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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하라리 지상대담]"AI·바이오 진보열차 출발...인간 효용가치 가장 큰 화두 될것"

비약적 기술발달 의한 4차 산업혁명

'불평등·자원부족' 의미 자체 바꿀 것

육아 등 인류 근본적 걱정은 그대로

인간 뛰어넘는 AI가 지배하는 세상선

아이도 없고 늙지 않고 감정 필요없어져

결혼·가족관계에도 커다란 변화 예상





재레드 다이아몬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수와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의 e메일 지상대담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은 학계의 거장이고 다른 이는 이제 마흔을 넘긴 신진 학자(1976년생)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류의 미래를 토론한 둘의 대담은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한 다이아몬드와 하라리의 지상 대담은 국내 언론 중 처음이다.

하라리는 “인류 사회를 바꿀 핵심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으로 대담의 문을 열었다. ‘총, 균, 쇠’ 그 다음은 무엇이냐는 얘기다. 하라리는 기술, 그중에서도 컴퓨터와 바이오기술을 꼽았다.

다이아몬드도 AI 같은 신기술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과거나 현재나 불평등과 자원부족은 분명히 인류사회 변화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에요. 하지만 미래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불평등’과 ‘자원부족’이라는 의미 자체를 바꿀 수 있어요. 기술 덕분에 우리는 기근과 전염병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상하이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아이는 200년 전의 왕자들보다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그렇다면 AI와 바이오 기술은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다이아몬드는 이 같은 기술이 실생활에 영향은 주겠지만 범위는 제한적이라고 봤다.

“전화기와 자동차·텔레비전·e메일이 우리 삶을 바꿔놓은 것처럼 로봇과 AI 역시 변화를 일으킬 것입니다. 인간과 로봇 간의 불평등을 고민하는 날도 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화기·자동차·텔레비전·e메일이 있음에도 인간의 근본적인 걱정거리는 똑같아요. 어떻게 아이를 키울 것인가, 어떻게 노인을 대할 것인가, 어떻게 분쟁을 해결할 것인가 말이죠. 아마 로봇과 AI를 더 많이 갖게 된 후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같은 걱정을 할 것입니다.”

하라리는 좀 더 비관적이고 급진적 변화를 예상했다. AI가 인간을 대신해 지구를 지배하게 되면 이 땅은 아이도 없고 늙지도 않고 감정이 필요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게 하라리의 전망이다.



“컴퓨터와 로봇이 신체적·인지적 능력에서 인간을 뛰어넘게 되면 새로운 작업에서도 인간을 능가할 것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인간은 어떤 가치를 지닐까요? 경제적인 측면에서 효용가치가 떨어진 수억명의 인간들로 무엇을 해야 할지 우리는 모릅니다. 이는 21세기에 경제적·정치적으로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입니다.”

특히 하라리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술 발달에 관심이 많았다.

“가족구조, 결혼, 자녀와 부모의 관계가 변하게 될 것입니다. 수명이 150년인 사람을 상상해봅시다. 40세에 결혼한 여인은 110년을 더 살게 됩니다. 40세에 아이 둘을 낳은 그녀가 120세가 되면 아이를 기르면서 보낸 시간은 먼 기억이 되고 그녀의 삶에서 사소한 에피소드가 될 것입니다. 이런 조건에서 어떤 형태의 부모-자녀 관계가 형성될지 말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흥미로운 전망은 이어진다.

“여러분은 푸틴이 향후 90년 동안 집권해도 괜찮은가요? 사람이 150세까지 산다면 2016년에도 138세인 스탈린이 여전히 모스크바를 활발히 통치하고 있을 것이고 마오쩌둥은 중년인 123세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생명연장 치료는 매우 고가일 가능성이 높으며 80억명의 인간 모두가 무료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21세기 인간사회는 역사상 가장 불평등해질지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하라리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가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지 다이아몬드에게 물었다.

다이아몬드는 당분간 한국과 동아시아, 그리고 유럽·북미가 세계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최소 향후 수십년 동안은 동아시아와 유럽·북미가 계속해 세계를 이끌어갈 것”이라며 “이 세 지역은 변하지 않는 지리적 요인들로 인해 전 세계 국가를 계속 지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세 지역 중 어떤 곳이 다른 두 지역을 지배할지는 인류 사회의 변동적인 요인들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리리는 다이아몬드의 말에 지금이 글로벌 리더로 가느냐 뒤처지느냐의 갈림길이라고 단언했다.

“현재 우리는 19세기와 유사한 상황 속에서 살고 있어요. 산업혁명은 영국과 미국 같은 몇 안 되는 국가가 주도했고 이들이 세계를 지배했습니다. 21세기 초에 ‘진보의 열차’는 다시 출발하는 중입니다. 19세기에는 증기력과 화학·전기가 주요인이었지만 오늘날의 진보는 바이오와 컴퓨터 과학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나라와 지역이 이런 혁명을 이끌게 될까요? 현재 전 세계 모든 나라는 다음과 같은 실존적인 질문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혁명의 일원이 될 것인가, 아니면 뒤처질 것인가.”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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