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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休-충남 보령여행] 노을 내려앉은 서해...삶이 꿈틀대는 어항(漁港)

전국 각지 한옥들 골라 복원해 놓은

'섬전체가 정원' 상화원 새 볼거리로

대천항 어물전 이른 아침부터 북적

제철 맞은 꽃게·전어에 군침이 절로

상화원으로 들어가 오른쪽 회랑길을 10분 정도 걸으면 서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낙조를 감상하기에 좋은 포인트다.




[관광1면] ‘바다가 만든 풍요’ 충남 보령

푹푹 찌던 여름철에 훌러덩 벗어던지고 머드팩을 해던 바닷가가 적막하다. 더위가 물러간 빈자리에 아직 가을은 오지 않았다. 빛의 향연이 산보다 덜한 바다를 찾기에는 차라리 가을보다 지금이 좋다. 바글거리는 인파가 빠져나갔고 그 자리를 시원한 바람이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주는 더 이상 끈적거리지 않는 해풍이 객을 반기는 충남 보령으로의 여행이다.

◇새로 문을 연 정원=상화원(尙和園)은 섬이었던 죽도를 정원으로 꾸며놓은 보령의 새로운 볼거리다. 2만평 섬에 전국 각지의 아름다운 한옥을 골라 복원해놓은 이곳은 소설가 홍상화(77)가 꾸민 정원이다. 홍씨는 지난 1973년부터 외할아버지가 소유했던 섬을 가꾸고 다듬어 4월2일 보령을 대표할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그는 ‘한옥의 섬’이라는 상화원 소개책자에서 “죽도는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를 따라 자주 찾던 섬”이라며 “많은 사람에게 한옥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상화원 초입부터 객을 맞는 것은 의곡당이라는 한옥이다. 의곡당은 경기도 화성 관아에서 연회장소로 사용하던 정자였다. 조선시대의 한옥양식과는 사뭇 달라 이전 건물로 추정되는 이 건물을 지나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회랑이 나온다. 회랑을 따라 죽도를 반 바퀴 돌면 한옥마을이 나타난다.

이 마을은 전북 고창군의 홍씨가옥 안채, 충남 홍성의 오홍천씨 가옥, 충남 보령의 상씨가옥 행랑채 등으로 이뤄져 있다. 한옥 외에 해송숲속에 20동의 현대식 빌라가 자리 잡고 있는데 이곳은 상화원을 찾은 이들이 묵어 갈 수 있는 주거공간으로 활용된다.

지금은 한옥 정원으로 변모한 죽도는 방조제를 막기 전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이었다. 대나무가 많아 죽도로 불린 이 섬은 간척 후 뭍과 이어져 오늘의 자태를 갖추게 됐다. 이재영 상화원 운영팀장은 “한때 죽도는 간척사업으로 섬의 형체를 훼손할 뻔했다”며 “하지만 다행히 육지로 이어지는 길만 연결되도록 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화원의 서쪽 언덕에 서면 정면에는 바다가, 남쪽으로는 무창포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근에는 충남요트경기장이 있어 바람을 한껏 안은 채 바다를 가로지르는 돛단배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 좋은 활어의 향연=이튿날 새벽 다섯 시. 대천항은 바다로 나가는 배들로 부산했다. 선원들이 저마다 노동으로 어항의 새벽을 여는 동안 부두로 들어온 크레인은 어구를 갑판으로 올리느라 숨 가쁜 엔진 소리를 토해냈다. 준비가 끝난 어선들은 백색등·적색등을 켜고 검은 바다를 가로질러 항구 밖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 문을 연 어물전들은 생선을 어종별로 수족관에 채워놓고 손님 맞을 채비에 분주하다. 대천수산물시장에서 영업을 하는 허남주 정남수산 사장은 “자연의 복원력으로 활기를 되찾은 대천항과 남당항에는 꽃게와 전어가 제철”이라며 “양식대하는 8월부터 나와 11월 중순까지 맛있고 횟감으로는 자연산 광어와 우럭·아나고(붕장어)·도미가 좋다”고 말했다.

미식가들의 군침을 돌게 하는 활어의 시세도 안정적이다. 대하 30마리에 2만5,000원, 꽃게는 크기에 따라 소·중·대로 나뉘어 1만5000~2만5,000원을 호가한다. 대천수산시장은 운영구조가 서울 노량진과 비슷하다. 1층 어물전에서 횟감을 가지고 2층 식당으로 올라가 양념값 8,000원을 내면 활어를 손질해 회를 뜨거나 찜·구이로 만들어준다. 추석이 지나고 행락철이 시작되기 전인 간절기라 횟감의 값은 안정적인 편이다. /글·사진(보령)=우현석객원기자

상화원은 전국 각지에 산재한 여러 형태의 한옥을 모아놓은 해변정원으로 지난봄 개장했다.


대천항의 새벽은 어로 채비로 부산하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오전5시 출어 준비를 한 어선들이 시동을 걸고 바다로 나가고 있다.


대천항 수산물시장에는 꽃게와 주꾸미·대하가 제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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