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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공직자 출장





2002년 독일 정치권은 ‘마일리지 스캔들’로 요동을 쳤다. 유력 정치인들이 공무로 얻은 비행기 마일리지를 사적 용도로 썼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언론에 폭로되면서 관련 정치인들은 줄줄이 옷을 벗어야만 했다. 스캔들이 확산하자 하원의장은 전 의원에게 서한을 보내 “마일리지를 개인 용도로 썼다면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하원 계좌에 입금하라”고 촉구했다.

선진국일수록 공직자의 윤리 의무를 중요시한다. 공무용 마일리지까지 엄격 관리하는 것도 그래서다. 싱가포르도 오래전부터 공직자의 출장으로 발생하는 마일리지를 정부 자산으로 관리한다. 마일리지뿐 아니다. 스웨덴은 국회의원조차 해외 출장시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 국회의원이 가지고 있는 특권은 법을 만드는 것 외에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최근 중국도 공직자 출장에 대한 강한 통제를 시작했다. ‘성부급(省部級·장차관급)’ 이상의 고위 관료만 국내선 1등석을 타고 호텔 스위트룸에 묵을 수 있다. ‘청국급(廳局級·국장급)’ 이상인 공직자는 이코노미석을 타야 하며 1인실 또는 일반실에 묵어야 한다. 하루 식대는 100~120위안(약1만7,000~2만원)선이다.



우리 역시 강화 추세다. 올해부터 공무로 발생하는 마일리지는 전액 공무에 쓸 수 있게 됐다. 2006년 공적 마일리지의 개인 전용을 금지했지만 항공사와의 협상 난항으로 이제야 활용 가능하게 됐다. 지난해까지 적립된 마일리지는 총 6억~7억 마일리지. 여기에 직급별로 세세한 출장 규정이 있지만 해외 출장에서 한 끼 식사비로 100만원이 넘게 사용했다 적발되는 등 일탈 행위가 적지 않다.

일본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최근 이런 문제로 ‘해외 출장 거품 빼기’에 나섰다. 고액의 해외 출장 등으로 낙마한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지사 사태의 영향이다. 1등석을 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가까운 거리는 이코노미석을 타겠다는 지자체장도 있다. 어느 나라나 공직자 윤리 규정을 강화하는 것을 보면 자발적인 청백리(淸白吏)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용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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