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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中 IT굴기] 中 "반도체 석권" 대추격...삼성 독주 3D 낸드도 치킨게임 예고

韓·美에 의존하지 않고 국산화율 높이기 전략
3D 낸드시장 中 업체 가세 땐 파란 불가피
대만과 양안합작도 늘어 국내업체 타격 커질듯

대만의 반도체 업체 SPIL 직원들이 공장에서 시설 점검을 하고 있다. 중국의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 12월 135억위원(약 2조4,500억원)을 들여 SPIL과 칩모스의 지분을 각각 25%씩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블룸버그

중국 정부는 지난해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모바일과 통신장비에 쓰이는 반도체의 40%와 80%를 국산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칭화유니그룹 산하 계열사가 지난 2012년 스마트폰용 중앙처리장치(AP) 사업에 진출했고 SMIC는 파운드리(수탁생산) 시장에서 세계 4위권 업체로 뛰어올랐다. 메모리반도체는 우리의 기술이 압도적이지만 비메모리반도체의 일종인 시스템반도체에서 중국의 기술력은 우리보다 이미 10%가량 앞서 있다는 게 산업연구원의 분석이기도 하다.

중국은 반도체 시장 석권의 열쇠를 메모리반도체에서 찾았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을 통해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강자로 입지를 굳힌 상황에서 여기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를 한국 등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미국 D램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인수하려고 230억달러를 제안했지만 미국 정부의 제동에 가로막혔다. SK하이닉스에도 지분인수 및 합작 반도체 라인 설립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올 초 샌디스크 인수작업도 불발됐다. 최근에는 미국 래티스반도체 지분 6%를 인수하고 마블테크놀로지에 일부 투자하는 데 그쳤다.

이번에 칭화유니가 XMC를 인수한 것은 메모리반도체 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의 하나다. 외부에서 안 되니 안으로 눈을 돌린 셈이다.

업계에서는 칭화유니가 메모리 중에서도 낸드플래시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2017년 337억달러로 D램(332억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인기와 대용량이 필요한 빅데이터와 서버 산업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메모리반도체 관련 투자를 하는 기업은 3D 낸드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삼성도 내년부터 가동할 평택 공장에서는 3D 낸드를 생산할 예정이다. 앞서 XMC도 총 240억달러를 투자해 낸드플래시와 D램 생산시설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칭화유니가 미국과 한국에서 메모리반도체 관련 기술을 받지 못하다 보니 결국 내부적으로 몸집 키우기에 나선 것”이라며 “향후 낸드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칭화유니도 낸드플래시, 그중에서도 3D 제품에 주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칭화유니가 뛰어들게 되면 삼성전자가 독주하던 3D 낸드 시장에도 파란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올해 말 48단 3D 낸드 출시를 예고하고 있고 인텔은 빠르면 올해 말부터 중국에서 3D 낸드를 생산할 예정이다. 도시바도 5조원을 들여 생산시설을 2018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3D 낸드는 현재 사실상 삼성전자만 대규모 양산을 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마저 들어오게 되면 3D 낸드 분야에서도 치킨게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발 치킨게임 우려는 3D 낸드뿐만이 아니다.

D램 분야도 중국이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최근 중국 푸젠진화반도체(JHICC)는 푸젠성에 32나노 D램 반도체 공장을 착공했다. 월 6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삼성전자(IHS 추산 월 40만장)나 SK하이닉스(25만장)와 비교하면 규모나 기술력(국내 업체 20나노)에서 모두 뒤처지지만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중국이 빠른 속도로 쫓아왔듯 D램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많다.

특히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가 계속 진행되면 국내 업체들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올해 반도체 시장도 지난해에 비해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램을 포함한 메모리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시작됐다는 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아직은 기술격차가 크지만 언제 따라잡힐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에 대한 지원은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반도체 리서치업체 넷트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중국에서 발표된 신규 반도체 공장 설립 계획은 7건으로 금액만 659억달러에 달한다.

더욱 무서운 것은 대만과의 반도체 양안 합작이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만에는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 TSMC가 있다. TSMC는 JHICC의 푸젠성 D램 공장에 투자했다. D램 제조기술은 대만 UMC가 댄다. TSMC는 올 하반기에 나올 신형 아이폰의 AP인 ‘A10’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제품을 단독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내년에 나올 ‘A11’에도 단독공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퀄컴의 AP ’스냅드래곤’ 납품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지만 ‘A9’ 때 TSMC와 함께 애플 측에 AP를 공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대만의 반도체 기술력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를 향한 중화권의 반도체 습격은 쉽게 볼 것이 아니며 상당 부분은 이들이 앞서 있다는 얘기다.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국산화를 기치로 내걸고 있어 대만 업체와의 양안 합작은 갈수록 많아질 것”이라며 “국내 업체에는 생각보다 큰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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