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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편한여행]<6> 아기와 강원도로 떠난 휴가

편의성 높은 고성...설악산 케이블카와 송지호 해수욕장 추천





최근 짧게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으로 연차가 딱 사흘 남은 상황에서 다녀온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와 동시에 3대를 구성하고 있는 가족들이 서로의 일정을 맞추는 ‘기적(!)’을 이뤄내 다녀온 뜻깊은 여행이기도 했다. 하지만 생후 18개월인 아이를 데리고 6시간 넘게 이동해야 하는 수고도 따랐다.

행선지는 우리나라 대표 여름 휴가지인 강원도. 설악산과 동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고 찜통 더위 속에서도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날씨를 자랑하는 바로 그곳이다.

숙소는 강원도 고성에 잡았다. 근처 송지호 해수욕장을 방문하고 싶어하는 가족이 있었기에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여장을 푸는 것이 어린아이가 있는 우리에게는 필수조건이었다. 그리고 여건이 허락하는 한 바다에서 하루, 산에서 반나절, 아이들이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에서 반나절을 보낼 생각이었지만 생각보다 더운 날씨와 휴가철 꽉 막힌 길 때문에 당초 계획이 실행되긴 어려웠다. 다만 허락된 시간 안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놀 수 있도록 효율적인 동선을 짰다.

강원도 고성에서 묵은 숙소에서 바라본 설악산./이수민기자


◇설악산케이블카=생후 18개월과 5살, 8살. 3명의 어린이들을 데리고 떠난 휴가는 제약 조건이 많았다. 되도록 땡볕이 아니면서도 산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우선 순위였다. 등산을 하기에는 두 돌이 채 안 된 아기가 마음에 걸렸다. 그 위의 아이들도 장시간 걷기에는 무리였다. 그래서 선택한 곳은 설악산국립공원에서 해발 700m의 권금성 구간을 왕복 운행하는 케이블카. 서울 촌사람인 내가 타본 케이블카는 남산뿐이어서 처음 봤을 때 높이나 풍광은 확실히 ‘압도적’으로 멋있었다. 속도도 남산 케이블카와는 비교가 안 될 것처럼 보였다. 물론 기다리는 사람도 ‘압도적’으로 많았다.

우리는 여행 둘째 날 오전 10시께 케이블카 탑승권을 판매하는 곳으로 갔는데 이때도 이미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차들이 제법 많았다. 하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 오후 12시께에는 상행선 도로가 2km 가까이 진입하려는 차량으로 덮여있었다. 일정 조정이 가능하다면 되도록 오전 일찍 방문하는 것이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겠다. 아이를 둔 집이라면 주차장은 케이블카 탑승장과 최대한 가까운 곳(사찰 소유 소공원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주차장 이용료 5,0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설악케이블카 홈페이지 캡처


설악산 케이블카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이수민기자


케이블카는 사전 예약이 안 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발권을 해야 한다. 대인은 1만원, 소인은 6,000원이다. 36개월 이하의 영유아는 무료. 매표소 전광판은 현시점에서 가장 빠른 탑승 시간을 고지한다. 휴가철이나 휴일에는 대략 1시간~1시간 30분 이상 기다린다는 생각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우리는 50분 정도 기다려서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는 5분 단위로 출발한다.

케이블카 안은 예상보다 시원했다. 움직이면서 외부에서 바람이 들어오는지 위로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훨씬 쾌적했다. 유모차에 태우기는 내부가 좁고 복잡하니 아기 띠를 미리 준비할 것을 추천한다.

오르내리는 시간은 3분 정도로 짧았다. 하지만 그 짧은 사이에 눈앞에 펼쳐지는 설악산의 자태는 상당히 아름다웠다. 붉은 단풍이 타오르는 가을에는 이보다 더 많은 이들이 몰려서 줄을 설 듯했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상승하기 때문에 귀가 예민한 사람은 살짝 아플 수도 있다.

도착한 곳에는 전망대와 기념품샵 등이 마련돼 있다. 권금성까지는 도보로 15~20분 정도 더 올라가야 한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너무 더워해서 전망대를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내려오는 케이블카는 상행과 달리 시간 지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대기 줄이 더 길다. 대합실 온도가 너무 높고 습해서 아이들이 기다릴 때 많이 힘들어했다. 요즘처럼 날이 더울 때는 시원한 음료나 휴대용 선풍기가 필수다.

설악케이블카 홈페이지 캡처




◇송지호해수욕장=동해는 상대적으로 파도가 거칠고 경사가 급해서 아이들의 해수욕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인기 있는 몇몇 곳은 남해의 인기 해수욕장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모래가 곱고 물이 맑고 수위가 완만하다. 그런 곳 중 하나가 바로 송지호해수욕장이다. 정부에서 선정한 ‘물 맑은 해수욕장’중 하나이며, 강원도에서는 송지호와설악·옥계·망상·삼척해수욕장이 이름을 올렸다.

송지호해수욕장을 진입하는 길은 남쪽과 북쪽 두 갈래다. 만약 속초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송지호 오토캠핑장방면으로 올라가는 길이라면 ‘송지호 해변’이라는 큰 푯말이 보이는 골목으로 우회전해서 진입하면 된다. 굳이 따지면 이쪽이 남측 진입로이며 해수욕장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구역으로 바로 이어지는 길이다. 그러나 실수로 이곳을 지나치면 해수욕장의 북측으로 진입할 수도 있는데, 이 지역은 상대적으로 편의시설도 부족하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해변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 물론 이곳에도 주차장이 있지만, 만약 ‘송지호 해수욕장 내에서는 어디든 주차할 수 있다’는 말만 믿고 차를 세운다면 주차비만 날릴 가능성이 높다. 샤워실이나 식당, 공중화장실 등이 몰려있는 해수욕장과는 어른 걸음으로도 한참 멀기 때문에 매우 불편하고, 주차장별로 관리하는 이가 달라 차를 한번 잘못 세우면 주차비만 두 번 내기 때문이다.

송지호해수욕장 약도/고성군청 홈페이지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 차를 대는 데 성공했다면 물놀이용품을 챙겨 해변으로 가면 된다. 해변에는 두 종류의 그늘막(비치파라솔, 평상포함)이 준비돼있고, 빨강은 4만원 초록은 3만원이다. 그늘막은 정가제로 운영되며 한번 자리를 정하면 바꿀 수 없으니 선택할 때 잘 골라야 한다. 그늘막을 빌린 사람만 주변에 간이텐트를 칠 수 있다. 모래사장 뒤편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과 개수대도 있다. 구명조끼와 튜브 모두 대여 가능하지만, 튜브는 유아용은 따로 없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대부분의 아기들은 집에서 따로 챙겨온 유아용 물놀이 기구를 사용했다. 이곳은 특히 모래가 고운 편이라서 모래 놀이를 하기 좋다. 삽이나 양동이 등 장난감을 챙겨오면 아이와 오랫동안 노는 데 문제 없다.

오후 6시가 되면 안전요원이 철수하고 바다로 들어가는 것도 금지된다. 물론 그 이후에도 놀려는 아이들은 있지만, 수온이 급격하게 차가워지고 안전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안전요원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우리 가족은 폐장 10분 전까지 놀다 나오는 바람에 늦은 오후의 한적함을 즐길 수 있었다. 대개 오후 3~4시가 되면 바다에 몰려있던 인파의 절반은 돌아가는 듯 했다.

송지호 해수욕장 입구 바로 앞에는 하나로마트가 크게 있어서 이곳에서 고기나 야채 등 저녁거리를 구입해서 숙소로 가는 가족들도 많이 보였다.

송지호해수욕장/이수민기자


이렇게 산과 바다, 두 곳의 매력을 짧게나마 즐긴 여름휴가는 짧게 끝이 났다. 원래 계획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해주게 하고 싶어서 평창의 ‘생태학습 체험공원 아기동물목장’을 방문하고 싶었지만, 서울에서 고성까지 올 때 시간이 오래 걸린데다 묵었던 숙소에서 강아지와 개구리, 사슴벌레 등을 만난 덕분(?)에 나머지 일정은 취소하고 사흘째 오전 서울로 바로 돌아왔다.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아기동물목장의 경우, 20개월 이후 아기부터 성인은 7,000원을 내면 어린 동물들에게 주는 먹이를 포함해 입장이 가능하다. 병아리나 오리, 돼지, 다람쥐, 토끼, 양 등 각종 동물을 아이가 직접 만져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해놓았다고 하니 한번 쯤은 아이와 함께 가 볼 만한 것 같다. 동물 관련 체험 외에도 피자 만들기나 천연비누만들기, 젤리양초만들기 등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체험도 신청시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필진> 연유진·이수민기자

각각 딸과 아들을 키우고 있는 초보 엄마. 출산과 육아 휴직 기간, 집에만 갇혀 있는 생활이 답답해 아기와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으며 돌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보 엄마 숨통 터지는 유모차 여행’(다봄)을 공동 집필했다. 회사에 복귀해 워킹맘으로 직장 생활하는 지금도 주말이나 휴가 때면 짬을 내 나들이나 여행을 다니고 있는 이들은 이 땅의 초보 ‘맘(Mom)’들이 조금이라도 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도록 다양한 팁을 담아 여행기를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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