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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업계가 두려움과 혐오에 빠지다





미국 대형 케이블TV 회사들이 허둥지둥 디지털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1년 전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TV업계의 연례 행사 자리. 광고주들을 초대해 ‘솔직한’ 발표를 하는 이 행사에서 터너 브로드캐스팅 Turner Broadcasting의 사장 도나 스페시알레 Donna Speciale는 무대에 올라 회사의 새 방송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점점 거세지는 디지털 신생기업들의 위협을 의식한 듯, 그녀는 디지털 스트리밍 업계의 ‘봇 트래픽, 가시성 문제, 와일드 웨스트 메트릭스 Wild West Metrics’에 관해 비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기존 케이블 TV 업체들의 중역들은 요즘 이런 식의 불평을 자주 늘어놓곤 한다. NBC유니버설 NBCUniversal의 사내 간담회에서 광고 매출 책임자 린다 야카리노 Linda Yaccarino는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제공하는 영상 화질을 비판한 바 있다. 심지어 영화배우 롭 로 Rob Lowe도 폭스가 주최한 파티에서 저예산 온라인 광고 동영상을 본 후 “내가 방금 뭘 봤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TV회사 중역들이 이렇게 방어적인 데에는 몇 가지 타당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8월 1주일간 6개 주요 미디어사-21세기 폭스, 바이어컴, CBS, 타임 워너, 디스커버리, 월트 디즈니-는 시장 가치로 45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케이블 TV에 가입하는 대신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걱정이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었다(시장 조사 업체 이마케터 eMarketer는 2018년까지 미국 가정의 5분의 1이상이 기존의 케이블 TV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년 동안 디지털 동영상 업체들의 성장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던 TV회사 중역들도 이젠 새로운 인터넷 전략을 세우고 있다. 두려움이 만들어낸 깨달음의 결과였다.



이제 거대 TV회사들도 디지털 사업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NBC유니버설은 작년 버즈피드 BuzzFeed와 복스 미디어 Vox Media에 투자했다. 최근 바이스 미디어 Vice Media와 파트너십을 맺은 ESPN처럼 사업제휴를 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심지어 프로듀서들에게 ‘스냅챗 Snapchat처럼 보이는’ 프로그램 제작을 주문하는 회사들도 있다. 변화의 물결은 비단 영상 콘텐츠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업 모델 전체에 일고 있다. 광고 차단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Netflix와 HBO 나우 HBO Now,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Amazon Prime Video에서 경험을 얻은 케이블 TV 해지자들이 광고 없는 방송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660억 달러 규모의 미국 TV 광고 시장에겐 나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디지털 광고 차단기능이 늘고 있는 건 더 큰 악재가 될 것이다(업계 분석에 따르면, 광고 차단에 따른 올해 예상 매출 손실은 41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광고 업계에 점점 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올해 열린 연례 디지털 행사 ‘뉴 프론츠 New Fronts’에서 버즈피드 같은 인기 디지털 콘텐츠 업체들은 광고주들에게 영향력 있는 젊은 청중과 자사가 배출한 스타, 최첨단 분석기술들을 열심히 홍보했다. 그러나 무대 뒤켠에선 광고 담당 중역들이 “쓸모 있는 건 하나도 없다”고 투덜대고 있었다(결국 그들의 자금 대부분은 구글과 페이스북으로 들아갈 것이다. 그러나 두 회사는 디지털 미디어 사업의 주요 분야인 큐레이션, 배급, 호스팅, 수익화 모델을 갈수록 더 많이 통제하고 있다). 바로 여기에 가장 두려운 사실이 도사리고 있다: TV 회사들이 미래 추세를 간신히 따라 잡았을 땐, 이미 오래 전에 그들의 사업이 없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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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Erin Griff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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