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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의 기도…축구의 神은 끝내 외면했다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섰지만

크로스바 넘기는 뼈아픈 실축

아르헨, 2대4로 칠레에 패해

코파아메리카 2년연속 준우승

"국가대표팀 경기는 이걸로 끝"

좌절한 메시, 눈물의 은퇴선언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27일(한국시간)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우승이 좌절되자 아쉬움에 못 이겨 그라운드에 엎드려 있다. /이스트러더포드=AFP연합뉴스




한 달 가까이 기른 덥수룩한 수염도 소용없었다. 리오넬 메시(29·FC바르셀로나)는 결국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들어보지 못하고 대표팀 유니폼을 벗게 됐다.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남미월드컵’ 코파 아메리카 결승 승부차기. 아르헨티나의 1번 키커로 나선 메시는 자신 있는 왼발로 있는 힘껏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를 속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볼은 크로스바 위를 훌쩍 넘어가고 말았다. 지난해 결승 승부차기에서는 똑같이 첫 번째 주자로 나서 깨끗하게 성공했던 메시다. 실축 뒤 얼굴을 감싼 메시는 잠시 후 승부차기 2대4 패배가 결정되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올해까지 3년 연속 메이저(월드컵·코파) 결승에 올랐지만 매번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선 독일에 연장 끝에 졌고 지난해 코파에서는 개최국 칠레에 승부차기 끝에 1대4로 패했다. 메시의 메이저 국가대항전 첫 우승 꿈도 문턱에서 번번이 가로막혔다. 이번에는 우승 전까지 수염도 깎지 않겠다며 신중을 기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축구의 신은 다시 한 번 메시를 외면했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선 리그 여덟 번, 유럽 챔피언스리그 네 번의 우승을 이끌었던 메시다.

경기 후 메시는 “대표팀 경기는 이걸로 끝”이라는 말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봤지만 슬프게도 우승은 오지 않았다”고 말하는 그는 지독한 대표팀 징크스에 질려버린 듯했다. 2005년 A매치 데뷔전부터 메시는 이날까지 113경기(55골)를 치러 메이저 결승만 네 번(월드컵 1회, 코파 3회) 경험했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올림픽은 23세 이하 선수가 주축이라 메이저대회로 치지 않는다.



메시는 옆구리 부상 회복 중에 이번 대회에 나섰음에도 5골 4도움으로 이름값을 했다. 이날 결승에서도 전반 28분 상대 수비의 퇴장을 이끌어내고 몇 차례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등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전반 43분 마르코스 로호가 백태클로 퇴장당해 수적 우세를 금세 놓쳐버렸고 결국 연장까지 0대0으로 마친 뒤 1년 전처럼 승부차기 끝에 땅을 쳤다. 23년 만의 우승 기회를 날려버린 아르헨티나는 최근 코파 아메리카 5개 대회에서 준우승만 네 번째다.

메시의 참담해하는 표정 사이로 칠레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널)와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FC바르셀로나)의 환호가 겹쳤다. 산체스(3골 4도움)는 대회 최우수선수(골든볼), 브라보는 최우수골키퍼(골든글로브)로 뽑혔다. 산체스는 2013-2014시즌까지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다. 당시는 메시에게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지만 아스널 이적한 후에는 에이스 대접을 받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2년 연속 코파 우승을 이끌었다. 브라보는 메시의 현 동료다. 그는 이날 연장에서 흔히 말하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세르히오 아궤로의 헤딩 슈팅을 걷어내더니 승부차기에서는 2대2 상황에서 네 번째 키커 루카스 빌리아의 슈팅을 막아냈다. 득점왕도 칠레 선수에게 돌아갔다. 에두아르도 바르가스(호펜하임)가 6골로 왕좌에 앉았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위 칠레는 지난해 첫 우승 때만 해도 홈어드밴티지 덕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지만 이번 우승으로 남미 대표 강호 중 하나로 인정받게 됐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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