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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빛과 그림자] 4년후엔 중산층 4억명...글로벌 소비시장 좌지우지

<2> 중국이 바꾸는 시장 판도

프리미엄제품 수요 급증...짝퉁으로 뜬 샤오미 추락

막강 '소비권력' 앞세워 애플·이케아마저 주저앉혀

소비중심축, 부유층·신세대·여성으로 대변화 예고

베이징 샤오미 본사 정경




베이징 샤오미 직영매장


지난달 31일 찾은 중국 베이징시 북서부 하이뎬구의 마오팡루와 중관춘 등 두 곳의 베이징 샤오미 직영 매장. 지난해만 해도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던 이들 매장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풍경이었다. 짝퉁 이미지 때문에 ‘대륙의 실수’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샤오미는 지난 2014년 3·4분기 삼성과 애플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 자리를 꿰차며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채 2년도 안 돼 샤오미는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는 물론 신예 오포에까지 밀려나며 5위로 추락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샤오미의 입지가 롤러코스터를 탄 것은 안방 탓이다. 성장 기반이었던 내수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 것이다. 선전 화창베이 전자상가 내 스마트폰 매장 직원인 저우리핑씨는 “요즘은 한국의 송중기와 같은 인기 배우들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비보와 같은 신생 기업 제품에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싼 가격만 내세운 샤오미는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따라잡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1억 중국 중산층은 막강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자국 기업은 물론 콧대 높은 전 세계 메이저 기업들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 중국법이 규정한 공산품 보증기간 2년을 무시한 채 보증 기간을 1년으로 설정했던 애플은 중국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보증 정책을 시정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는 최근 북미 지역에서 6명의 어린이가 깔려 숨진 서랍장에 대해 중국에서는 환불만 해주겠다고 밝혔다가 빗발친 비난에 전면 리콜을 해주겠다며 굴복했다.

◇글로벌 기업 전략까지 뒤흔드는 1억 중산층=중국 경제의 성장과 함께 급증하는 중국 중산층은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최대 고객이다. 스위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중산층(자산 5만~50만달러)은 1억900만명으로 미국 중산층 수(9,200만명)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만으로 보면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부상한 셈이다. 신해진 대한상의 베이징소장은 “대부분 성장 국가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이상으로 올라서야 폭발적인 소비 행태를 보이지만 중국은 8,000달러 수준에 불과한데도 실질 구매력을 가진 1억명의 중산층이 소비 흐름을 이끌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세계 소비 시장의 주축으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를 따라잡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중국 중산층 소비 트렌드가 단순 상품 소비가 아닌 품질 소비로 급격히 변화하면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욕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 CEO가 최근 삼성전자를 직접 방문, 부품 지원을 요청하고 나선 것도 더 이상 중국 시장에서 짝퉁 저가폰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중국 소비 시장의 키워드는 부유층·여성·신세대=특히 일반 중산층과 차별화되는 부유층은 글로벌 기업들의 공략 1순위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지난해 총자산 1,000만위안(17억원) 이상인 중국 부유층은 121만명으로 전년보다 11% 늘었다. 1억위안(170억원) 이상인 초고액자산가도 전년 대비 16% 증가한 7만8,000명에 달했다. BCG는 부유층을 포함해 월 가처분소득 1만2,500위안(약 200만원)이 넘는 상위중산층 비중이 2020년에는 전체 가구 수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로 따지면 4억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시장조사업체 알리리서치는 2020년 중국 소비시장이 6조5,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향후 중국 소비 시장을 이끌 주체로 △부유층 △신세대(1980~2000년대생) △여성을 꼽았다. 10% 안팎의 중국경제 고속성장기에는 월 가처분소득 5,200~1만2,500위안 규모의 중산층이 중국 소비 시장을 이끌었지만 7% 이하 중속성장시대에는 중산층보다 부유층의 소비 기여도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신세대가 소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5%에서 2020년의 53%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여성 소비자들도 주목 대상이다. 컨설팅사 맥킨지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여성의 기여도가 41%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성취욕이 높으며 자신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젊은 여성들이 소비 시장의 중요 축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 시장 변화 예고하는 고령화·다자녀정책=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소비 증가 추세도 두드러진다. 알리리서치는 중국의 향후 5년 소비 증가액 가운데 인터넷 소비 비중이 42%를 차지하고 이 중 90%가 모바일인터넷 거래를 통해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소비액이 호주의 2014년 한해 GDP에 맞먹는 1조6,00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자녀 정책 폐지와 급속히 늘어나는 고령화 인구 추세도 중국 소비의 새로운 변화 요인이다. 중국 거시경제 사령탑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국가정보센터는 “중국의 계획 출산 시대에 태어난 세대는 급증하고 있는 중국 고령 인구를 부양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중국 인구의 고령화로 사회건강산업과 홈케어 로봇 등의 비즈니스 기회가 풍부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리강 씨티그룹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중국의 내수소비가 GDP의 성장에 60% 이상 기여했다”며 “향후 5년간 중국의 가계소비액이 최대 13조7,000억달러까지 증가해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베이징·선전=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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