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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아카데미] 서비스 기업, 소비자 중심 전략으로 차별화를

케일럽 셰 성균관대 MBA SKK GSB 교수

최소한의 비용으로 좋은 기억 남기기에 초점 맞춰야





국내외 시장에서 제품과 서비스가 넘쳐나면서 소비자들의 요구는 점점 더 변덕스럽고 까다로워지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 역시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소비자 불만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일반적 마케팅 방법만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즉 서비스의 효율성·편의성·즐거움을 추구하는 점진적인 서비스 개선에만 집중하곤 한다. 이런 단편적인 접근만으로는 진정한 서비스 차별화를 이룰 수 없다. 이 글은 서비스 브랜드 (service brand)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떻게 차별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전략적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이 접근방법은 본질적으로 소비자중심적 사고방식이다. 기업들은 우선 소비자가 서비스가 제공되는 각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가를 그려야 한다. 그다음 소비자가 각 과정 중 어느 부분이 왜 좋고 싫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찾는다. 그러면 소비자 경험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들을 간파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핵심적 요소들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기억’을 각인시키는 예상치 못한 즐거운 소비자 경험을 추가한다. 이러한 ‘작은 노력’은 종종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음 두 가지 예를 살펴보자.

소호그랜드호텔은 뉴욕 맨해튼 중심에 위치한 작은 럭셔리 부티크호텔이다. 다양한 최고급 호텔 체인에서 비슷한 작은 부티크호텔에 이르기까지 치열하게 경쟁하기 때문에 이 호텔의 차별화된 점은 첫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이 호텔은 소박하지만 우아한 인테리어 장식을 자랑하며 투숙객들에게는 집에 온 듯한 이상적인 안락함을 제공한다. 최고급 호텔에서 제공되는 모든 것을 이 호텔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이 호텔에서만 제공되는 독특한 점은 모든 방에 있는 검정색 금붕어들이다.

호텔로부터 ‘금붕어 직원’이라고 명명된 이 금붕어들은 호텔의 모든 투숙객이 머무는 기간 내내 함께한다. 여러분은 “금붕어가 무슨 대수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외국 호텔들에 머무르는 투숙객들에게는 그 기간을 함께하는 이 금붕어들이 뉴욕 체류를 통상적인 투숙과 기억에 남는 투숙으로 나뉘게 하는 차별적 요소이다. 소호그랜드호텔 후기를 보면 투숙객들은 머무는 동안 금붕어들과 꽤 가까워져 다른 사람들에게도 금붕어에 대한 얘기를 퍼뜨린다. 호텔업계에서는 고객후기와 구전효과가 중요한 결정요인이 되기 때문에 이 작고 간단한 전략이 소호그랜드호텔의 차별적 경쟁력 획득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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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특히 즐겨 먹는 화궈는 가족·친구들과 냄비에 육수를 끓여 고기·채소·만두·국수 등을 넣어 먹는 정통 중식 요리다. 화궈 프랜차이즈 음식점인 하이디라오(海底撈·바다에서 보물을 찾는다는 의미)는 중요 서비스평가지표들에서 무척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이디라오는 고품질의 신선한 재료, 친절한 직원들 덕에 손님들 사이에 전해지는 고객 서비스, 그리고 적절한 가격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 음식점이 주목받게 된 이유는 바로 식전 서비스 부분이다. 이 음식점은 손님들이 대기시간을 무척 싫어하는 것을 파악하고 다른 음식점들과 달리 대기하는 동안 손님들에게 무료 매니큐어, 구두 닦기, 목 마사지, 식전 간식과 음료들을 제공한다. 짜증 나고 따분한 대기시간을 즐겁고 기억에 남는 고객경험으로 효과적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 전략을 적용한 결과 화궈 프랜차이즈 사업은 음식에 대한 만족만큼이나 한 시간이 넘는 대기시간을 오히려 좋아하게 된 손님들 덕에 긍정적인 입소문을 타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들이 차별화와 고객만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은 힘들지만 불가능하지 않다. 대부분의 회사가 더 크고, 더 좋고, 더 빠른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동안 똑똑한 회사들은 소비자 경험에서 찾아낸 핵심적인 만족요소들을 더 고려한다. 결국 소비자 경험에 기반을 둔 ‘작은 노력’들이 종종 큰 효과를 얻게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케일럽 셰 성균관대 MBA SKK GSB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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