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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13∼18일 아세안·APEC 정상회의 참석
정치 대통령실 2018.11.05 14:50:35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순방에 나선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5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은 우선 13∼16일 싱가포르를 방문해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 등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동아시아 순방을 통해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신남방 정책을 설명하고 역내 무역투자 확대 및 동아시아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협력 의지를 강조할 예정이라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이와 더불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노력을 전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17∼18일에는 파푸아뉴기니로 이동해 제26차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김 대변인은 “‘포용적 기회 활용, 디지털 미래 대비’를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의 ‘다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文 "2차북미회담, 비핵화 시간표 논의될 것"
정치 대통령실 2018.10.21 17:10:15문재인 대통령이 덴마크와의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프로세스와 미국의 상응조치 등의 타임테이블을 만드는 것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주제가 될 것이며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덴마크 크리스티안보르궁에서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만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이미 생산해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과 장거리 미사일을 다 폐기해야 완성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 목적은 경제적 제재에서 벗어나 경제 발전에 있어 국제 사회의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 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내(2021년 1월)에 비핵화를 완성하겠다고 전해졌으므로 그에 이르는 중간중간에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하면 미국이 어떤 상응 보상을 할 것인지 시간표를 짜는 게 의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현재 북미 간 물밑 협상에서도 이를 논의하는 것으로 추론된다. 한·덴마크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11개 항으로 구성된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하고 한반도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최고 수준의 비핵화를 의미하는 CVID에 대해 북한은 달갑지 않게 반응했고 우리 정부도 ‘완전한 비핵화’라는 단어를 주로 써왔다.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서 프랑스·영국·독일·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뿐만 아니라 덴마크까지 CVID를 강조한 것은 유럽·아시아에서 북한 비핵화 수준에 대한 눈높이가 높다는 뜻이다. 비핵화를 국제공론화했다는 의미는 있지만 이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는 난항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1일 유럽연합(EU) 소식통을 인용해 한·EU 정상회담에서 예정됐던 공동성명 채택이 북한을 둘러싼 온도 차로 이례적으로 보류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입수한 초안에는 ‘북한에 CVID를 계속 요구해갈 것과 압력과 제재 유지에 힘쓰고 모든 국가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명기돼 있었지만 한국이 ‘비핵화를 위한 지금까지의 성과에 역점을 둔 성명으로 하고 싶다’고 했고 결국 절충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즉각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이란 핵협정과 우크라이나 사태 부분에서 EU가 미국·러시아 입장에 반하는 내용을 삽입하자고 강력히 주장해 무산된 것”이라며 명백한 오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는 12월로 예정된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시행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미 국방부가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12월 훈련에는 스텔스전투기 F-22와 F-35가 동시에 와 화제가 됐으며 북한은 강도 높은 비난을 한 바 있다./코펜하겐=윤홍우기자·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유럽순방 마친 文대통령, 귀국 하자마자 띄운 승부수
정치 대통령실 2018.10.21 14:11:49문재인 대통령이 7박 9일간의 유럽 순방을 마치고 21일 귀국했다. 당분간 경제활성화 등 내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께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로 떠난 지 9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 기간 중 프랑스, 이탈리아, 바티칸시티, 벨기에, 덴마크 등 5개국을 찾아 릴레이 정상회담을 했다.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설명하고 국제사회가 북한에 보답할 차례라는 뜻을 전하며 국제사회에 비핵화와 제재완화 공론화에 나섰다. 다만 모든 상대국가들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강조해 지금까지의 북한 비핵화 조치에 대한 평가와 제재완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우리와 온도 차를 보였다. ‘외교 강행군’을 마친 문 대통령은 앞으로 경제 문제 등 내치에 집중할 전망이다. 9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4만 5,000명(전년 대비)으로 최악의 ‘마이너스 고용’은 면했지만 안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설비투자 역시 좋지 않은 상황이다. 관련 내부 회의를 주재하고 필요하다면 현장 방문도 할 것으로 보인다. 사립유치원 비리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재발방지 종합대책에 대한 보고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文 "지속가능 경제성장 모델, 北 적용 가능할 것"
정치 대통령실 2018.10.20 19:00:13유럽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덴마크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북한과 같이 제조업 중심의 성장을 거치지 않은 나라들은 처음부터 경제성장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도모하는 성장 모델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펜하겐의 대니쉬 라디호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1차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회의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많은 아시아 국가는 제조업 중심으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며 환경생태 보호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후 변화 대응 및 지속 가능 발전에 있어 아시아의 참여를 독려하는 동시에, 차후 북한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P4G는 덴마크가 2011년부터 추진해온 글로벌 녹색성장포럼(3GF, Global Green Growth Forum)을 확대 발전시킨 협의체다. 기존의 3GF가 덴마크 중심 포럼이었다면 P4G는 보다 많은 국가와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력 이니셔티로 출범했다. 문 대통령은 “특정 국가나 공공 부문의 노력만으로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 전체의 의제를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각 대륙의 다양한 회원국과 시민사회·산업계가 참여한 P4G 파트너십 프로젝트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지구온난화 1.5℃ 보고서’ 등을 거론하며 “개발도상국과 취약지역 등 국제적 지원·협력으로 기후변화에 모든 나라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에는 지구 온도가 1.5℃ 상승에 그치면 2℃ 상승 때보다 1,000만명의 목숨을 더 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중견 국가로 성장하는 동안 환경정책에서도 성공을 거둔 경험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이 경험을 기꺼이 다른 나라들과 공유할 수 있다. 더 많은 국가 사례가 세계인을 위해 공유되고 포용된다면 인류는 더욱 위대하게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또 덴마크가 한국전쟁 당시 병원선을 파견해준 사실을 언급하며 “국교도 맺지 않은 먼 나라,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희생한 인류애가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냈다”며 “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는 우리의 힘 또한 인류애에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가 대한민국을 도왔듯, 대한민국도 인류애를 가지고 세계를 돕기 위해 항상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인류애는 차별 없이 포용하는 마음으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대한민국 정부는 누구보다 더 포용의 힘을 잘 알고 있다”며 “국민 삶을 전 생애에 걸쳐 책임지고 경제성장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포용국가·포용성장이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가치”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인류가 사랑하는 안데르센 동화는 ‘그래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문장으로 끝난다”며 “우리는 그런 결말을 원한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도 대한민국은 P4G의 정신과 실천을 지지하며 항상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코펜하겐=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文 "비핵화 견인책 필요"…英·獨 "더 확실한 CVID 나서야"
정치 대통령실 2018.10.19 21:00:00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영국·독일·태국, 유럽연합(EU) 등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비핵화 진척에 따른 인도적 지원 및 제재 완화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행보를 지지하면서도 북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를 위한 좀 더 확실한 행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가 열리고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메이 총리, 메르켈 총리와 만나 “적어도 북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비핵화를 진척시킬 경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하고 그런 프로세스에 대한 논의가 유엔 안보리에서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영국은 프랑스와 함께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미국·중국·러시아) 중 한 곳이다. 문 대통령은 메이 총리와의 회담이 총리의 발언 순서로 20분 만에 조기 종료되자 독일 및 태국 총리와의 회담이 끝난 뒤 아셈 본회의장에서 메이 총리를 다시 만나 15분간 추가로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메이 총리와 회담 이후 연설을 준비하러 갔다가 정상들과의 기념촬영 시간을 놓치기도 했다. 메이 총리는 “문 대통령의 노력으로 한반도에 이전과는 다른 환경과 기회가 조성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하면서도 북한의 확실한 CVID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후에도 한·EU 자유무역협정에 준하는 무역관계를 이어가자는 데도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게는 한국산 철강에 대한 EU 세이프가드 조치 제외를 촉구했다. 또 한국의 만성적인 대독일 무역적자 해소에 대해서도 관심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만나 다음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서울 개최 계획이 공식 발표될 수 있도록 지지를 당부했다. 세부적으로 우리의 신남방정책과 태국이 추진하는 ‘동부경제회랑(EEC) 인프라 개발 계획’ 및 ‘태국 4.0’ 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셈 연설을 통해서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시작으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경제공동체,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를 이뤄나가겠다고 소개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인적·물적 교류 확대는 유라시아 전체의 평화와 공영에 기여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는 궁극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공동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브뤼셀=윤홍우기자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성모상 전달한 文대통령에 교황 직접 건넨 선물은 바로
정치 정치일반 2018.10.18 23:08:48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38분간의 비공개 단독 면담을 포함해 총 55분가량 대면했다. 문 대통령은 준비해간 성모마리아상과 예수그리스도 부조를 교황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이는 한국 조각계 원로이자 한국교회조각의 현대화와 토착화에 기여한 최종대 조각가의 작품으로 한국인의 얼굴을 한 소박한 모습에 성스러움을 담아 종교적으로 승화한 작품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교황 역시 올리브가지와 성모마리아상, 묵주, 프란치스코 교황의 얼굴이 담긴 기념품과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상 등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이들은 선물의 의미를 서로에게 직접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성모마리아상을 소개하면서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고 했고, 교황은 “감사하다. 너무 아름답다”며 만족해했다. 교황은 올리브가지를 선물하면서 “로마 예술가가 평화의 염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 책을 선물하면서 “성덕과 복음, 기쁨, 생태 보호에 대한 저의 책들”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 번역해놓은 교황님 책을 다 읽어봤다”며 “원어대로 번역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교황님이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편지도 있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퇴장하면서 “대통령님과 평화를 위해 저도 기도하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교황님은 가톨릭의 스승일 뿐 아니라 인류의 스승”이라고 말했다./바티칸시티=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바티칸의 文대통령 “지성이면 감천...판문점, 평화의 상징될 것”
정치 대통령실 2018.10.18 17:05:34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저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만찬 회담을 하고 “이제 판문점은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교황청 정부 수반이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측근이다. 같은 날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 역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직접 집전했다. 문 대통령은 파롤린 국무원장에게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판문점에서 군인과 무기를 철수하고 지뢰를 제거하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 결과 등 최근 한반도 정세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한국 속담에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는데 성의를 다하면 하늘도 움직인다는 뜻”이라며 “오늘 미사에서 평화에 대한 갈구와 간절함이 한데 모였다는 생각과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이뤄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강력한 적대관계 속에서 평화를 만들어내는 일은 용기가 있어야 하는데 오늘 미사가 우리에게 큰 용기를 줬다”면서 “제가 베드로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거기서 연설까지 한 것은 꿈만 같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교황청이 보내준 강력한 성원과 지지, 축복과 기도가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이에 대해 “대통령 말씀대로 이제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하는 한국 가톨릭 교회와 관련해서도 “여전히 살아 있고, 강하며 인상적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날 국무원장과 만찬 회담에 앞서 진행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는 교황청 관례로 보면 파격적일 정도로 문 대통령을 배려한 모습이었다. 미사에 참석한 한국인 수녀는 “교황청에 9년째 있는데 단 한 번도 외국 정상이 와서 연설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미사 직후 문 대통령이 연설하는 것에 대해 ‘특별하고 이례적(unique and exceptional)’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미사가 열리기 전부터 성베드로대성당 앞에는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바티칸을 찾은 한인 신부와 수녀, 교민들로 가득 찼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미사를 시작할 때 한국어로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라고 말했다. 미사에 참석한 한인들은 이탈리아인 국무원장이 또박또박 한국어를 발음하려는 모습에 웃음을 보였다. 미사 강론은 국무원장이 첫 문단만 이탈리아로 하고 한국인 성직자(서울대교구 장이태 신부)가 한국어로 읽었다. 미사에 참석한 한국 신자들을 위한 배려였다. 이날 미사에는 또 성악가 조수미씨, 칼리스타 깅그리치 주교황청 미국대사도 참석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세계적 의료봉사단체 몰타기사단 한국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박 회장은 기자와 만나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이니 다른 어느 때보다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바티칸시티=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文대통령·교황청 국무원장 만찬 환담…"한반도 평화 예감"
국제 정치·사회 2018.10.18 10:23:42교황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저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만찬 회담을 하고 한·교황청 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정착, 주요 국제현안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파롤린 국무원장이 현재 열리고 있는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 일정으로 바쁜 가운데 이날 성베드로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결과 등 최근 한반도 정세의 진전에 관해 설명하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파롤린 국무원장 등 교황청이 보내준 강력한 성원과 지지, 축복과 기도가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속담에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이 있는데 성의를 다하면 하늘도 움직인다는 뜻”이라며 “오늘 미사에서 평화에 대한 갈구와 간절함이 한데 모였다는 생각과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이뤄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원장님의 강론에도 한반도 평화를 간절히 희구하는 뜻이 담겨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강력한 적대 관계 속에서 평화를 만들어내는 일은 용기가 있어야 하는데 오늘 미사가 우리에게 큰 용기를 줬다”면서 “제가 베드로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거기서 연설까지 한 것은 꿈만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판문점에서 군인과 무기를 철수하고 지뢰를 제거하고 있다”며 “이제 판문점은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무원장은 “대통령 말씀대로 이제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제 생각에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셔야 할 것 같다”면서 “우리의 기도가 정말 강렬했고 주님께서 우리 기도를 꼭 들어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대통령께서 북한 지도자를 만나 큰 걸음을 떼셨는데 앞으로도 계속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파롤린 국무원장은 올해 55주년을 맞은 한·교황청 관계를 더욱 심화·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양측은 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을 계기로 한국 정부와 교황청이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했다. 한·교황청 관계사 발굴사업은 교황청의 바티칸 도서관·비밀문서고·인류복음화성 수장고에 보관된 양측 관계사 자료를 발굴·정리·보존·연구하는 사업으로 내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진행된다. 사료 발굴과 디지털화, 학술 세미나, 2023년 수교 60주년 기념 전시회 개최 등을 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지난달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교황청이 인정한 첫 아시아 국제 순례지로 선정된 것을 평가했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은 총 44.1㎞의 3개 코스로, 순례지 24개소로 구성됐다. 한국 천주교의 시작을 보여주는 ‘말씀의 길’(명동대성당∼가회동 성당), 천주교 박해 역사를 간직한 ‘생명의 길’(가회동 성당∼중림동 약현성당), 대표적 순교성지들이 포함된 ‘일치의 길’(약현성당∼삼성산 성지) 등 3개 구간이다. 지난달 14일 서소문 역사공원에서 교황청에서 파견된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가 참석한 가운데 ‘천주교 서울 순례길’ 선포식이 열렸다. 문 대통령은 현재 진행 중인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 주제가 ‘청년 문제’인 것은 지구촌 미래가 다음 세대인 청년에게 달려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하고 한국 정부도 사람 중심의 포용적 성장 추구 정책을 추진하면서 특히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빈곤·기아·난민·기후변화 등 현대사회가 직면한 근본적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하고 행동을 촉구하는 교황청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 정부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문인턴기자 smlee91@@sedaily.com -
文대통령, 교황청 한반도평화미사 참석…"기필코 평화 이루겠다"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8.10.18 08:33:06교황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후(현지시간)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의 집전으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1시부터 1시간가량 진행된 이번 미사는 문 대통령이 교황청을 공식적으로 방문하게 된 것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특별히 열렸다. 교황은 원래 교황청 외부 미사를 집전하지 않으며,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파롤린 추기경이 이번 미사를 집전하지만 이 또한 이례적이다. 미사는 문 대통령 부부가 기도의 문을 지나 성베드로대성당에 착석한 직후 성가를 부르며 시작됐고, 시작예식, 말씀전례, 3부로 나뉜 성찬전례, 마침예식 순으로 진행됐다. 파롤린 국무원장과 함께 한인 신부 130여 명이 미사를 공동으로 집전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라는 부분을 한국말로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엷은 미소로 화답했다. 말씀전례 순서에서 주례사제인 파롤린 국무원장은 평화를 주제로 한 강론했다. 그는 “다시 한 번 하느님께 온 세상을 위한 평화의 선물을 간청하고자 한다”며 “특별히 오랫동안의 긴장과 분열을 겪은 한반도에도 평화라는 단어가 충만히 울려 퍼지도록 기도로 간구하자”고 전했다. 미사에는 주한교황대사를 지낸 몬테리시 추기경을 비롯해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 중인 유흥식·조규만·정순택 주교 등이 자리했다. 아씨시에 있는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 수녀 6명도 참석했다. 또 소프라노 조수미씨와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의 부인인 칼리스타 깅리치 주교황청 미국대사, 박용만 몰타 기사단 한국 대표, 정의철 한인신학원 원장, 이백만 주교황청 대사, 최종현 주이탈리아 대사와 유혜란 주밀라노 총영사, 김경석 전 주교황청 대사, 로마·밀라노 한인회 간부 및 민주평통자문위원 등도 함께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미사 직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주제로 10분간 연설했다. 교황청 미사에 직접 참석한 대한민국 대통령이 연설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오늘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며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되고,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미사 직후 연설과 관련, 교황청은 “매우 특별하고 이례적인 것(unique and exceptional)”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미사와 문 대통령의 연설은 생중계됐다. 문 대통령은 미사를 마친 뒤 파롤린 국무원장과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 18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하며, 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과 만남 직후 파롤린 국무원장과의 회담을 끝으로 교황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
文대통령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재를 해체하는 일"
정치 대통령실 2018.10.18 06:00:00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 미사’를 드린 후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한 직후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왔다”며 이같이 연설했다. 문 대통령은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디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바티칸에서 특별미사에서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청도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고, 미사 후 연설 시간을 배치하는 등 한반도 평화 행보에 나선 문 대통령에게 이례적인 예우를 갖췄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나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다”며 “남북 간의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했으며,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한반도, 평화의 한반도를 전 세계에 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남·북한은 약속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다”며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기 위해 마주 앉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들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며 “우리는 기필코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쥬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데 합의했다.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확대를 위해 차관급 ‘전략대화’와 ‘산업에너지협력전략회의’를 신설해 내년에 개최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또 △정무·국방 협력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을 위한 교역·투자·과학기술 발전 △문화·인적 교류를 통한 상호 이해 제고 등 실질협력에 대해 상세히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 강국인 이탈리아의 산업 구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탈리아는 유럽의 대표적인 중소기업 강국으로 장인정신, 가족 중심의 가내공업 전통 등을 바탕으로 직원 50명 미만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4%를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49%로 유럽연합(EU)내 최고 수준이다. 이밖에 구찌, 프라다 등으로 대표되는 패션·섬유 산업과 고부가가치 농식품업이 발달해 있다. 양국은 중소기업 분야에서 상호 교류를 늘리는 한편,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공동의 먹거리를 찾기 위한 다양한 전략적 협업을 가동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18일 오후 12시(현지시간)부터 1시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과 배석자 없는 단독 면담을 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교황 방북 초청 뜻을 전달하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교황이 극적으로 방북을 수락한다면 방북 시기가 앞으로 가장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마=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한-이탈리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文 오늘 교황 만난다
정치 대통령실 2018.10.18 06:00:00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쥬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데 합의했다.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견인을 위해 차관급 ‘전략대화’와 ‘산업에너지협력전략회의’를 신설해 내년에 개최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18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을 갖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양 정상은 이날 △정무·국방 협력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을 위한 교역·투자·과학기술 발전 △문화·인적 교류를 통한 상호 이해 제고 등 실질협력에 대해 상세히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 강국인 이탈리아의 산업 구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탈리아는 유럽의 대표적인 중소기업 강국으로 장인정신, 가족 중심의 가내공업 전통 등을 바탕으로 직원 50명 미만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4%를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49%로 유럽연합(EU)내 최고 수준이다. 이밖에 구찌, 프라다 등으로 대표되는 패션·섬유 산업과 고부가가치 농식품업이 발달해 있다. 양국은 중소기업 분야에서 상호 교류를 늘리는 한편,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공동의 먹거리를 찾기 위한 다양한 전략적 협업을 가동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또한 한국의 전통 한지가 이탈리아 문화재 복원재료로 활용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양국간 문화·인적 교류를 늘리기로 했다. 이탈리아를 찾는 한국 관광객은 올해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교황청을 공식 방문하고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해 기념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왔다”며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후 12시(현지시간)부터 1시간 동안 교황과 배석자 없는 단독 면담을 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교황 방북 초청 뜻을 전달하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교황이 방북을 수락한다면 방북 시기가 앞으로 가장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후 벨기에로 이동해 아셈(ASEM)에 참석, 영국 독일 태국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로마=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文대통령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낼 것”
정치 대통령실 2018.10.18 05:33:10문재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을 공식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 직후에 한 연설에서 오늘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기념연설 전문. 찬미 예수님. 존경하는 파롤린 국무원장님, 내외 귀빈 여러분. 가톨릭의 고향,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여러분과 만나고 미사를 올리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한반도 평화기원 특별미사를 직접 집전해 주신 국무원장님, 그리고 따뜻하게 환대해 주시고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교황청 관계자들께 한국 국민의 마음을 담아 깊이 감사드립니다. 반세기 전인 1968년 10월 6일, 이곳 성베드로대성당에서 한국의 순교자 24위가 복자품에 올랐습니다. 한국말로 된 기도와 성가가 대성당에 최초로 울려 퍼졌습니다. 500여 명의 한국 신자들은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국은 지금 103위의 순교성인을 배출한 국가로서 한국의 순교성인 수는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에 이어 세계 4위입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그날 강론에서 “한국교회의 훌륭한 표양을 본받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은 선교사들에 의하지 않고 세계 교회사에서 유일하게 하느님 말씀과 직접 만나 교회가 시작되었다고 하셨습니다. 한국 가톨릭교회에 부여된 큰 영광이었습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낮은 곳으로 임해 예수님의 삶을 사회적 소명으로 실천했습니다. 식민지와 분단, 전쟁과 독재의 어둠 속에서 인간의 존엄과 정의, 평화와 사랑의 길을 비추는 등대가 되어주었습니다. 한국의 사제들과 평신도들은 사회적 약자와 핍박받는 사람들의 곁을 지켰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때로는 거리에 서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도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 인권위원회 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국 국민들은 민주주의와 인권, 복지를 위한 가톨릭교회의 헌신을 보면서 가톨릭을 모범적인 종교로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가톨릭교회에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 한반도에서는 역사적이며 감격스러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나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남북 간의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했으며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한반도, 평화의 한반도를 전 세계에 천명했습니다. 지금까지 남북한은 약속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습니다. 비무장지대에서 무기와 감시초소를 철수하고 있습니다. 지뢰도 제거하고 있습니다. 무력충돌이 있었던 서해 바다는 평화와 협력의 수역이 되었습니다.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기 위해 마주 앉았습니다. 교황 성하께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하신 기도처럼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민들은 2017년 초의 추운 겨울,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촛불을 들어 민주주의를 지키고 새로운 길을 밝혔습니다. 촛불 혁명으로 시작된 평화의 길이 기적 같은 변화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교황청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대표단을 파견하여 한반도의 평화를 강력하게 지지해 주었습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평화를 향한 우리의 여정을 축복해 주셨고 ‘기도로써 동행’해 주셨습니다. ‘평화를 갈망하며 형제애를 회복’하고 있는 남과 북, 우리 겨레 모두에게 커다란 용기와 희망을 주신 교황 성하와 교황청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파롤린 국무원장님, 내외 귀빈 여러분. 기독교와 유럽 문명이 꽃피운 인류애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한반도에 용기를 주었습니다. EU(유럽연합)가 구현해온 포용과 연대의 정신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향한 여정에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왔습니다.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 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시편의 말씀처럼 이제 한반도에서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것’입니다. 오늘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입니다.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입니다.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낼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의 평화를 빕니다. 감사합니다./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文, 18일 교황 만나 방북 당부...수락할 경우 '방북 시기'가 관건
정치 대통령실 2018.10.17 17:06:29문재인 대통령이 17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을 요청하는 평양의 메시지를 들고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과 교황과의 면담은 18일 정오(현지시각)에 진행된다. 문 대통령의 이탈리아 순방은 한·이탈리아 정상회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성베드로 성당 미사, 교황 단독 면담 순으로 이어진다. 앞서 프랑스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상대로 ‘대북 제재 완화 공론화’에 공을 들였다. 이탈리아에서는 이의 연장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 뜻을 전달한다. 교황의 방북은 북한을 정상국가로 복원시키는 데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번 면담에서 교황의 방북 수락 메시지를 받는다면 앞으로 최대 관건은 방북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등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이벤트가 산적해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북미정상회담은 실무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내년 초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황 방북이 단시일 내 추진되기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하지만 북미협상이 교착 상태인 상황에서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북한은 전 세계를 상대로 이미지를 개선하는 한편 북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의 불신의 벽을 낮추고 나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움직이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교황의 방북 수락 여부를 떠나 북한이 단시일 내에 교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느냐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도 있다. 사실상 종교의 자유가 없고 사회 곳곳이 통제된 북한이라는 나라에서 교황을 초청하는 것은 내부적인 리스크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문 대통령과 교황과의 면담은 교황청 교황 서재에서 1시간가량 진행된다. 통상 교황과 외국 정상의 면담 시간이 30분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교황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文대통령, 로마 도착…이탈리아 공식방문 일정 돌입
정치 대통령실 2018.10.17 08:33:37문재인 대통령이 3박 4일간의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16일 오후(현지시각) 두 번째 순방국인 이탈리아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파리에서 출발해 2시간여를 비행해 로마 다빈치 국제공항에 도착, 환영행사를 마치고 숙소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17일 세르지오 마테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의 면담·오찬으로 이탈리아 공식방문 일정에 들어간다. 문 대통령의 이탈리아 일정은 1박 2일 간이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주세페 콘테 총리와 한·이탈리아 정상회담을 한 다음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한다. 이탈리아 방문 기간 가장 관심을 끄는 일정은 같은 날 저녁으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단독 면담이다. 문 대통령은 9월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밝힌 교황의 북한 초청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어서 제안을 받은 교황의 수락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문 대통령은 파롤린 국무원장과의 회담을 끝으로 이탈리아 일정을 마치고 나면 이날 오후 로마에서 출발해 ‘글로벌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동반자’라는 주제로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정상회의가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한다. /이성문인턴기자 smlee91@@sedaily.com -
[전문]文대통령 교황청 기관지 특별기고문
정치 대통령실 2018.10.16 23:00:00“교황 성하의 축복으로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 한-교황청 수교 55주년을 맞아 교황청을 방문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교황청이 한반도의 평화를 강력하게 지지해주신 것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들을 대신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예수의 삶에서 민주주의는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높은 곳을 버리고 지극히 낮은 곳으로 오셨습니다. 가난한 이들, 힘없고 아프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셨습니다. 예수님 곁에서는 지위 고하, 빈부와 남녀의 차이를 불문하고 사람으로서 똑같이 존엄했습니다. 가톨릭은 하느님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교리를 가지고 한국에 왔습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으므로 모두가 똑같이 존엄하다는 가톨릭의 인간관이 신분사회에 속해있던 한국을 깨어나게 했습니다. 이러한 신념을 지키기 위해 많은 한국인들이 순교했습니다. 한국은 가톨릭 국가가 아니지만 ‘성경’을 통해 민주주의를 익히고 불의와 맞서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군사독재시절 한국의 ‘성당’은 민주주의의 성지였고, 피난처였습니다. 많은 사제들이 ‘가톨릭 사회교리’에 따라 민주화 운동에 함께 했습니다. 평신도들도 “세상 가운데 있는 교회의 사람이요, 교회 안에 사는 세상의 사람”으로서 예수님의 삶처럼 정의와 평화, 사랑의 구현에 충실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한국에서 가톨릭이 존경받는 이유입니다. 한국 가톨릭은 불의한 국가폭력에 맞섰지만 끝까지 평화를 옹호했습니다. 민주주의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는 길이며, 그 길은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끊임없이 일깨워주었습니다. 2017년 추운 겨울의 그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촛불혁명의 정신에 그 가르침이 있었습니다. 2018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국민의 여정에서 교황 성하의 기도와 축복은 큰 격려와 희망이 되었습니다. 나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화해와 평화를 위한 “만남의 외교”를 강조하신 교황 성하의 메시지를 항상 기억했습니다. 나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달 평양에서 역사적인 ‘9월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남·북한은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고 마주 앉았습니다.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고 한미 양국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했습니다. 만남과 대화가 이룬 결과입니다. 예수님은 증오를 없애고 화해를 낳기 위해 희생하셨습니다. 그리고 평화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 후 제자들에게 “평화가 함께하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동안 남북이 만나고, 북미가 대화하기까지 많은 희생이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분단과 대결을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부활시킬 것입니다. 지난 9월의 평양 방문 때 한국 가톨릭을 대표하여 김희중 대주교께서 함께 가셨습니다. 남·북한 가톨릭 간의 교류를 위해서입니다. 교황청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교황청과 북한의 교류도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합니다. 남북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 항구적 평화는 정치와 제도가 만들어낸 변화 이상이 필요합니다. 단지 경제적 이익을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가 형제처럼 아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나는 지난 9월 ‘사람중심’의 국정철학을 기반으로 ‘포용국가’를 선언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라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가톨릭은 폭력과 혐오, 차별과 착취, 무관심과 무관용, 불평등과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물질문명과 무한경쟁사회의 한 줄기 빛으로, 시대의 아픔을 포용하는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톨릭은 예수가 이루고자했던 사회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포용을 추구하는 한반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나와 우리국민은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 성하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깁니다.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포용국가를 향해 굳건히 나아갈 것입니다. 그 길에 교황 성하의 축복과 교황청의 기도가 언제나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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