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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 활성단층이 무엇인가요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

지진발생 가능성 있는 단층...심할땐 규모 7.0 강진 일으키죠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




지난 9월12일에 일어난 경주 지진(규모 5.8, USGS 5.4)은 주향단층으로 일반적인 대륙성 지진 메커니즘에 속합니다. 이번 지진의 근본적 원인은 2011년 3월11일 일본 동북부에서 일어난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이 한반도 응력균형을 깨뜨렸고 여기에 영향받아 경주-울산 단층이 움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1997년 6월27일 경주 지진이 발생했을 때(규모 4.2, 본 연구소 규모 4.7) 필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진파물리연구소 및 중국 난징지진연구소와의 공동 연구로 이 지역에서 3차원 속도 및 중력(밀도) 토모그래피라는 단층촬영을 하고 이미 활성단층을 발견해 지진 위험성을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이 지역에는 지하 10㎞에서 약 70㎞에 해당하는 활성단층이 존재하고 또 지하 20㎞에 활성단층으로 추리되는 80㎞ 단층이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지진공학자들의 경험식에 의하면 보통 단층길이 16㎞가 단층운동을 할 때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지진의 실제 단층길이는 단층 끝이나 모퉁이 일부분에서 마찰과 파열로 일어난 소규모 단층운동으로 생각됩니다. 중국과 일본이 각각 인도판과 태평양판처럼 거대한 지체구조력의 전방에 있는 것과 달리 한반도는 후방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진은 땅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직접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학문 중 가장 어렵고 신비스러운 미개척 영역의 학문으로 우리 인간이 알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지진의 단기예보(시간·장소·크기)는 현재까지 불가능하지만 중장기 예보는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근본적으로 판구조론과 한반도의 지진활동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지진은 항상 단층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한 지역의 단층은 활성단층입니다. 따라서 지진원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것을 연결한 선이 일차적으로 활성단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USNRC)는 활성단층을 지진 발생 가능성 단층이라고 해서 단층의 나이가 3만5,000년 안에 적어도 한번 지표나 지표 부근에서 변위운동 (단층운동)이 있었거나 과거 50만년에 지진 재발성 운동이 있었다는 특징을 보여주는 지역에는 원전건설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지질전문가들은 한반도에 수없이 많은 단층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지진학적으로 말하면 지진이 발생한 단층을 활성단층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16㎞ 단층길이가 단층운동을 하면 규모 7.0의 지진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활성단층에서 30㎞ 이내에서 규모 6.5를 견디게 한 월성원자력발전소는 원전부지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 얼마나 위험한가요

지진은 미개척 영역의 학문

시간·장소 등 예측 어려워

미국은 활성단층 있는 곳엔

원자력발전소 건설 허용안해

서울·수도권 지진 일어나면

지반 약한 강남권 피해 클듯



☞ 대책은 없나요

지진전문가 적극 육성 필요

지식 공유·자료축적 등 가능한

국가지진연구원도 설립 시급

지구물리학적으로 활성단층을 찾기 위해서는 단층촬영의 일종인 3차원 토모그래피나 탄성파탐사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지하에서 전진·본진 및 여진의 정확한 지진원을 찾아내 재결정하면 이들 무리가 있는 곳이 곧 단층이 됩니다. 지진발생시 지진 패러미터(시간·위치·깊이 및 규모)를 결정하는 데는 항상 오차가 따릅니다. 경주 지진인자를 결정하는 데 오차가 생긴 것은 경주가 한반도 남동부 끝자락에 있고 동해 쪽에는 관측소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경주는 경상분지에 속해 에너지 감쇠가 적고 저주파가 많이 생성돼 진폭이 증폭하기 때문에 같은 크기의 지진으로 비교하면 다른 지역보다 피해현상이 확장될 수 있습니다.

주요 지진의 메커니즘을 분석해 한반도 활성단층대와 지체구조력의 관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백령도와 황해도에서 일어난 지진은 정단층, 동해 지역에서는 역단층으로 결정됐으며 그 외 한반도 내륙에서 일어난 대부분의 지진은 주향이동 단층으로 결정됐습니다. 한반도 내륙에서 일어나는 지진은 글로벌한 지체구조력의 영향보다 국지적인 지체구조력에 의한 판 내부지진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경주 지진도 2011년 동일본대지진(규모 9.0)이 한반도 전체의 응력균형을 깨뜨려 그 여파로 경주-울산단층의 일부의 파열이 시작돼 일어났습니다. 과거에 서울~수도권 지역에는 1518년 7월2일 서울에 규모 6.7(북한 결정 규모 7.5)을 비롯해 많은 지진활동이 있었지만 지난 200여년간은 지진활동이 없었던 지진정지기라 지진 에너지가 많이 축적돼 큰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지진이 일어나면 암반(화강암)으로 구성된 강북보다 지반이 약한 충적토와 편마암 (퇴적암이 변성암으로 변한 것)으로 구성된 강남 (송파·강남·서초구)과 여의도 지역의 피해가 클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지진예보는 우주탐사를 하는 21세기 과학도 아직 풀지 못하는 숙제입니다. 더욱이 국내 지진연구와 지진전문가는 미미해 항상 지진발생과 동시에 반짝하다 사라지는 일회성 연극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지진전문가들이 꾸준히 자료와 지식을 공유하며 정확히 분석하고 경쟁할 수 있는 국가지진연구원 같은 독립된 조직의 설립이 시급합니다. 또 지진연구는 북한 핵실험 탐지와 정밀분석 등 국방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림설명

그림은 한반도 및 주변의 지체구조력-잠재활성단층(붉은 선)과 지진 메커니즘 분포 및 지진정지기. 별표는 주요 지진의 진앙 표시. 푸른색 공, 붉은색 공, 초록색 공은 각각 주향단층·역단층·정단층을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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