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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닫았던 연기금 실탄 풀기 나설까

올들어 7,755억 순매수...작년 10분의1 수준 그쳤지만

美금리 등 대외변수 변동성 커지면서 투자 확대 가능성





올 들어 국내 증시의 큰손인 연기금들의 순매수 금액이 전년 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주도로 지수가 오른 결과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이 높아진 주요 연기금들이 주식 매수에 소극적으로 나섰던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증시가 미국 금리 인상 등 여러 대외 변수에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연기금이 그동안 미뤄왔던 주식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은 6,543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5조549억원)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2010년 이후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8월25일 누적기준)이 1조원을 밑돈 것은 2012년(586억원) 이후 두 번째다.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이 줄어든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을 외국인이 이끌어오면서 주식 투자비중이 정해져 있는 연기금들이 공격적으로 신규 투자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들어 매수세가 주춤했지만 외국인은 올 들어 2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474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어왔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면서 지수는 물론 연기금들의 주식 보유 비중도 함께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각 연기금들의 주식투자 목표치가 집행 금액이 아닌 금융자산 대비 비중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순매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이 10조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한 가운데 연기금까지 매수세에 가담할 경우 증시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기금운용전략 변화도 순매수 금액을 줄게 하는 요인이라는 평가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기금들이 우물 안 고래라는 비판 여론을 감안해 해외투자·대체투자·부동산투자 등으로 비중을 늘려가며 기금운용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며 “과거처럼 국내 주식투자를 늘려달라고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로 갈수록 연기금들이 꽉 닫았던 지갑을 열 가능성은 높다는 전망이다. 당장 26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연례포럼에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그동안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외국인의 수급 공백으로 이어져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중국 경제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처럼 경착륙할 경우 지수 하락 폭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올 상반기 투자를 미룬 탓에 실탄이 두둑한 연기금 입장에서는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변화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연기금은 올 초부터 6월까지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식을 9,300억원가량 순매도했지만 6월 중순 이후부터 3,000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시장 전체로도 연기금은 18일부터 순매수로 돌아선 뒤 7거래일 연속 매수우위를 기록하며 외국인의 수급을 대체하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들어 기업 실적 개선세가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외국인의 스탠스 변화로 연기금의 매수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상반기 집행을 미룬 자금이 하반기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현상·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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