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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사에 10조...자율협약은 '돈먹는 하마'

회생 골든타임 놓치고

채권단엔 부채 부메랑

회생징후기업 한곳뿐





채권단이 4조5,000억원을 지원한 STX조선해양이 38개월 만에 법정관리로 전환되면서 자율협약제도가 기업 정상화를 담보하지 못한 채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율협약은 기업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칠 뿐 아니라 채권단에도 결국 충당금 폭탄의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조건부 자율협약 상태인 곳을 제외하고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곳은 14개사로 자율협약 이후 채권단이 이들 기업에 쏟은 지원만도 10조300억원에 달한다. 14곳은 STX조선·중공업·엔진, ㈜STX, 동부제철, 대한전선, 성동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이다. 14곳 중 자율협약으로 회생징후가 보이는 곳은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된 대한전선 한곳뿐이다. 14곳 중 산은이 주채권은행인 엔진텍을 제외하면 13곳은 모두 기업 분류에 따른 대기업에 속한다.

현재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자율협약 등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기업은 100개사로 이 중 자율협약 기업(14곳)은 전체의 14%에 해당하는 반면 자율협약 기업의 여신과 보증 등 금융권 채권액은 18조8,569억원으로 전체 구조조정 기업 채권액의 60% 정도에 달한다. 기업 수로는 10분의1에 불과하지만 여신액은 절반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들의 자율협약 시기는 지난 2010년에 개시한 대선조선과 성동조선을 제외하면 대부분 2013년 이후다. 가장 많은 계열사가 포함된 곳은 STX그룹으로 채권단은 3년여 동안 STX조선해양 4조5,000억원, STX중공업 5,000억원, STX엔진 3,900억원, ㈜STX 3,000억원 등 5조6,900억원을 지원했다. 6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 금액이 지원되고도 STX그룹 계열사의 구조조정 성적은 낙제점이다. 맏형격인 STX조선은 이달 법정관리행을 앞두고 있고 STX중공업 등 자회사도 시기의 문제일 뿐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의 관리를 받는 성동조선에는 2010년 4월 자율협약 개시 이후 2조5,000억원이 투입됐지만 수주절벽에 봉착해 있다.

자율협약은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에 비해 느슨한 구조조정 수단으로 분류된다. 기업 입장에서도 구조조정에는 돌입했지만 가장 약한 단계로 그나마 대외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고 채권단 입장에서도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와 달리 해당 기업 여신을 ‘요주의’로만 쌓으면 돼 적립금 충당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자율협약은 충당금 부담이 적은데다 의결 요건이 워크아웃보다 낮아 초기 진입장벽은 낮을 수 있지만 오히려 신규 자금 지원을 용이하게 해 결국 채권단의 건전성도 해친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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