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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체험기, 라이브 까톡]나만의 커피…독립 영화관…발품 아깝지 않은 '이디야커피랩'





식후 커피 한잔은 일상이 됐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점심값보다 비싼 커피라며 일부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이 소비자의 원성을 샀지만 중저가 커피전문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중저가 커피가 원두커피 대중화를 이끄는 동안 다른 곳에서는 고급 커피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커피 맛을 아는 사람들이 늘면서 원두와 추출방식에 차별화를 둔 ‘나만의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는 수요가 커졌기 때문. 최근 중저가 커피의 대명사인 이디야커피가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새로운 형태의 복합 커피 문화공간이자 커피연구소인 ‘이디야 커피랩’을 열었다는 소식에 직접 방문해봤다.

이디야 커피랩은 서울 논현동 이디야커피 본사에 있다. 7호선 학동역과 9호선 언주역 중간 지점으로, 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 커피랩에 들어서자마자 분위기에 압도돼 입을 다물 수 없었다. 1·2층 합쳐 약 500평 규모로 최대 500여명까지 수용 가능한 시설로, 이디야커피의 ‘소박하고 친근한’ 이미지와 달리 세련되면서도 웅장한 느낌마저 들었다. 입구 오른편에는 거대한 로스팅 기계가 돌아가는 로스팅실이, 왼편에는 여러 종류의 원두를 기호에 따라 시음하고 구매힐 수 있는 원두 퍼포먼스바가, 입구 정면에는 커피를 판매하는 커피 메인바와 커피를 연구하는 연구개발실 등이 자리했다.

커피랩은 다양한 방식으로 커피를 제공해 취향에 따라 추출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 커피전문점에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한 기본 커피부터 핸드드립까지 고를 수 있다. 특히 콜드드립 방식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추출한 커피에 질소를 충전하는 방식인 질소커피바에서는 흑맥주를 연상하는 깊은 풍미의 커피를 맛 볼 수 있다.

이날 맛본 커피는 핸드드립 커피. 평소 커피는 좋아하지만 원두와 맛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해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걱정은 바에 앉자마자 사라졌다. 바리스타가 원두 4종에 대해 설명하며 입맛에 맞는 원두를 찾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추천을 받아 선택한 원두는 에티오피아 파나마산 원두인 에스메랄다 게이샤로, ‘신의 커피’로 불리는 고급 원두 중 하나다. 물의 삼투압 현상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사이폰 장비를 이용했다.

커피 맛과 향은 일품이었다. 즐겨 마셨던 아메리카노보다 더욱 진한 향이 진했고 커피에서 꽃향과 풀향이 살짝 느껴졌다. 바리스타의 설명 덕일까. 그간 마시고도 표현할 수 없었던 커피의 미묘한 맛까지 전해졌다. 에스메랄다 게이샤는 쓴맛은 적었지만 잘 익은 과일에서 나는 단맛이 맴돌았다. 쓴맛이 덜했지만 결코 가벼운 맛의 커피는 아니었다.



커피랩은 맛 뿐만 아니라 문화 체험도 가능한 공간이다. 문화예술의 감성이 매장 곳곳에 녹아 있었다. 매장 중앙에는 커피 원두를 상징하는 샹들리에가 있고 유명 작가의 사진, 그림, 조각품 50여점이 전시돼 있어 마치 갤러리를 연상케했다. 또 1층 안쪽에 별도의 영화 상영관에서는 독립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한다.

이디야 커피랩의 가격대는 핸드드립 커피의 경우 8,000~1만원선, 에스프레소 머신 추출 커피는 4,000~6,000원선으로 제법 가격이 나간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원두로 바리스타가 ‘나만을 위한 커피 한 잔’을 제공한다는 점과 커피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디야 커피랩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중저가 브랜드일 뿐이라는 생각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중성과 전문성의 가격을 좁히고 국내 커피 문화의 허브 역할을 맡겠다며 등장한 이디야 커피랩은 토종 브랜드로서의 이디야의 커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커피랩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욱 쉽게 커피 문화를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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