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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의 경제학] "작은곳서 큰 꿈을"…일하고 쉬고 노는 '공유공간'에 청년들 모인다

사무실 공유기업 '위워크'엔

1인 창업자 1,000여명 북적

프리미엄 맞춤형 독서실부터

만화카페·VR 체험 쇼룸도

'나만의 공간' 수요 늘어 인기

사업자는 입지따른 공실률

전대 문제 등 미리 체크해야

위워크 입주업체 관계자들이 서울 강남역 근처에 있는 홍우빌딩 18층 라운지에서 커피를 마시며 사업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제공=위워크




서울 강남역 근처에 있는 홍우빌딩 안의 사무실은 여느 사무실과 다른 점이 한 가지가 있다. 1,000여명이 일을 하는 이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회사가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이곳은 바로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 서비스 기업인 위워크의 국내 1호점이다. 화장품 기업 ‘소코글램’을 포함해 수백여개 소규모 기업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별도의 관리비 없이 한 달에 35만원 수준의 임대료만 내면 개별 업무공간을 사용할 수 있고 무선 인터넷과 청소, 교육 프로그램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최근 젊은 1인 창업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위워크의 한 관계자는 “다달이 계약이 이뤄지는 구조라서 자주 변하기 때문에 입주기업 수를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1,000명이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20~30대 젊은이들이 일할 곳, 쉴 곳, 놀 곳을 찾아 1평(3.3㎡) 남짓의 작은 공간으로 모여들고 있다.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오피스 공간에서부터 목공예 작업실, 합주 공간 등 당장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는 1평짜리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공간을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소호 사무실 임대업과 맞춤형 독서실, 만화카페, 가상현실(VR) 체험공간 등 공간을 판매하는 ‘공간 아이템’ 사업도 각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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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공간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페이스클라우드에 등록된 단기 대여공간은 1,760여개에 달한다. 스페이스클라우드는 전국에서 공간 공유를 할 수 있는 예비 공간 사업자를 합치면 5만~10만개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운영하는 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는 “고객들의 30%는 가격이 저렴해서 작은 공간 임대에 나서고 있고 나머지 70%는 임차 목적에 맞는 부가 서비스가 많은 곳들을 선호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학교와 집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는 제3의 공간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미림(22), 신혜림(18) 자매도 지난해부터 10대와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을 창업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무실로 자리를 잡은 곳은 안양 범계역 근처 카페24창업지원센터였다. 2평(6.6㎡) 남짓한 공간이었지만 재고를 쌓아둘 공간이 있고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이 무료로 제공되는데다 주변 선배 창업인들의 도움도 받을 수 있었다. 신씨 자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고객과의 소통 채널로 적극 활용하면서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고 짧은 기간에 사업을 키워 현재는 11평(36.4㎡) 개인 사무실로 옮겼다. 신미림 요블림 대표는 “처음에 사업을 시작할 때는 개인 사무실을 얻기에는 비용이 부담돼 공용 사무실을 알아봤다”며 “2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었지만 동생과 힘을 합쳐 사업을 꾸준히 운영하다 보니 일반 직장인들보다는 더 많은 수입을 벌게 돼 개인 사무실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나 홀로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도 개인 공간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만화카페 ‘솔숲’에는 누구나 와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준비돼 있다. 카페를 찾은 손님들은 1평 남짓 규모의 개인 공간에서 가져온 책을 읽거나 비치된 만화책을 읽는다. 또 다른 만화카페인 ‘벌툰’도 벌집 모양의 아늑한 인테리어와 다양한 먹거리 제공으로 나홀로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기업 사원인 김미정(27)씨는 “집에서는 혼자 카페 분위기를 내며 책을 읽기 쉽지 않다”며 “이곳에 오면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서 책도 읽을 수 있어 휴일이면 찾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

첨단기술을 테마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공간사업 아이템도 눈에 띈다. ‘VR 플러스’는 롤러코스터, 슈팅게임, 자동차 주행체험 등 다양한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국내 최초 VR 복합 문화공간이다. 지난 7월에는 가맹점 사업을 위해 강남에 기존 PC방과 카페, VR 체험존을 접목한 ‘VR 플러스 쇼룸’도 선보였다.

‘공간’을 주제로 한 사업 아이템이 각광 받는 것은 1인 창업자나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신만의 공간을 활용하고 싶다는 니즈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재고와 인력 부담 등이 적어 사업주들이 사업장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창업이 늘고 있다. 프리미엄 독서실 프랜차이즈 ‘크라스플러스 독서실’을 운영하는 레인보우의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독서실 사업은 업종의 특성상 비수기가 특별히 없고 경기에 민감하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주는 창업 아이템”이라며 “학습공간 배치에 대한 특허를 출원해 기존 학습공간 업체들 사이에서 전문성과 차별화를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관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입지에 따라 공실률이 높아질 수 있어 고정비용과 마케팅 비용이 예상보다 부담이 될 수 있고 건물주와의 부동산 전대 문제도 사전에 꼼꼼히 챙겨야 한다. 박석준 카페24 창업센터팀 과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단순히 대형 공간을 쪼개서 임대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주요 입주사들의 특성에 맞게 테마를 잘 잡아야 한다”면서 “그래야 공실이 줄어들 수 있고 임차인이라면 건물주가 전대 동의를 해줘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 사전에 건물주와의 협의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광우·백주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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