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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동료평가제...LG전자 인사혁신

팀원이 파트내 동료 평가...시범운영후 내년 전직원 적용 검토

LG전자가 올해 말 인사평가부터 동료평가 제도를 도입한다. 부서장이나 조직 책임자에게 집중돼 있던 인사평가 권한을 구성원들에게 나눠 직원들의 역량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고 보상하기 위해서다. 인사제도 혁신으로 일하기 좋은 조직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LG그룹 특유의 인화경영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동료평가제 도입을 위한 파일럿 조직(시범운영 조직)을 선정하고 운영에 돌입했다. 연구개발(R&D) 등 3~4개 조직이 시범운영 대상으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올해 시범운영 결과를 본 뒤 내년 전 직원에게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동료평가는 팀원이 함께 일하는 파트 내 팀원 모두를 대상으로 올 한해 업적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업무를 진행했는지, 목표달성에 얼마나 역할을 했는지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해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평가 결과는 취합돼 인사고과로 이어진다. 기존에는 연말 인사평가에서 조직원이 본인 역량에 대한 등급을 평가하면 부서장 등이 최대 2단계까지 등급을 올리거나 내려 인사고과를 확정했다.

제도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면 인사평가 과정이 투명해지고 역량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한 조직이 성과를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올바른 업적평가 방식을 도입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지급하는 것”이라며 “동료평가 제도가 자리 잡게 되면 한국 조직들의 고질병인 학연·지연이나 라인 만들기 등을 없애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215A09 LG전자 주요 인사 혁신안




LG전자의 동료평가 제도 도입은 최근 인사혁신안에서 강조한 ‘아래에서 위로의 변화(보텀업)’의 핵심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사평가는 피라미드형 조직에서 상급자가 직원들을 관리할 수 있는 최대 권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인사고과가 곧 보상(급여)과 연결돼 업무외적 부분에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동료평가제가 처음 시행되다 보니 시범운영에 돌입한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익명성이 제대로 보장되는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업직이나 마케팅 등 직군별로 다른 특성을 반영한 평가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상황이다. 영업직은 실적에 기반을 둔 평가를 하고 마케팅 등 일부 직군은 서술형으로 역량을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료평가제가 자칫 인기투표로 이어지지 않기 위한 제도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3월 황호건 인사최고책임자(CHO) 명의로 사내 게시판에 ‘우리 틉시다’ 코너를 만들고 건의사항을 취합했다. 이후 7개월여 동안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다. 월 1회 팀장 없는 날이나 출퇴근 유연근무 제도는 이제 LG전자의 문화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인사평가에서도 정해진 비율대로만 점수를 주던 상대평가 제도를 최고등급과 최하등급 직원을 뺀 나머지는 절대평가로 바꿔 더 많은 사람이 우수한 평가를 받게 해 불필요한 경쟁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LG전자가 조직문화 개선에서 성과를 내려면 보다 더 강력한 혁신을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초 황호건 CHO가 직접 나서 임직원들의 아이디어에 귀 기울이고 진행사항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등 적극적인 변화를 이끌었지만 최근 들어 혁신동력이 다소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사 제도뿐 아니라 회사에서 단체로 진행하는 각종 행사 등에서 조직원들의 의견이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빠르게 변화하는 전자산업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창의적 생각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추격형 기업에 필요한 것은 권위에 기반을 둔 빠른 실행력이지만 선도형 기업에 필요한 것은 협의와 소통을 통한 제대로 된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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