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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 Market] 지구는 우주의 오아시스다

[Sciwncw & Market] 지구는 우주의 오아시스다

허환일 충남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객원기자

우주비행사 유진 서넌은 “지구는 우주의 오아시스다”라는 말로 지구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표현했다.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가지 못하면 남은 것은 죽음뿐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안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우주로부터의 귀환’은 우주비행사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요약, 분석한 책이다. 우주개발의 골든타임을 맞아 우리에게 필요한 상식을 발췌해 소개한다.

우주는 진공상태다. 산소가 없어 호흡이 불가능하다. 인간의 호흡을 위해서는 산소뿐 아니라 기압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의 기압에 이르지 않으면 인간은 호흡할 수 없다. 100% 산소 안에 있어도 마찬가지다. 산소에 압력이 가해지지 않으면 산소가 폐 속에 있는 폐포막을 통과해 혈액으로 용해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지대에서 인간이 산소부족 현상을 일으키는 것은 산소의 절대량이 낮아진 이유도 있지만 기압 저하로 체내에 흡수되는 산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중력으로 인한 기압의 존재가 고맙다.

아폴로 우주선은 약 260㎜Hg(해수면에서는 760㎜Hg)의 기압을 유지하여 우주비행사가 100%의 산소를 호흡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는 거의 에베레스트 위에서 산소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에 가깝다. 그런데 100% 산소는 화재에 취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1967년 1월 아폴로 1호의 지상훈련 중 우주선 내에서 화재가 발생해 거스 그리섬 선장 등 우주인 3명이 산화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대기의 기능은 산소와 기압 공급만이 아니다. 열의 평준화 작용도 인간에게는 필수불가결한 기능이다. 대기가 없는 달은 태양을 향한 표면에서는 최고 130도, 반대쪽 그늘진 부분은 최저 영하 140도까지 내려간다. 엄청난 태양 복사열 때문에 만약 대기가 없다면 지구의 낮은 불타는 지옥이 되고 밤은 얼어붙는 지옥이 될 것이다. 지구의 대기는 낮에는 태양의 복사열을 흡수하고 밤에는 보온 효과를 통해 지구상에서 인간이 살아갈 수 있게 돕는다. 대기의 존재가 얼마나 고마운가.



닐 암스트롱 선장을 태운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 체류한 시간은 21시간36분에 이른다. 지구 시간 기준이다. 그런데 달 시간으로 잰 하루는 지구 시간의 27.3일에 해당한다. 결국 아폴로 11호는 달 시간으로 약 47분간 머물렀던 것이다. 지구에서 달까지는 약 38만㎞나 된다. 전파의 속도는 빛의 속도인 초속 30만㎞이다. 그래서 지구에서 달로 무언가를 질문해 대답을 받기까지는 최소한 2.5초 이상이 걸린다. 시간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주인들은 비행선 안이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한다. 우주 공간에 나가면 공간에 상하가 없어 활용 가능한 면적이 6배나 된다. 지구에서는 주로 한 평면을 쓰지만 우주에서는 6면의 모든 체적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주선이 지상에 놓인 한 바닥도 천장도 있다. 하지만 우주 공간에 나가면 바닥도 천장도 없어 모든 면의 구별 없이 똑같아진다. 무중력 상태의 효과 때문이다. 결국 우주는 상하·종횡·고저가 없는 세계다. 우주에서 유효한 방향은 우주선의 ‘안쪽’ ‘바깥쪽’뿐이라고 한다. 우주선의 ‘안쪽’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지구의 평균 직경은 약 1만3,000㎞이고 태양의 직경은 지구의 약 109배이다. 태양 하나에 지구가 백만 개 이상 들어갈 수 있는 거대한 크기다. 이론상 지구는 태양 복사열의 20억분의1 정도를 사용할 수 있다. 엄청난 태양 복사열은 짐작하기도 어렵다.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는 평균 약 38만㎞이므로 지구를 30개 정도 이어 붙이면 달에 도달할 수 있다. 달에 우리나라는 오는 2018년 탐사선을, 2020년에는 착륙선을 보내려고 한다. 이미 일본은 2007년 달 탐사선을 발사했고 인도는 2008년 달에 궤도선을 보냈으며 중국은 2013년 미국·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달 표면에 탐사선 창어-3호를 착륙시켰다. 늦었지만 우리의 분발이 요구된다.

“지구를 떠나보지 않으면 우리가 지구에서 가진 것이 진정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다.” 우주사고로부터 간신히 생환한 아폴로 13호 선장 제임스 라벨의 말이다. 생명유지에 필요한 것들을 가진 것에 감사하며 태양을 보고 좀 더 겸손해질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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