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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도의 톡톡 생활과학]사라지는 빙하, 우리의 미래는 안전한가?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해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요즘이다.

오곡이 영그는 가을철, 들녘에서는 벼농사가 대풍(大豊)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대풍의 원인은 기후 온난화로 한국이 벼가 자라기 적합한 기후로 변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유례가 없는 폭염은 벼 생육에 최적의 조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대풍으로 인해 쌀값이 폭락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시골에서 벼농사를 짓고 계신 아버지의 주름살이 더 깊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마디로 ‘온난화의 역습’이다.

올 여름을 유난히 더웠던 것으로 기억할 것이다. 서울 지역 8월 날씨는 기상 관측망이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되던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다. 폭염은 전 세계적으로도 기승을 부렸다. 지난 7월 쿠웨이트에서는 낮 최고 기온이 54도를 넘었고, 인도도 낮기온이 50도에 달했다.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다. 최근에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21배나 온난화 효과가 큰 메탄가스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 폭염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에 있다. 지구 온난화란 지구표면의 평균 기온이 점점 높아지는 기후 현상이다. 지구 온난화는 1972년 로마클럽에서 처음으로 공식화되었고, 그 이후 1985년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이 온난화의 주 요인을 온실가스라고 공식 발표했다. 온실가스는 태양으로부터 들어오는 가시광선은 통과시키고 지면에서 복사된 적외선의 복사열을 흡수해 대기 중 기온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기체를 뜻한다. 만약 이러한 기체가 없었다면 지구는 매우 추웠을 것이다. 온실가스는 우리가 생활하는데 꼭 필요하지만, 지금은 너무 많아서 문제가 되고 있다.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다양한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이산화탄소가 주범으로 꼽히는데, 지구 온난화에 끼치는 영향력이 80%에 이른다. 하지만 같은 양을 놓고 보면 이산화탄소는 이산화질소, 메탄, 육불화황 등에 비해 그 위력이 한참 모자란다. 이들 비(非) 이산화탄소는 온난화 능력이 이산화탄소에 비해 21배에서 2만 3,900 배나 크다.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주목받는 것은 이산화탄소보다 21배나 강한 온실효과를 내는 메탄이다. 각종 쓰레기의 부패, 동물의 배설물, 소 등 반추동물의 소화과정에서 생기는 트림 등에서 두루 생성되는데, 온난화로 수온이 올라가면 깊은 바닷속에 잠자고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녹아 대규모로 방출될 가능성도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490억톤이다. 미국과 중국이 가장 많이 배출을 하는데, 미국은 2007년까지 세계 1위였으나, 2008년 중국이 배출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205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2.0도에서 2.8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지구 온난화는 15세기경부터 조금씩 진행되었지만, 산업화가 급격하게 진행된 20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기온이 급속도로 상승했다. UN ‘기후 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1906년부터 2005년까지 100년간 지구의 평균 기온은 0.74도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2001~2010년 연평균 기온(13.3도)이 1971~2000년 평년값인 12.7도보다 0.5도 상승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환경전망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로 2050년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0~2.8도 증가하리라 예측했다.

지구 온난화가 거론 된 것은 이미 오래되었지만, 실질적으로 느끼는 피해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이상 기후 현상이 급증하면서 이미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상태까지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온난화는 지구의 기후 시스템을 파괴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엘리뇨, 라니냐, 허리케인, 해일 등의 이상 기후가 발생했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피해도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 IPCC는 지구평균기온이 산업화 대비 섭씨 2도 상승할 경우 10억~20억 명 물 부족, 생물종 중 20~30% 멸종, 1,000~3,000만 명 기근 위협, 3,000여 만 명이 홍수 위험에 노출,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수십만 명의 심장마비 사망, 그린란드 빙하와 안데스 산맥 만년설 소멸 등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 연구팀은 오는 2050년에는 지구 온난화 영향에 따른 가뭄 등으로 식량 부족 현상이 일어나 사망자가 50만 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남태평양 투발루 푸나푸티 섬의 아이들이 차오른 바닷물에 잠긴 마을에서 홍수가 빠져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또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의 동물들은 멸종 위기에 처하고 섬 지역은 가라앉고 있으며, 해안가 주택 피해 지역 역시 늘어나고 있다. 지구 평균해수면의 높이는 지난 20세기 동안 약 15㎝ 상승하였다. 특히 최근에는 상승속도가 빨라져 매년 약 2.74㎜ 상승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이 점차 현실화 되어가면서 투발루, 몰디브 등의 섬나라와 네덜란드, 방글라데시 등의 지반이 낮은 저지대 나라가 침수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산호초와 야자수, 하얀 백사장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던 섬들은 차오르는 물로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따뜻해진 해류가 남극 빙하와 계속 접촉해, 전체 빙하를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사라지게 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남극의 서부 아문센 해 구역의 빙하가 다 녹으면 지구촌 해수면이 약 1.2m 상승 할 것이며, 이러한 해빙속도라면 아무리 길게 잡아도 수백 년 안에 남극 빙하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 캘리포니아대학교 에릭 리그노 교수는 해수면이 1.2m 정도 상승하게 되면 대한민국은 서울 면적의 약 5.5배 땅이 물속에 잠기고, 미국의 경우 뉴욕, 보스턴, 마이애미, 뉴올리언스 지역 등이 물 속에 잠길 것으로 예측했다.



2070년경에는 빙하가 사라져 북극곰이 멸종 될 것이며 아마존의 열대 우림 복원이 불가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미 2008년 5월 미국 내무부는 북극곰을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로 공식 등록한 바 있다. 지구의 온도가 3.5도 상승하게 되면 생태계의 생물 중 40~70% 가량이 멸종될 가능성이 있다는 UN의 보고가 있다. 멸종되는 생물이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먹이사슬의 체계가 깨져 최상위층에 있는 인류의 생존권은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또 요즘 들어 옛날엔 자주 볼 수 없었던 물고기들이 우리나라 해안가에 나타나고 있다. 아열대에서만 나타나던 커다란 해파리가 남해안에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해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북극의 빙하가 계속 녹으면 상선의 통행하는 북극항로가 열리면서 그 동안 빙하 밑에 잠자고 있던 북극 주변의 지하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각국의 영유권 쟁탈전이 시작 될 것이다. 인간의 탐욕이 또 다른 자연훼손과 함께 환경문제를 만들게 되는 셈이다.

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금세기 말 지구 평균 온도가 섭씨 2도이상 오르지 않도록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195개국이 지구 평균 온도를 섭씨 2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체결했다. 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었던 1997년 교토의정서와 달리 파리기후협정은 개도국까지 지켜야 하는 합의로 온실가스 감축에 전 세계가 동참하기로 했다. 본 협정은 2020년 이후부터 적용되며 개도국은 1,000억 달러(약 110조원)을 지원받게 되며 모든 국가는 2023년부터 5년마다 탄소감축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30년 배출 전망치 대비 37%로 결정했다. 미국은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2030년까지 탄소가스 배출 감축량을 2005년 대비 종전 30%에서 32%로 높이고 이를 위해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종전 22%에서 28%로 높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한 신재생 에너지 개발은 미래 세대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다. 최대한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수력, 조력, 풍력, 태양에너지 등을 활용하거나 물을 분해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수소에너지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우리나라의 재생 에너지 잠재량은 전체 국가 에너지 생산량의 22배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 됐다.


우리나라에서 기술적으로 보급 가능한 재생에너지 잠재량은 총 8,972GW(기가 와트)로 전체 국가 에너지 생산량의 22배에 이른다. 1GW는 원자력 발전소 1기의 발전량과 같다. 지난 2014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신재생 에너지 생산량은 전체 에너지 생산량의 9%, 한국은 OECD 국가 중 꼴찌인 1%를 기록했다. 이를 2035년까지 11%로 높이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로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고 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를 예방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을 위한 개인의 실천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겨울철 난방온도는 20도 이하, 여름철 실내온도는 26~28도를 유지하고, 친환경 마크가 있는 제품을 구입하고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사용하도록 한다. 샤워시간을 5분 줄이면 연간 9,500 리터의 물이 절약되고 양치질할 때 물을 받아 쓰면 한 해에 17kg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든다. 또 집안 플러그를 절반만 뽑아도 연간 78kg의 이산화탄소가 감축된다. 우리 모두 지구를 살리기 위해 물 아껴쓰기, 냉난방 줄이기, 전기 아끼기 등 작은 실천을 소소하게나마 하나씩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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