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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바이크]<24>키 작아도 멋있게 타요, BMW C650스포츠 시승기 1편

요즘 가장 핫한 스쿠터 중 하나를 꼽으라면 많은 분들이 BMW의 C650을 떠올리실 겁니다. ‘독일부심’을 갖게 만드는 브랜드 BMW가 국내 최초로 출시한 스쿠터이니 그럴 수밖에요. 요즘 블로그나 카페에 C650 시승기, 구경기(?)가 유독 많이 눈에 띕니다. 이런 예쁜 디자인까지 갖췄으니 당연한 인기몰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BMW의 진입 장벽은 풍요로운 통장 잔고뿐만 아니었던 걸까요. “스쿠터인데 시트고가 높다”, “키 180cm인데 까치발로 다닌다ㅠㅠ”는 시승기가 꽤 눈에 띕니다. 그렇잖아도 BMW의 어지간한 바이크는 시트고가 너~무 높아서 저 같은 여성 라이더는 꿈도 꾸기 힘들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타봤습니다. 키 165㎝인 제가 과연 BMW C650을 탈 수 있었을까요?

궁금한 척이라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성공했으니 이 글도 쓰고 있겠죠?

제가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C650스포츠입니다. 첫 느낌은 “생각보다 탈 만한데?” 였습니다.

네, 시트고 높습니다. 언뜻 숫자만 보면 800㎜로 그럭저럭 탈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지만 스쿠터 특성상 시트의 폭이 레플리카(‘R차’) 등 다른 카테고리의 바이크보다 좀 넓습니다. 그래서 다소 ‘쩍벌’을 하게 되고, 똑같은 800㎜ 레플리카 바이크보다는 발 착지의 난이도가 높아지게 되는 거죠. 키 180㎝, 심지어 190㎝인 분들조차 높다고 호소하시는 이유가 이 때문이죠.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키가 저만큼 큰 분들은 웬만한 바이크는 높다고 느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괜히 조금 까치발 드는 걸로 호들갑(?)을 떠는 것 아닌가 하구요. 저처럼 웬만한 바이크가 다 높은 여성 라이더들은 오히려 이번에도 높구나, 싶은 거죠.

어쨌든 장신의 라이더들도 힘겨워하는 C650을 제가 그럭저럭 힘들이지 않고 탈 수 있었던 이유는 사진에서 보이는 시트고의 ‘경사’ 덕분입니다. 맨 앞부분이 그나마 낮기 때문에 정차 중엔 앞쪽에 착석, 달리기 시작하면 뒤쪽 높은 부분으로 옮겨 다리를 쭉 뻗고 편하게 타는 거죠.



그래서 키가 작아도, 조금 안타까워 보이긴 하지만 이렇게 잘 탈 수 있었습니다.

빨리 찍어…나 좀 힘들다…


빨리 찍으랬지 응??!!


열쇠를 전달받아 탄 지 2분 30초 만에 “역시 편하다!”는 느낌이 옵니다. 초기 디스크 증상을 앓고 있는 몸이지만 그 편안함에 분기탱천하여 포천 산정호수로의 ‘롸이딩’을 결심했습니다.

당초 일요일 아침 일찍, 날이 더워지기 전 출발할 작정이었지만 일어나보니 어느새 11시. 결국 12시에 집을 나서 가장 뜨거운 햇빛을 받으면서 달려야 했습니다. 6월인데 한낮 온도가 32도까지 올라갔던 날이었죠.



서울을 벗어나 ‘포천 아우토반’으로 불리는 47번 국도를 거쳐 산정호수에 도착하는 코스였습니다. 아시다시피 47번 국도는 신나게 달리기 좋은 곳입니다. 평소 타던 125cc 울프 클래식이 아닌, 650cc 빅스쿠터로 이 길을 달리려니 정말 짜릿하더군요. 잠시나마, 제 바이크로는 절대 낼 수 없는 속도로 달려봤는데 그래도 힘이 넘칩니다. 최고 시속은 190km까지도 나온다죠.

그리고 BMW 사륜차가 그렇듯, 묵직하면서도 단단한 주행감은 여전합니다. 고속 주행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시몬스 침대’스런 안정감이 든든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47번 국도에서 78번 지방도로 진입했습니다.



지도의 ‘경유1’이라고 찍힌 곳이 78번 지방도로 들어가는 ‘여우재 삼거리’죠. 저는 여기부터 산정호수까지의 구간이 코너링으로 유명한 코스라는 사실을 미처 모르고 있었습니다.

네이버 거리뷰를 캡처한 사진입니다.

마치 뉘르부르크링 서킷처럼 느껴졌던 여우고개


북악스카이웨이에서 가장 꺾인 구간이 여기선 스무 번쯤 반복되는 느낌이랄까요. 구불구불한 도로가 이어지면서 점차 고도가 높아집니다. ‘여우고개’라는 무서운 지명도 붙어 있죠. 게다가 도로 중간중간 야생동물 로드킬의 흔적도 눈에 띕니다. 공포에 질린 저는 시속 40㎞로 비실비실 고개를 넘어 간신히 산정호수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BMW 바이크로 그렇게 맥빠지게 달리는 것도 아까울 노릇이지만, 전 초보 나부랭이니까 조심하는 수밖에 없죠.

바이크를 세워둘 곳을 찾던 중 조그만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왕복 이차선 도로에서 슬금슬금 유턴하다 바이크를 넘어뜨린 거죠. 다행히 살짝 넘어져 전혀 다치진 않았지만, 시승차의 발판 바로 아랫쪽에 손톱 만한 흠집이 생기고야 말았습니다.

다행히 C650의 구조상 크게 발판 아래쪽만 지면에 닿았는데요. 넘어진 걸 일으켜 세우려다 흠집이 조금 더 커졌습니다. 사실 혼자서 세우지도 못했습니다. 250㎏짜리 바이크가 넘어져 버리니 아무리 낑낑대도 도저히 못 세우겠더군요. 저번에 할리데이비슨에서 특훈(클릭)을 받긴 했지만, 이미 머릿속은 당황해서 하얘졌습니다.

결국 지나가던 차에서 어떤 천사느님이 내려서 세워주셨습니다. 앞으로 삼대가 복 받으실 거예요.

그렇게 무사히(?) 산정호수 근처에 바이크를 주차하고 숨을 돌렸습니다. 아직 더 쓸 이야기가 많아 이번 두유바이크는 오랜만에 2부로 나눕니다. 다음 편에서 만나요!



/글·사진=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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