80위로 금융권은 “아프리카의 국가 우간다(77위)보다 못한 나라”라는 오명까지 생겼다. 다만 최근 언론보도에서 알려진 것처럼 WEF가 올해부터 평가를 할 때 설문 비중을 축소하는 등 평가기준을 변경해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지난해 74위에서 올해 19위로 가파르게 올랐다. 그럼에도 이는 12위 경제 규모에 비해 뒤처진다고 윤 원장은 꼬집었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중 금융 부문 순위는 올해 기준 33위로 더 낮다. 이어 윤 원장은 “(국제기구들의) 양적 평가는 대체적으로 우수하지만 질적인 평가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질적 성장이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를 네 가지 부문에서 얘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금융성장이 실물성장을 견인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박 교수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금융발전 정도를 말하는 총금융심화도(총금융자산/GDP)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상승세지만 1인당 실질 GDP 성장률은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이 양적 성장을 하지만 실물성장까지 견인하는 질적 성장은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외에도 윤 원장은 우리 금융의 소비자 보호와 기술 혁신성이 모두 뒤처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저축은행 사태, 키코(KIKO) 사태, 동양 사태 등을 겪으며 소비자 보호에 충실하지 못했다”며 또한 “국내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정부에서 대부분 하고 금융사의 R&D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미국의 800분의1인 500만달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윤 원장은 이어 금융의 질적 성장 방향 및 그에 맞는 금감원의 감독 방향을 은행·비은행, 자본시장, 보험, 기술혁신 등 네 가지 범주로 나눠 설명했다. 우선 은행·비은행 부문의 기업대출 확대다. 윤 원장은 “금융위기 이후 가계대출에 치우치자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기업대출 등 생산적 부문으로 금융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 경쟁력도 강화하는 감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부문에서는 혁신성장 지원과 공정한 시장 조성을 윤 원장은 강조했다. 증권사 수익 구조에서 위탁매매가 전체의 5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투자은행 등은 그 비중이 작은 만큼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해 증권사가 기능을 확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어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불공정거래 근절을 주요 감독과제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보험 부문 질적 성장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소비자 권익 보호다. 윤 원장은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2014년 기준 4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2016년 기준으로 보험소비자 만족도 평가를 보면 만족한다는 답변이 34%로 중국·인도·아르헨티나 등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기술혁신에 있어서는 “소비자 보호와 시스템 리스크만 잘 관리할 수 있다면 핀테크 분야를 감독당국은 적극 도와야 한다”며 ‘핀테크 친화적인’ 규제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윤 원장은 “규제를 없애야만 금융 산업이 발전한다는 생각은 조심해야 한다”며 “시장이 변하는 것에 따라 규제가 바뀌어야 하며 이를 위해 금융당국과 시장 간 소통이 중요하다”고 마무리 지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
[서경 금융전략포럼] 여야 정무위 간사 "금융규제 풀어야 빅뱅 수준 변화 가능" 한목소리
경제 · 금융 금융가 2018.10.18 17:12:36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18일 열린 제15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 참석해 “금융규제를 풀어야 빅뱅 수준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회가 지난달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다시 한번 규제완화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예고하는 발언이다.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 대행을 맡고 있는 유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고 가장 긴장된 축사”라고 운을 뗀 뒤 “인터넷은행특례법을 반대하다가 결국 통과시켰는데 금융 빅뱅의 시작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또 “금융이라고 하면 규제만 떠올리면서 가장 도태된 산업으로 인식되는 불행한 상황에 놓였다”면서 “금융업의 새로운 변화가 시도되도록 법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여기 계신 분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고 귀띔했다. 빅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소위 ‘개망신법’으로 불리는 개인정보 규제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이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 의원은 먼저 “우리나라는 아직도 아날로그 시대에 도입된 규제가 많이 있고 또 규제를 담당하는 공무원도 과거 규제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이어 김 의원은 “금융이 과거 단순히 실물을 지원하는 산업에서 디지털 혁신으로 고부가가치 창출을 하는 첨단산업이 됐다고 하는데 규제와 혁신의 조화가 쉽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금융 시장에서 발생하는 혁신을 촉진하고 뒷받침하는 규제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발전 수준에 비해 금융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이 줄고 있다고 지적하며 “오늘 논의를 잘 공부해 정책에 반영되도록 국회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여야 의원들은 평소와 달리 훈훈한 모습도 보였다. 유 의원이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생각하며 변할 때는 박수를 쳐주고 손잡아 줄 분이 김 의원”이라며 새로운 법의 입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김 의원은 “4차 산업혁명과 핀테크 발전에 적극적인 유 의원을 파트너로 맞게 된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여당 간사가 야당 간사보다 마음고생이 심하다는 것을 몰랐다면 이해해주고 격려해달라”고 청중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정무위가 앞으로도 여야 갈등보다는 조화와 협조하는 분위기로 금융이 한 단계 도약하고 첨단산업화하는 계기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
[알립니다] 제15회 서경 금융전략포럼 ‘금융, 새 성장공식을 찾다’
경제 · 금융 금융가 2018.10.01 18:00:38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금융 진출과 핀테크 확산 등으로 국내 금융산업은 전례 없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내 금융사들은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와 내부적인 투자은행(IB) 역량 강화 노력 등을 배가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신문은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학계·연구기관 전문가를 모시고 ‘리빌딩 파이낸스 2018-금융, 새 성장공식을 찾다’라는 주제로 ‘제15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을 개최합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의 질적 성장을 위한 과제’를 내용으로 기조강연을,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아태 유통부문 대표(시니어파트너)가 ‘TWC(Talent, Way of Working and Corporate Culture)-금융업의 신성장 DNA’를 내용으로 주제강연을 맡습니다. 많은 성원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주제=리빌딩 파이낸스 2018-금융, 새 성장공식을 찾다 ◇일시=2018년 10월18일(목) 오전7~9시 ◇장소=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별관 B2F) ◇문의=서울경제신문 마케팅기획부 (02)724-8700 주최:서울경제신문ㆍ서울경제TV SEN 후원: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
[서경금융전략포럼]참석해주신 분들
경제 · 금융 금융가 2017.04.20 18:22:09◇정관계=△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종룡 금융위원장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고승범 한국은행 금통위원 △손병두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허진호 한국은행 부총재보 △이병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류찬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임규준 금융위원회 대변인 △장상훈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실장 △황인하 금융감독원 정보화전략실장 △오용석 금융감독원 공보국장 ◇유관기관=△하영구 은행연합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김희태 신용정보협회장 △임승보 대부금융협회장 △지대섭 화재보험협회 이사장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 △조영제 금융연수원장 △허창언 금융보안원장 △민성기 신용정보원장 △한기정 보험연구원장 △성대규 보험개발원장 △이흥모 금융결제원장 △최건호 서민금융진흥원 부원장 △윤승한 공인회계사협회 부회장 △안철경 보험연구원 부원장 △정인환 대부금융협회 전무 △이승행 한국P2P금융협회장 △박광춘 손해보험협회 상무 △배종균 여신금융협회 상무 △김정아 금융투자협회 본부장 ◇금융지주·은행=△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김인환 아프로서비스그룹 부회장 △김경섭 신협중앙회 대표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 △왕태욱 신한은행 부행장 △최현숙 IBK기업은행 부행장 △소성모 NH농협은행 부행장 △박재경 부산은행 부행장 △강형석 신한은행 본부장 △엄경식 한국씨티은행 본부장 △안영근 KEB하나은행 전무 △박영태 KB금융지주 전무 △김효종 KB국민은행 성남지역영업 대표 △김승택 JB금융지주 상무 △김정기 우리은행 상무 ◇증권·자산운용=△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안상환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이병철 KTB투자증권 부회장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윤경은 KB증권 대표 △양경식 하나금융투자 상무 △최인석 KB증권 상무 △석동한 코스콤 상무 △양승익 KB자산운용 이사 △김동준 신영증권 이사 △박승배 유안타증권 실장 △김철우 교보증권 실장 △임규목 대신증권 실장 △진상덕 신한금융투자 실장 △양경식 하나금융투자 상무 △김도훈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이사 △주명진 NH투자증권 실장 △조경순 대신증권 상무 △김현우 한화자산운용 전무 △이철우 삼성증권 상무 △황성민 삼성자산운용 실장 △장정욱 KTB투자증권 전무 △최문영 신한금융투자 경영관리본부장 △박종열 한영회계법인 본부장 △김영인 SM투자자문 전무 △이기동 미래에셋대우 상무 ◇보험=△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차태진 AIA생명 사장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 △이윤배 NH농협손해보험 사장 △허봉열 KB손해보험 본부장 △김성한 교보생명 전무 △이제경 라이나생명 전무 △조일래 삼성생명 상무 △서지훈 한화생명 상무 △김영준 AIA생명 이사 △정인현 메리츠화재 상무 △변성현 알리안츠생명 상무 △손을식 삼성화재 상무 △장춘호 미래에셋생명 실장 △이성태 ING생명 전무 △신해용 동부화재 이사 ◇여신금융 등=△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박지우 KB캐피탈 대표 △설영오 신한캐피탈 대표 △이재영 DGB캐피탈 대표 △차동구 JT캐피탈 대표 △손병관 신한카드 본부장 △강광일 NH저축은행 전무 △김상우 삼성카드 상무 △백문일 KB국민카드 상무 △최석진 BC카드 상무 △김효성 아주저축은행 본부장 △김순태 동부저축은행 상무 ◇연구소 기타=△임병철 신한미래전략연구소장 △조경엽 KB경영연구소장 △고대진 IBK경제연구소장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권우석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장 △한정섭 BC카드 디지털사업연구소장 △이재우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팀장 △이오성 KB데이타시스템 대표 *지면 관계상 참석해 주신 모든 분을 싣지는 못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서경 금융전략포럼]"디지털 신인류 '밀레니얼세대' 잡아야 금융산업 4차혁명 성공"
경제 · 금융 금융정책 2017.04.20 18:17:50“밀레니얼 세대는 단순히 젊은 세대, 2030 세대가 아닙니다. 몸속에 ‘디지털’이 피처럼 흐르는 ‘완전히’ 다른 세대입니다. 오는 2020년이면 밀레니얼 세대가 전 세계 노동력 제공 가능 인구의 70%를 차지하게 되는데도 국내 금융회사들은 이들을 너무 안일하게 대하고 있습니다.” 김형곤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는 20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2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디지털이 낳은 신인류, 밀레니얼 세대와 금융’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디지털 전략을 앞다퉈 강조하면서도 실상 디지털 혁명을 이끌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이해도는 굉장히 낮다고 지적했다. 김 파트너가 이날 금융권에 화두로 던진 밀레니얼 세대는 베이비부머(1953~1973년생)와 X세대(1974~1982년생)를 잇는 다음 세대로 현재 나이로 따지면 15~35세가 이에 해당한다. 김 파트너는 “테크놀로지와 정보기술(IT)을 담당하다가 금융 산업을 들여다보고 분석하기 시작했는데 IT 섹터는 정말 치열하게 경쟁하고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금융은 너무나 편안하고 조용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들어 당황스러울 정도였다”며 “이게 결코 좋은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IT나 유통 등에 비해 금융은 디지털이라는 키워드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세대에 대한 관심도 낮다는 게 김 파트너의 지적이다. 김 파트너는 “베이비부머와 X세대는 그래도 유사한 점이 있어 금융회사들이 세대 변화에 대처하기가 쉬웠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디지털과 함께 사춘기를 보낸 세대인 만큼 완전히 다른 특성을 보인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오는 2025년께에는 가장 비중이 높은 경제 주체가 되는 만큼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회사들은 이들의 특성을 시급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회사들은 핵심 고객으로 부상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 없이 디지털 전략을 별도로 취급하고 있다고 김 파트너는 현실을 아쉬워 했다. 세대 분석력이 떨어지다 보니 젊은 층을 겨냥해 내놓고 있는 금융 플랫폼과 금융상품들도 ‘수박 겉핥기’에 그치고 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플랫폼 기반의 금융 앱을 저마다 쏟아내고 있지만 실제 사용 고객이 아닌 사람들에게 할당형으로 설치되고 있는 게 부끄럽지만 현재 금융업계의 현실이라는 지적도 곁들였다. 김 파트너는 “금융회사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금융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이들은 사실 정보 획득의 ‘귀신’”이라며 “오히려 금융회사들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내세워 정보의 우위를 점하려고 한다면 이들에게는 불투명하고 믿을 수 없는 기업으로 오판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파트너는 금융회사들이 베이비부머의 ‘올드 머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밀레니얼 세대의 푼돈을 끌어낼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런 특성을 알고 낙전수익을 노리는 소액 금융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밀레니얼 세대들의 관심도가 높은 영역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금융과 연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에게 금융은 끝내 저관여 영역으로 머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들의 고관여 영역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신용평가에 연계하는 식이다. 이 밖에도 밀레니얼 세대들의 관심사와 취미를 분석해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파트너는 “미래의 생활금융은 금융사 혼자서는 할 수 없다”며 “결국 금융권과 비금융권을 아우르는 생태계가 구축될 텐데 그것을 누가 주도하는지가 관전 포인트이자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파트너는 카카오나 네이버, 쿠팡, 구글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금융회사의 경쟁자가 될 수 있음을 진지하게 인지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무궁무진한 비금융권 정보를 가지고 있어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 바로 금융사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파트너는 “ICT 기업들이 금융과 관련한 사업을 벌이는 것은 속도 조절의 문제”라며 “나중에는 금융이라는 게임의 룰 자체가 완전히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파트너는 금융회사가 밀레니얼 세대를 염두에 둔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 경우 이를 담당하는 조직은 기존 회사와 철저히 분리시킬 것을 당부했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는 새로운 문제 인식과 새로운 DNA를 요구하기에 기성의 관성과 문화에서 떨어져야 할 필요가 있어서다. 김 파트너는 “자칫 회사 내에 태스크포스(TF)를 하나 만들고 사람을 얼마 모아서 해보려다가는 백전백패할 수 있다”며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조직까지도 철저히 분리해 추진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
[서경 금융전략포럼]"금융의 미래 엿볼 기회" 일부 은행 핀테크부서 총출동
경제 · 금융 금융가 2017.04.20 18:17:4320일 열린 12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특별연설과 김형곤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의 주제강연 때 무대 정면 대형 스크린에 강연 슬라이드가 바뀔 때마다 ‘찰칵, 찰칵’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참가자들이 프레젠테이션(PT) 내용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쉴 새 없이 스마트폰에 담으려고 해서다. 한 참석자는 “강연 내용이 너무 좋아 돌아가서도 다시 한 번 보기 위해 PT 내용을 전부 사진으로 찍어 뒀다”고 말했다. 일부는 강의를 듣는 것처럼 메모하느라 바쁜 모습도 보였다. KB금융지주의 경우 계열사 전 임직원에게 공문을 보내 가능하면 서경 금융전략포럼을 들을 수 있도록 해 다양한 부서가 포럼에 참석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일부 은행·증권사 핀테크 부서의 경우 직원 전원이 참석해 강연을 듣기도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은 맨 앞자리에서 강연을 들었다. 특별강연을 마친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끝까지 남아 주제강연을 들으며 틈틈이 관련 내용을 메모하며 경청했다. 김용환 회장은 “매년 서경 금융전략포럼에 참여하고 있는데 금융업이 처한 현실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특히 임 위원장의 소회와 금융개혁이 걸어온 길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 뜻깊었다”고 말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도 “임 위원장의 특별강연과 주제강연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연사에 눈을 떼지 않으며 강의를 경청했다. 심 행장은 “두 번째 강의에서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는데 공감이 많이 됐다”면서 “케이뱅크의 경우에도 젊은 직원들이 많고 이들만이 낼 수 있는 감각을 많이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024110)장 역시 “금융개혁은 다음 정부에서도 일관성 있게 지속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고 크게 공감했다”며 이번 포럼 강연에 대해 만족감을 보였다. 이날 포럼에는 핀테크 대표들도 참석했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임 위원장이 중금리 대출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 언급했는데 인상 깊었다”면서 “P2P(개인간금융) 업체들도 합리적인 금리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가 끝난 후에도 포럼의 강연 자료를 별도로 보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해 하루 종일 열기가 이어졌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서경 금융전략포럼]"금융경쟁력 강화위해 정치권도 함께 고민"
경제 · 금융 금융가 2017.04.20 18:17:37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과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제12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 참석해 이구동성으로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치권이 함께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 의원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고민해야 한다”며 “한국당은 금융산업 자체를 발전시키고 활성화하는 데 시대정신을 모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금융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은행특별법 같은 것을 만들어 (금융산업이)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남 거제가 지역구인 김 의원은 서경 금융전략포럼에 대한 애정도 내보였다. 김 의원은 “(서경 금융전략포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역구인 거제에서) 어제(19일) 밤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왔다”며 “서경 금융전략포럼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위 있고 가장 알찬 포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 위원인 민 의원은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지난 시기 우리나라는 산업화·민주화·정보화에 성공했지만 이제는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개발과 같은 지능화가 필요한 시기”라며 “이번 대선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지능화에 대한 광범위한 토론과 해결책을 찾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25년 전 우리의 하청공장이나 마찬가지던 중국이 이제는 세계 2위 규모 경제 대국이 될 정도로 10~20년 사이에 경쟁력이 크게 벌어지는 시대가 됐다”며 “정치권이 산업화·민주화·정보화에 이어 지능화를 어떻게 이룰지 합의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서경 금융전략포럼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서경 금융전략포럼] 임종룡 "한국금융 톱10 가능...당국도 금융사도 처절한 혁신을"
경제 · 금융 금융정책 2017.04.20 18:17:30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그동안 자제해온 ‘본심’을 작심 토로했다. 20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2회 금융전략포럼 특별연설을 통해서다. 임 위원장은 “(임기가) 얼마 안 남은 금융위원장이 이 자리에 서게 돼 죄송하다”면서도 그동안 금융위원장으로서 추진해온 금융개혁의 성과와 과제를 30분간 격정 토로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나라 금융에는 왜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가 없을까”라는 다소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말문을 열었다. 임 위원장은 “제가 금융위원장에 부임하게 된 배경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것도 금융개혁을 이루고자 하는 목표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금융이 왜 우간다보다 못하냐는 평가를 받는 것을 보면서 평생 금융인으로 산 저로서는 자존심 상하고 가슴 아픈 일”이라며 “이제는 금융당국도, 금융회사도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당국은 과도한 규제, 불필요한 간섭을 해왔으며 금융회사는 그저 현실에 안주해 무사안일과 보신주의로 일관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국민들은 금융회사는 유틸리티(사회기반 서비스)라는 인식으로 공짜라는 생각이 강했고 산업계는 돈만 대주면 된다는 식이었다”며 “이 같은 각계의 인식과 행태가 우리나라 금융경쟁력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그는 자신이 도입을 추진해온 인터넷전문은행이 문을 연 후 ‘금융회사의 혁신이 시작’된 데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금융회사의 혁신은 시작됐고, 금융당국은 규제가 아니라 심판이라는 것을 자각했고, 금융소비자도 (인터넷은행의)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금융이 이런 것이구나’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일들이 계속되면 (한국의 금융경쟁력이 전 세계) 10위권 이상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규제를 보는 눈이 달라져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규제개혁의 수요자이면서 반대자가 금융인·금융회사”라며 “금융개혁이 어려운 것은 업권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인데 이제는 누리던 기득권을 금융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또 크라우드펀딩 법안을 만드는 데 3년이 걸렸다는 사실을 지적한 뒤 “금융개혁 입법 요구가 많은데 개개인의 생각과 정치권 정당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국회 통과가) 지연된다”며 “선진국과 그렇지 않은 국가를 가르는 것은 누가 그 해법을 먼저 이행하는 시스템을 갖추느냐에 달렸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제가 못다 한 일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금융개혁 과제는 업계에서 충분하게 건의해주시고, 이런 것들이 바로바로 개선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100% 성과주의가 도입된 인터넷은행을 보면 이제는 잘하는 사람이 합당한 대우를 받는 문화가 도입돼야 한다”며 금융권의 성과주의 도입 문화가 절실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가 채무 재조정을 통한 회생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앞으로는 국책은행이 구조조정의 주체가 아니라 시장을 조성하는 주체가 되고 대신 구조조정은 미국처럼 사모펀드(PEF)가 중심이 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곤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는 이날 ‘디지털이 낳은 신인류, 밀레니얼 세대와 금융’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파트너는 “수년 후면 우리 사회의 최대 경제활동인구로 떠오를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금융권의 이해가 상당히 부족하다”며 “앞으로 금융회사들이 이들의 가치관과 행동양식을 고려해 고객 전략과 디지털 전략을 연계 수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임 위원장,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비롯한 금융당국 관계자와 금융지주 회장, 공공금융기관장, 시중 은행 핀테크팀 소속 실무자와 대학교수, 대학생 등 500명이 참석했다. /김흥록·조권형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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