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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하늘 팔방미인 '태양광 드론']다리미도 켜지 못할 전기로 구름 위 성층권 높이 날다

지구관측·정찰 등 다목적 사용...개발비는 인공위성 수백분의1

항우연서 만든 무인기 'EAV-3 ' 세계 세번째 성층권 비행 성공

저전력·경량화 기술 선진국 수준...고성능 리튬황 전지 개발은 과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전 세계 기업 및 기관 중 세 번째로 성층권 비행을 성공시킨 태양광 드론 ‘EAV-3’의 체공 모습. /사진제공=항우연




천연의 핵융합발전소나 다름없는 태양이 1초간 방출하는 에너지의 양은 약 38경4,600조GW에 달한다. 인류가 태동 후 생산한 모든 종류의 에너지양을 합쳐도 이에 한참 못 미친다. 이 에너지를 이용해 별도의 연료 주입 없이도 수개월~수년씩 날아다니는 비행체가 이르면 오는 2020년 전후로 본격 상용화 시대를 맞게 된다. 저궤도 인공위성을 뺨칠 미래 하늘의 팔방미인 ‘태양광발전 무인기(드론)’다.

드론이 저궤도 인공위성의 대안으로 주목받은 것은 지난 1950년대부터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지구관측, 통신중계, 군용정찰, 건설·농업 관리 등 다목적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2013년에 쏘아 올린 지구관측용 저궤도 위성 ‘아리랑5호’의 경우 개발 및 제작에만 2,300억원 이상이 소요됐고 300억원대의 발사비용이 들어갔다. 반면 항공우주연구원이 지난해 8월과 올해 8월25일 전 세계 세 번째로 성층권 비행을 성공시킨 태양광 드론 ‘EAV-3’는 개발에 불과 수십억원, 제작에 수억원이 소요됐을 뿐이다. 글라이더처럼 날리면 되므로 이륙비용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인공위성의 수십~수백분의1 이하 가격이면 태양광 드론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영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태양광 드론 ‘제퍼T’의 해안감시작전 운용개념도. (1)빨간색으로 표시된 해상의 의심선박을 레이더로 포착한 뒤 (2)해양감시본부로 해당 정보를 전송하면 (3~4)전자광학자료 분석을 통해 위험한 선박이라고 판단되면 (5)나포한다는 개념이다. /자료=에어버스


◇‘전자레인지 드론’에 선수 빼앗길 뻔=사실 태양 빛보다 먼저 드론의 동력으로 주목받은 에너지가 있었다. 전자레인지 등에서 쓰이는 주파수대역의 전자파인 ‘마이크로파’다. 지상 안테나가 마이크로파를 전자파 빔 형태로 쏘면 이를 드론이 수신해 전기로 변환시켜 동력으로 쓰는 방식이다. 미국 기업 레이시온이 1959년 이 같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5년 뒤 실증시연까지 했지만 비용 대비 사업성이 낮아 실용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반면 태양광 드론은 1970년대 미국에서 개발되기 시작한다. 1979년 현지 항공기술 업체 에어로바이런먼트가 ‘고사머 펭귄’이라는 실험적 드론을 내놓은 게 시발점이 됐다. 다만 기술여건이 미성숙해 실용화에 이르지 못하다가 2000년대 중후반부터 선진국에서 사업화 경쟁이 재점화됐다. 영국 방산업체 키네틱이 ‘제퍼’라는 제품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미국 보잉·록히드마틴 등이 바짝 추격 중이다. 구글·페이스북도 관련 기업을 인수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이지만 선진국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





◇저전력·고효율·경량화가 3박자=태양광 드론이 장기간 체공비행을 하려면 저전력 소모, 고효율 에너지 발전, 기체 및 탑재물 경량화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중 저전력·경량화 기술은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선진국이 상당 수준 확보했다. 특히 EAV-3의 소모전력은 불과 300W를 밑돈다. 다리미나 헤어드라이어 하나 틀지 못할 전기로 구름 위 성층권인 18.5㎞까지 올라가 장시간 최대 시속 약 100㎞를 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카메라·기상감지장치 등 각종 전자·기계장치를 탑재하면 어지간한 중소형 관측위성 못지않은 기능을 한다.

반면 에너지 고효율화 기술 개발은 아직 미진하다. 특히 태양전지판으로부터 발전된 전력을 저장할 2차전지의 성능(에너지 밀도)이 아직 떨어진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리튬이온 전지(2차전지의 일종) 생산 강국이지만 드론용 장기체공에 적합한 성능의 제품이 없다. 이로 인해 EAV는 항공역학 기술이 모두 국산임에도 2차전지를 일제 파나소닉 제품으로 쓰고 있는데 이 역시 에너지 밀도가 전지 무게 1㎏당 220㎾에 불과해 아직 수주일에서 수개월 이상의 장기체공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만이 유일하게 리튬이온보다 훨씬 고성능인 리튬황 배터리를 2차전지로 사용 중이다. 김철완 항우연 항공기술연구단장은 “영국의 제퍼가 바로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했는데 그 에너지밀도는 350㎾/㎏에 달해 수주간 성층권 체공이 가능했다”며 “우리나라도 리튬황 전지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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