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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상미술 역사 '한눈에'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서 10월29일까지 전시회

도록·평론·사진·기사 등 아카이브 270점 선보여

이우환·김환기·박서보 등 거장들 초기작품도 공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 전시 전경




지금은 원로거장이 된 추상미술 화가들의 젊은 시절을 만날 수 있는 흑백사진도 함께 전시중이다.


최근 경찰과 국과수가 위작으로 지목한 작품의 진위논란으로 난처한 상황에 몰린 현대미술가 이우환(80)은 예전부터 우환(憂患)이 많았다. 지난 1984과 87년에는 선(禪)의 논리와 회화이론 자체에 대한 공격을 받았고, 1991년에는 “허구적 의식의 제스처”(원동석,1991년 ‘미술세계’2월호)라는 비판과 함께 표절 논쟁에 휩싸이는 등 바람 잘날 없었다. 작가적 명성 위에 거장의 입지를 다지는 과정이라고 보기에는 부침이 많은 편이었다.

푸른색 점을 반복적으로 찍은 추상화가 54억 원에 낙찰되며 지난해 10월 이후 연거푸 3번이나 국내 미술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김환기도 1950~60년대의 일기에는 그림이 팔리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그를 두고 미술평론가 이경성은 “동양의 멋”이 흐르는 새로운 추상화로 국제무대의 인정을 받은 작가라고 치켜 세운 반면 평론가 김윤수는 역사의식이 결여된 현실도피라고 비판했다. 김환기 타계 3년 뒤인 1977년의 논쟁이다.

이처럼 한국 화단에서 추상미술의 성장은 힘겨웠다. 해외 미술계에서 불기 시작한 ‘단색화 열풍’이 국내 미술시장에까지 훈풍을 일으키며 추상화가 유례없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1980~90년대까지도 화단의 주류는 한국화였고, 현대미술의 경우 ‘구상화(具象畵)’가 우세했다.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를 각종 기록과 자료로 깊이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동명의 전시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10월 29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1957년 ‘현대미술가협회’가 드러낸 “집단적인 앵포르멜(비정형미술) 감성”을 한국 추상미술의 시발점으로 보고 관련 도록과 평론·기사·사진·포스터 등 아카이브 270점을 선보인다. 지금은 원로 거장이 된 화가들의 초기와 전성기 작품, 젊은 시절 사진과 각종 뒷얘기를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상미술 중심의 국전(國展)이 주도하는 국내 화단에 설 자리가 없다고 판단한 추상미술 화가들은 해외 전시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그러다보니 1963년에는 상파울루비엔날레와 파리비엔날레의 작가 선정을 두고 “극소수 추상작가에 국한된 편파”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작가 108명의 ‘연판장’ 소동도 있었다.

한편 이번 전시에 맞춰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는 한국추상미술의 대표작가로 김환기,박서보,이우환,유영국,하종현 순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추상미술에 기여한 인물로는 추상미술 이론을 정립한 평론가 이일, 박명자 갤러리현대 대표와 윤진섭 평론가,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등이 뽑혔다.

/글·사진=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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