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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컬처] 밀려오는 '할리우드 자본' 한국영화에 축복인가 재앙인가

이십세기폭스·워너브러더스

'곡성''밀정' 흥행몰이 힘입어

대립군·싱글 라이더 등도 참여

자본·기술 갖춘 메이저와 작업

감독들엔 새 창작의 기회 불구

투자 넘어 제작·배급 지속 땐

국내 영화산업 큰 위기 올수도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도 해외 메이저 자본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태양의 후예’ 등 드라마에는 중국 자본이, ‘곡성’ ‘밀정’ 등 영화에는 할리우드 자본이 결합하는 양상이다.

27일 영화계에 따르면 ‘곡성’의 흥행에 힘입은 이십세기폭스는 이 여세를 몰아 ‘대립군(가제)’를 준비 중이다. ‘대립군’은 광해군이 임진왜란 당시 도망 간 선조를 대신해 세자로 책봉된 뒤 분조를 이끌고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정윤철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이정재, 여진구 등이 출연한다. 워너브러더스는 ‘싱글 라이더’와 ‘악질경찰’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반기 개봉 예정인 ‘싱글라이더’에는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 등이 출연하며 이주영 감독은 이 작품이 데뷔작이다. ‘악질경찰’은 하반기 크랭크인에 들어가 내년 개봉을 계획 중이다.

이에 앞서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제작 및 배급을 맡은 첫 작품 ‘밀정’은 개봉 12일 만에 600만 명을 동원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화제작이자 687만 명을 동원한 ‘곡성’은 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이 제작하고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가 배급을 맡아 흥행몰이를 주도했다.

‘곡성’과 ‘밀정’의 이 같은 성공으로 고무된 할리우드 자본이 앞으로 한국 영화 제작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긍정론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막강한 자본력과 글로벌 배급망 등을 갖춘 할리우드 자본과의 작업은 감독 등 창작자 입장에서는 기회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체계적인 할리우드 시스템 제작은 한국 영화 제작의 ‘관례’ 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감독들은 국내 자본의 한계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하는데 이러한 지원이 가능한 해외 메이저와 작업은 감독들에게 기회”라며 “해외 직배사의 경우 글로벌 배급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해외 직배사 제작 자체가 한국 감독에게는 굳이 글로벌 진출이라는 타이틀을 붙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세계에 작품을 선보이는 계기가 된다”고 전했다.

할리우드 자본 측도 이미 연출력을 인정받은 한국 감독과의 작업으로 얻을 수 있는 득은 있다.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시리즈물이 소재 고갈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시리즈물과 더불어 아시아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 감독과의 작업으로 해당 판권을 보유하면서 할리우드식으로 리메이크도 가능하므로 다수의 레퍼토리 소스를 확보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감독과 작품이 장르, 콘셉트 등 할리우드가 생각하는 기준 이상이라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에 이 같은 작업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해외 직배사와도 국내 작품으로 경쟁해야 하는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점이 가장 큰 우려다. 특히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 시장에서 국내 배급사들의 성적이 다소 부진했기 때문에 할리우드 직배사 등의 공습이 더욱 위협적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간한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국내 영화 배급사의 시장 점유율 1·2위는 각각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18.6%)와 이십세기폭스(18.2%)였으며, CJ E&M(16.4%), 쇼박스(13.6%), 워너브러더스(5.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전년 같은 기간 CJ E&M이 시장 점유율 20.4%로 1위, 월트디즈니가 15.1%로 2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상반기에 국내 배급사들이 다소 부진한 가운데 할리우드 직배사가 제작한 ‘밀정’ 등이 성공을 거두고 있고, ‘밀정’과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강우석 감독의 ‘고산자, 대동여지도’마저 흥행이 저조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반전의 여지는 있다. 올해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NEW), 터널(쇼박스) 등이 선전했고, 오는 28일 개봉을 하는 하반기 기대작인 김성수 감독의 ‘아수라(황정민, 정우성,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출연)’ 등이 관객들을 매료시킨다면 판세를 뒤집을 수도 있다.

그래도 영화계에서는 한국 제작사에 외국 자본이 투자를 하는 개념이 아닌 직접 제작 및 배급까지 맡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한국 영화 산업에도 큰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경계론이 여전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영화는 무조건 한국 자본이 만들어야 한다는 국수적인 생각에는 반대하지만 새로운 시나리오를 발굴하고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영화들이 커다란 성공을 거둔다면 국내 영화 산업도 긴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밀정




밀정


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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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곡성


곡성


곡성


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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