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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 파주 출판단지의 신아이콘, 화인링크

자연광이 내부 곳곳에… 창의성 키우는 쾌적한 업무공간

  • 정순구 기자
  • 2015-12-04 17:31:23
  • 오피스·상가·토지
3층 복도
화인링크 3층 복도 모습. 형광등이 따로 없지만 자연광의 유입을 이끌어내 불을 켠 것보다 밝은 내부를 완성했다. /사진제공=숨비건축사사무소
북서측전경
드라이비트를 사용해 음각과 양각의 대비를 극대화한 화인링크 외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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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곳곳에는 휴게공간을 둬 직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 /사진=정순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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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링크 2층에서 바라본 천장 모습. 형광등이 따로 없지만 자연광의 유입을 이끌어내 불을 켠 것보다 밝은 내부를 완성했다. /사진=정순구기자
3층_휴게공간
3층은 일방향 슬래브 방식을 사용해 완성했다. 보들을 한 방향으로만 향하게 해 천장을 노출시키기 위함이다. /사진제공=숨비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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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출입구를 나오자마자 마주치는 1층 로비. 높은 천장에 웅장함마저 느껴진다. /사진=정순구기자


1~3층 복도 등 내부 깊숙한 곳까지 햇살 가득

사무실外 공용공간은 형광등 찾아보기 힘들어

천창 개구부가 모든층에 시원한 공기흐름 유도

환기는 물론 냉난방효율 향상까지 '일석이조'



경기도 파주시의 파주출판산업단지. 출판단지 내에 들어서면 다양한 창의성을 요구하는 업무시설이 많은 곳인 만큼 개성 있는 건물들이 연이어 눈길을 끈다. 좁은 도로 양쪽으로 즐비한 건물 사이를 걷다 보면 회백색의 단아하고 각진 외관을 가진 건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파주출판산업단지 내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건물 중 하나인 '화인링크'가 그 주인공이다. 이 건물은 파주출판단지 내에서도 독특한 의미를 지닌 건물이다.

사무·휴식 등 다양한 공간 구성

건축주인 광고디자인 회사 '㈜화인링크'는 건물 설계를 의뢰할 때 쾌적한 업무환경을 구성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건물로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건물을 설계한 김수영 숨비건축사사무소 소장은 이를 위해 다양한 공간구성을 꾀했다. 먼저 지하층은 주차장, 기계 및 전기실, 창고로 두고 1층에는 로비, 식당, 공장 및 사무실을 배치했다. 2층은 사무공간 및 강의실, 3층은 임원실·전시실·체력단련실·기숙사·샤워실 등으로 꾸몄다. 특히 3층은 다른 층에 비해 공용공간을 많이 구성해 직원들의 휴식과 재충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임성호 ㈜화인링크 상무이사는 "광고디자인 회사의 특성상 직원들이 창의적인 사고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강남에서 지난해 5월 이곳으로 사옥을 옮겼다"며 "직원들의 편의를 고려한 건물 설계가 이뤄진 덕분에 대부분의 직원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물 외부 설계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건물의 모양은 큰 덩어리에서 작은 덩어리들을 덜어내는 방식으로 완성했다. 움푹 파인 부분은 짙은 음영으로 표현하고 드러난 부분은 단아한 느낌을 주기 위해 외장재로 드라이비트를 사용했다. 파주의 날씨 변화를 고려했을 때 외단열이 갖는 기능적인 장점들도 고려한 선택이었다.

땅과 만나는 기단부는 유로폼 노출콘크리트를 썼다. 외장재와 다른 재료를 사용해 자칫 건조해 보일 수 있는 건축물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함이었다.

주 출입구에는 입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건물에서 유일하게 반짝이는 재료인 아노다이징 알루미늄 패널을 사용했다. 직사광선이 없는 북쪽에는 개구부를 크게 둬 사무공간에 일정한 양의 자연광이 들어올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자연광이 밝혀주는 다채로운 내부

화인링크 내부는 여느 건물들과는 다른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다. 먼저 움푹 파인 2.4m의 주 출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오면 6.9m 높이의 로비가 곧바로 방문객을 맞이하는데 낮은 입구와 높은 로비를 동시에 경험하면 웅장함마저 느껴진다. 특이한 것은 내부를 밝히는 형광등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점. 1층과 2층·3층까지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제외하면 복도 등의 공용공간에는 불이 꺼져 있다. 형광등이 꺼져 있지만 그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연광이 건물 내부 깊숙한 곳까지 유입돼 불을 켠 것과 끈 것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전슬기 ㈜화인링크 사원은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린 때를 제외하면 복도 불을 켜지 않아도 자연광이 워낙 잘 들어오기 때문에 불편함이 전혀 없다"며 "자연광이 난방 역할까지 해주면서 겨울에 따로 난방을 하지 않아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화인링크는 내부 곳곳에서 환기가 될 수 있게 건물을 설계한 덕분에 냉난방 효율이 좋다.

특히 천창의 개구부가 큰 역할을 한다. 여름에는 더운 공기를 빨아내 단면적으로 연결된 모든 층에 시원한 공기 흐름을 형성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공기를 묶어둬 넓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냉난방의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단풍나무가 심어져 있는 사무공간 내 중정을 만들 때도 빛의 유입과 환기를 고려했다.

김 소장은 "중정과 천창은 환기와 채광의 문제를 해결하고 쾌적한 공간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빛이 들기 힘든 곳에 자연광을 유입시키는 것은 물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개성 만점 출판단지에서도 돋보이는 건물

화인링크가 위치한 파주출판산업단지는 '첨단정보산업단지'로서 출판을 매개로 한 문화 중심기지를 목표로 만들어진 곳이다. 출판인과 건축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도시인 덕분에 방문객들이 건축물 전시장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로 다양한 건물들이 자리 잡은 곳이기도 하다. 특이한 것은 다양한 건물들이 어느 정도의 외적 통일성을 갖추고 있는 점이다. 도시 전체의 조형미를 완성하기 위해 건축가 승효상·민현식 등이 건축지침을 만들어 세부사항을 정한 덕분이다.

외적인 통일성이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돋보이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화인링크는 그 해답을 건물 내부에서 찾았다. 회백색의 건물 외관은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지만 건물 내부 구성을 다채롭게 하면서 파주출판산업단지 내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도시 내 건물들의 통일성을 헤치지 않으면서 독특한 개성을 뽐낼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한 것이다. 덕분에 화인링크에는 연일 견학을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방문객들은 고등학생·대학생부터 건설 업계 관련자들까지 다양하다. 이곳에서 만난 한 직원은 "최근 많은 사람이 건물을 방문하고 있는데 대부분 외부보다는 내부 구성에 관심을 가진다"며 "건물이 주목을 받으면서 좋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긍심까지 생겨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적 화려함보다 기능·채광·환기에 대한 고민 먼저했죠"


설계자 김수영 숨비 건축사사무소 소장



"합리성이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건축물은 외적 화려함 이전에 수많은 기능과 요구들을 안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해결하는 일련의 과정은 철저하게 합리성을 바탕에 두고 이뤄져야 합니다."

화인링크를 설계한 김수영(사진) 숨비건축사사무소 소장은 합리적인 설계를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직원들의 업무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건물의 채광과 환기에 역량을 쏟은 화인링크 설계 과정도 합리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가치가 반영된 결과다.

그는 "건축은 서로 다른 조건의 사물들이 조화롭게 기능할 수 있도록 각 사물들을 포용하고 연결하는 동시에 빛과 공간을 다루는 일"이라며 "건물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건축가의 책임과 역할들을 어떻게 정의하고 해결해나갈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가치고 나머지 디자인적 요소들은 그 뒤에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설계 과정에서 건축주인 ㈜화인링크의 요구를 최대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한 것도 합리성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요즘 진행되는 공공 프로젝트의 경우 실제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과 운영자가 건축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과정들을 통해 건축가의 관념만 반영된 건물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들이 필요한 요구들을 투영한 건축 설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건물 외적인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사용하는 사람들의 편의성이 고려된 설계가 결과적으로 가치 있는 건물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이다. 김 소장은 "단순히 건축물을 만드는 것에 가치를 두기보다는 그 건축물이 그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며 "하나의 건축물이 지어지면 사용자와 주변 사람들이 건물과 관련된 담론을 형성하고 참여할 수 있어야 지역사회와도 어우러질 수 있는 건물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02.건축가_프로필 사진



/정순구기자 soon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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