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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무더위 건강지키기] 더위에 지친 몸, 갑자기 일어설때 '핑~'…기립 저혈압 의심해야

잠자리서 일어날때 메스껍거나

용변 보다 온몸에 힘 빠지기도

겨울보다 여름철 환자 2배 많아

가족력 있는 경우 빈발 주의해야

적당량 염분섭취 등으로 예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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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한수아(29·가명)씨는 매일 왕복 1시간 30분가량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한다. 한씨는 평소처럼 이른 아침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8월 하순에 접어들었지만 꺾일 줄 모르는 무더위에 출근길은 시작부터 고역이었다. 마침 빈 좌석이 있어 더위에 지친 몸을 잠시 쉬었다. 그렇게 30여분을 달렸고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 순간 한씨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지러움을 느낀 찰나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탑승객이 많은 지하철이라 다행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큰 화는 면했지만 스스로 주체할 수 없는 어지러움을 경험한 한씨는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 그가 진단받은 병명은 ‘기립저혈압(起立低血壓)’이다.

한씨처럼 갑자기 일어설 때 머리가 ‘핑’ 하고 돌거나 메스꺼움을 느꼈다면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해봐야 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을 때, 장시간 서 있을 때,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다가 갑자기 어지럽고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앞이 캄캄해져 쓰러지게 되는 경우가 기립저혈압의 대표적 예다.

기립저혈압은 말 그대로 눕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난 직후 3분 이내 측정한 혈압이 수축기 혈압 20㎜Hg, 확장기 혈압 10㎜Hg 이상 떨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낮은 자세를 하고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순간적으로 혈액이 머리 부분까지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혈액이 시신경과 관련된 후두부(머리 뒤 꼭대기 부분)에 덜 전달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눈앞이 보이지 않게 되고 심하면 실신하기도 한다.

기립저혈압은 여름철 더욱 위험하다. 흔히 기온이 올라가면 인체는 열기를 방출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와 함께 땀을 배출하고 혈액의 흐름은 약해져 혈압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립저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253명으로 같은 해 2월 1,214명의 2배에 육박할 정도로 많았다.

기립저혈압은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이뇨제 혹은 혈관확장제 등을 장기 복용하는 이들에게 빈번히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뇌경색 등에 따른 뇌손상, 파킨슨병, 당뇨병, 말초신경병증 등이 혈압을 조절하는 신경에 이상을 가져와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할 수도 있다.



급성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 발톱을 드러내지 않았던 심혈관질환이 어지럼증·실신과 같은 증세를 동반하며 기립저혈압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5~10% 정도가 별다른 흉통 없이 실신증상을 겪기도 한다.

주형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평소 이뇨제나 혈관확장제, 안정제 등을 오랫동안 복용하거나 파킨슨병 등과 같은 신경병증이 있으면 기립저혈압이 더 쉽게 발생한다”며 “여러 번 의식을 잃거나 증상이 자주 일어나면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혈관질환처럼 분명한 원인이 있는 게 아니라면 기립저혈압은 생활 속 몇 가지 수칙을 정해 실천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먼저 앉았다 일어나기, 누웠다 일어나기 등 몸 상태를 바꿀 때에는 급격하게 바꾸기보다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움직이는 것이 좋다. 하루 2~2.5ℓ의 물을 충분히 마시고 적당량의 염분을 섭취하는 것도 기립성 저혈압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른 아침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면 베개로 조절해 머리를 15~20도 이상 높게 하고 자는 것이 좋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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