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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한 번으로 세탁업계 패러다임을 바꾼다"

벤처임 Talk! Talk! | 구성우 워시온 대표

일상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는 많은 것이 바뀌어왔다. 하지만 세탁소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자영업자들의 개인 점포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눈여겨본 구성우 워시온 대표는 “세탁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목표로 창업을 결심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족같이 지내온 30년 지기 절친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기반 세탁 O2O서비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세탁으로부터의 자유(Free from laundry)’를 기치로 세탁서비스 스타트업 ‘워시온(Wash on)’을 창업한 이들은 종합 홈케어 서비스 업체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워시온의 구성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땀 좀 식히실 겸 옛날 얘기나 좀 나눠볼까요?”

폭염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7월 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워시온 사무실을 찾았다. 비 오듯 땀을 흘리며 사무실에 들어선 기자에게 구성우(40) 대표는 뜬금없이 ‘과거 회상’을 언급하며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회의실로 안내했다.

“제가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요(웃음). 사실 옛날 얘기를 하자는 건 저희 회사의 존재 이유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거든요.”

그가 떠올린 옛날이야기의 주제는 아주 평범했다. 어린 시절 살던 집 주변 풍경을 생각 보자는 것이었다. 구 대표는 말한다. “옛날 저희 집이 있는 동네의 골목 어귀에는 조그만 슈퍼마켓과 문방구, 미용실이 있었어요. 요즘 같은 더운 여름에는 가끔 그때 동네 슈퍼마켓 아저씨가 생각나곤 합니다. 무더운 날이면 러닝셔츠 차림으로 가게 앞 평상에 앉아, 들고 있던 부채로 연신 파리를 잡으며 장사를 하시고 계셨죠. ‘뽀글 파마’를 전문으로 하는 동네 미용실은 아주머니들의 수다방이었고, 문방구 앞에 설치된 조그만 게임기 위에는 게임을 하기 위해 기다리던 친구들의 100원짜리 동전이 탑을 쌓여 있었죠. 중요한 건 더 이상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 아닐까 싶어요.”

기자는 구 대표의 말에 100% 공감이 갔다. 공감의 미소를 띄고 있던 기자에게 구 대표가 갑자기 자세를 고쳐 잡으며 말했다. “불과 10~20년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동네에는 슈퍼마켓 대신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들어섰죠. 동네 미용실에 가기보단 유명 헤어 디자이너 이름을 내건 프랜차이즈 헤어샵을 이용해 머리 손질을 하고 있고요. 이처럼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는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어요. 바로 세탁소죠.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탁소, 세탁 장인의 이름을 딴 프랜차이즈 세탁소는 없습니다. 세탁소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자영업자들의 개인 점포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세탁소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업을 하자고 결심을 했어요.”






워시온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세탁물을 방문 수거해 세탁 후 다시 배달해주는 모바일 기반 세탁서비스다. 사용자는 앱 하나를 통해 세탁 요청부터 세탁 진행 현황, 수거 및 배달의 모든 과정을 요청·확인할 수 있다.

워시온의 세탁서비스 과정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구 대표는 말한다. “우선 워시온 소속 ‘서비스 매니저’가 각 사용자의 집을 방문해 세탁물을 수거합니다. 이때 서비스 매니저는 고객의 특별 요청, 예컨대 특정 부분의 찌든 때 제거나 특별한 기능을 갖춘 세제 사용 등 요청을 접수하죠. 그렇게 수거된 세탁물은 우선 각 지역에 위치한 품질센터로 옮겨져 분류 작업을 거치게 됩니다. 옷감, 종류, 색상에 따라 분류를 하고 각 세탁물에 고유 번호를 부여하죠. 그 후 저희와 제휴를 맺은 세탁공장으로 넘겨져 본격적인 세탁을 합니다. 서비스 매니저가 고객이 요청한 날짜와 시간에 맞춰 다시 세탁물을 사용자에게 배달하는 것으로 모든 과정이 종료됩니다.”

워시온과 고객의 접점에는 서비스 매니저가 있다. 하지만 서비스 매니저는 단순한 ‘배달 사원’이 아니다. 해박한 세탁 관련 지식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다양한 세탁 정보를 제공하고 궁금증을 풀어주는 역할도 한다. 이를 위해 워시온은 세탁과 고객서비스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를 고용해 서비스 매니저 대상 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구 대표는 말한다. “서비스 매니저는 단순한 배달원이 아닙니다. 세탁과 관련된 고객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할 뿐만 아니라 친절한 고객 서비스 마인드도 갖추고 있어야 하죠. 이 같은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에서 의류 관리를 맡았던 현지 직원을 스카우트해와 품질관리와 관련된 교육을 맡겼습니다. 대기업과 글로벌 아이스크림 브랜드에서 고객관리(CS) 지침을 만든 경험이 있는 분도 모셔와 관련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성우 대표와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기자의 머릿속에 항상 맴도는 궁금증이 하나 있었다. 워시온 서비스가 편리하다는 점에는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편리함이 세탁의 품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워시온을 통해 접수된 세탁물은 대규모 세탁 공장에서 한꺼번에 세탁된다. 당연히 세탁 품질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구성우 대표도 이 같은 의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서비스 품질만큼은 훌륭하다는 강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구 대표는 말한다. “고객분들이 한 가지 아셨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동네 세탁소에 갖다 주는 세탁물도 일부 품목을 제외하곤 전부 대규모 세탁공장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이죠. 주요 대형마트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셔츠 990원 세탁’ 매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장 세탁은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요즘은 시설도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품질 역시 많이 좋아졌죠. 저희가 품질에 자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기본적인 세탁물 관리법을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모피나 가죽제품의 경우 건조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일반 기계식 건조기를 이용하기보단 자연광을 이용해 건조해야 재질이 살고 관리가 쉬워지죠. 그런데 많은 공장들은 이를 알면서도 건조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워시온은 배달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고객에게 양해를 구한 뒤, 자연광 건조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세한 이유 설명은 필수겠죠.”

이날 인터뷰에는 아쉽게도 또 한 명의 창업자가 자리하지 못했다. 바로 채주병 공동 창업자다. 그는 이날도 중요한 품질검수를 하기 위해 제휴 세탁 공장을 방문하고 있었다. 사진으로 접한 공동 창업자 두 명의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보였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동네친구다. 서로의 집에 놀러 가 며칠씩 자는 것쯤은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전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공학도의 길을 선택한 구 대표는 졸업 후 보드복 쇼핑몰, 영어교육 기업을 거쳐 네이버에 입사해 기업 제휴 업무를 담당했다. 반면 채주병 공동 창업자는 대학교 중퇴 후 일찌감치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사진관, 벨트공장, 무인경비업체 등을 거쳐 지난 2010년부터는 지인과 함께 방송 및 뮤지컬 의상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세탁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구 대표는 워시온을 종합 ‘홈케어 브랜드’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워시온 창업을 먼저 제안한 사람은 구 대표였다. 네이버 제휴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국내 세탁서비스 시장의 현실을 목도한 구 대표는 이 분야에도 뭔가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구 대표는 말한다. “현재 국내에는 약 3만 5,000개의 세탁소가 있습니다. 이중 무려 90% 이상이 영세업체죠. 그런 까닭에 합리적인 가격 제도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체계화된 시장 구조가 없었습니다. 한 단계 진화된 세탁서비스의 필요성을 느낀 계기였죠.”

채 창업자도 비슷한 시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기존 세탁소에선 무대 의상처럼 관리가 까다로운 옷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그는 누구나 종류에 상관없이 의류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세탁서비스의 필요성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의기투합을 할 수 있었다. 그들은 우선 지난해 1월 ‘플라이워시’라는 시범서비스를 오픈해 세탁서비스 시장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그 과정에서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피부로 느끼고 지난해 7월 ‘워시온’ 을 창업했다. 6개월간의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거쳐 지난 1월부터는 본격적인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워시온은 불과 6개월 만에 실제 사용자 4,000명을 보유한 대표 세탁서비스로 연착륙 할 수 있었다. 단순히 수치만으로 봤을 때 사용자 4,000명은 그리 큰 숫자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사업을 진행한 지역이 경기도 성남시와 서울시 송파구에 한정된 점, 그리고 별다른 온·오프라인 홍보활동을 펼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수준에 올랐다고도 할 수 있다. 구 대표는 “서비스를 접해본 고객 중 무려 70%가 워시온 서비스를 재이용하고 있다”며 “실사용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꾸준히 서비스 이용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현재 워시온의 서비스 매니저는 20명 가량이다. 올 하반기에는 서비스 매니저 확충과 더불어 제휴 공장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상황에 따라 워시온 전용 공장 설립 및 수도권 외 지역의 공장 인수도 검토할 생각이다.

구성우 대표는 워시온을 단순 세탁서비스 기업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종합 ‘홈케어 브랜드’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앞으로 2~3년 내에 정기세탁서비스, 단독세탁, 무세제 프리미엄 상품을 새롭게 선보이고 의류 보관 및 렌털 사업도 시작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워시온이 세탁서비스의 변화를 이끄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인공이 됐으면 한다”며 “생활 밀착형 고급 라이프스타일 서비스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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