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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마·서울경제 클래식] 백규정 "소중한 골프 사춘기 통과 중...국내 복귀 가능성, 반반이에요"

LPGA 2년차...성장통 겪는 백규정

우승없이 톱10 진입만 한차례

골프인생 첫 슬럼프 맞았지만

연습량 늘리는 등 발전 계기로

박인비 金 도운 코치 지도 받아

서경클래식서 부활 실마리 찾을것

백규정이 28일 혼마골프·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1라운드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인천=권욱기자




“제가 자만했던 거죠. 만약에 국내 투어로 돌아온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야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년 차 백규정(21·CJ대한통운)은 10년 차쯤 돼야 가질 만한 마음가짐을 2년 새 얻은 것 같았다. 2년 동안 우승 없이 톱10 진입 한 차례에 올 시즌 상금랭킹 90위(약 13만9,000달러)에 그치는 등 심각한 부진을 겪는 동안 그가 얻은 것은 상처만이 아니었다. 골프인생에서 사실상 처음 겪는 시련을 통해 백규정은 “골프가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우치고 있다”고 했다.

28일 혼마골프·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열리고 있는 인천 드림파크CC에서 만난 백규정은 “소중한 골프 사춘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첫해인 2014시즌 3승을 몰아치며 신인왕을 차지한 백규정은 그해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이듬해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국내에서 좀 더 경험을 쌓고 진출할 수도 있었지만 그때 마음으로는 “어릴 때부터 꿈꿔온 무대인데 기회가 왔는데 안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백규정은 “한국에서 뛰던 것과 비슷하겠거니 생각했는데 많이 달랐다. 나가서도 잘할 줄로만 알고 있었던 게 자만이었다”고 돌아봤다.

내년 시즌 국내 투어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백규정은 “올 시즌 중반에는 정말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금은 계속 미국에 남고 싶은 마음과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반반”이라며 “국내 투어로 복귀해도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다 내려놓고 처음부터 한다는 생각으로 다듬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가다듬어야 할 것은 2년째 불안한 아이언 샷이다. 올 시즌 그린 적중률은 63.55%로 121위. 부드러운 폼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아이언 샷이 최대 강점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백규정은 “2년 전 KEB하나은행 때도 퍼트가 잘 돼서 잘한 거지 아이언 샷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실 아마추어 때보다 무뎌진 아이언 샷이 국내 투어 뛸 때도 고민이었는데 미국 가서 너무 안 좋아졌다”고 털어놓았다. 터무니없는 실수가 자주 나와 파 세이브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는 자체 진단이다.



경기 외적으로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비행기 멀미가 심한 백규정에게 장거리 이동이 잦은 LPGA 투어 생활은 고역이었다. 비행시간이 1시간이 넘어서는 시점부터 실내 공기가 탁하게 느껴지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곤 한다는 백규정은 “계속 타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며 안타까워했다. 영어가 생각보다 늘지 않아 현지 코치와의 원활한 의견 교환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는 “국내에서 2~3년 정도 더 뛰고 미국에 갔으면 좋았겠다는 후회도 많았다. 좀 더 많은 준비를 하고 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친한 사이인 올 시즌 ‘국내 1인자’ 박성현의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톱’을 찍고 가면 거기 가서도 잘할 가능성은 크다”며 응원했다.

백규정의 미국 생활은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많다.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한국에 계속 있었으면 제가 잘난 줄 알고 있었을 거 아니에요.” 백규정은 “한국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미국 가서 보니까 해외 투어 뛰는 선수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며 “저는 관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는 편한 것만 생각했는데 보이는 것보다 선수들이 뒤에서 엄청나게 고생하더라. 모두 4라운드짜리 대회이고 이동도 힘든데 그러고도 다들 오로지 골프만 치더라”고 돌아봤다.

국내 투어 시절 연습량이 적은 편이던 백규정은 미국 진출 후에는 라운드 뒤 피트니스센터를 찾는 새로운 습관을 들였다. 연습량도 골프 시작 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렸지만 성적에 반영이 안 되는 게 속상하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지금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중에 웃으면 된다. 나중에 승리하는 사람이 진정한 승리자”라는 박인비의 격려는 큰 힘이 되고 있다. 박인비의 올림픽 금메달을 도왔던 김응진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기도 하다. 백규정은 올 시즌 남은 KLPGA 투어 2개 대회에도 모두 나가 부활의 실마리를 찾는다는 각오다.

/인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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