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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삼성전자를 쫓지 마라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투자의 정석은 쌀 때 사서 비싸지면 파는 것이다. 쫓아다니는 것보다는 기다리는 투자를 해야 한다. 과도하게 상승하거나 하락한 가격은 제자리를 찾기 마련이다. 물론 격언대로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반드시 들어맞는다는 보장도 없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웃돌면서 투자자의 기대감을 조금씩 높이고 있는 요즘, 상승세를 이끄는 ‘1등 공신’은 단연 삼성전자(005930)다. 한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이르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170만원 근처까지 급등하자 코스피도 따라 오른 셈이다. 시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시황과 차별화된 움직임을 모색한 액티브펀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식을 얼마나 담아뒀는지에 따라 각각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금이라도 삼성전자 주식이나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를 추격 매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확한 예측으로 사전에 많이 사뒀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급등한 상태에서 매수를 결정하기는 부담스럽다.



지난해 원유 투자자는 참담한 심정이었다. 2014년 상반기만 해도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후부터는 끝없이 곤두박질쳤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에 진입해야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급기야 올해 초 국제 유가는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졌고 10달러대까지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무성했다. 이때 용기 있게 원유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매수 결정만큼이나 어려웠을 것이다. 되짚어보면 비슷한 상황은 기시감(데자뷰)처럼 반복해서 펼쳐진다. 브라질 정세의 불안과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브라질 국채 투자자는 지난해 큰 고민에 빠졌다. 당시 많은 기관과 매체에서 당장 매도하는 것이 좋다는 주장을 폈다. 이후 헤알화 가치는 급등했고 투자자는 큰 이익을 얻게 됐다. 이제는 브라질 국채를 분할 매수하라는 조언까지 나오고 있다. 예측은 틀리기 마련이고 투자자는 실수를 반복한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역사적 고점을 훌쩍 넘어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투자자는 어떤 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한지 해답을 찾기 마련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110만원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용기 있게 매수했다면 재미를 보았을 것이지만 결과론에 불과하다. 투자의 교과서는 가격이 많이 오른 인덱스펀드의 일부를 팔아서 아직 덜 오른 액티브펀드로 자산을 배분하라고 말하고 있다. 원칙에 충실하게 대응하고 있다면 주가의 향방에 신경 쓸 이유가 없다. 예측은 부정확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예측이라면 높은 이익을 얻을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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