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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무당...여왕의 몰락...'최순실 사태' 꿰뚫은 소설 불티

- 특허받은 무당왕

"전생 볼수있다"며 접근

무당이 대선주자 '미혹'

7월부터 인터넷서 연재

단행본으로 출간 앞당겨

- 혜주

무능·무책임한 국정운영

여왕 즉위 4년만에 쫓겨나

세월호·개돼지·촛불집회 등

현실 연상되는 대목 '눈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써내려간 ‘예언서’급 소설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뒤늦게 판매량이 급증하거나 연재물을 엮은 단행본 출간 일정까지 앞당길 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이비 무당 한 명이 대선주자에게 접근, 그를 미혹해 나라의 스승 자리를 노린다. 소름 끼치게 현 시국을 꿰뚫은 이 이야기는 웹 소설 작가 ‘가프’의 작품으로, 제목부터 신선한 ‘특허받은 무당왕’이다. 지난 7월부터 문피아와 카카오, 네이버 등에 연재를 시작한 이 소설은 초반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이슈가 불거지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작품 속 무당이 대선주자에게 “전생을 볼 수 있다”는 말로 접근하는 부분에선 많은 독자가 최순실의 부친 최태민 목사를 떠올린다. 실제로 네이버 N스토어 내 ‘특허받은 무당왕’ 사이트에는 ‘성지순례에 왔다’며 ‘로또가 되게 해달라’는 소원부터 ‘21세기 정감록이다’, ‘찜찜해서 더는 못 읽겠다’ 등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출판사 청어람은 이 웹소설을 묶어 1·2권의 단행본으로 12월 출간할 예정이었으나, 인터넷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면서 일정을 지난달 30일로 앞당겼다. 청어람의 조현우 편집자는 “단행본 출간을 위해 처음 소설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이런 일이 현실로 일어나는 구나’ 하는 생각에 놀랐다”며 “여전히 인터넷에 연재가 진행되고 있는 작품이다 보니 실시간으로 오는 독자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청어람은 이달 중순 3~5권의 단행본을 추가 출간할 계획이다.





병신년(丙申年)의 첫날(1월 1일) 나온 ‘혜주’ 역시 뒤늦게 화제의 중심에 섰다. 정운현 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이 쓴 이 소설은 조선 중기를 배경으로, 갑작스레 부모를 잃고 여왕 자리에 오른 혜주(가상의 인물)가 무능·무책임한 국정 운영으로 즉위 4년 만에 왕좌에서 쫓겨난다는 내용이다. 물난리로 백성이 죽어갈 때 젊은 승려와 밀회를 즐기던 왕이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물가에 사는 사람들이 헤엄도 하나 못 치나?”라고 말하거나 이에 대해 간신이 “너무 심려하지 마시옵소서. 백성들은 마구간 누렁소나 뒷간의 똥돼지들과 같은 존재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 나라에 전염병이 창궐하는 와중에도 왕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대목에선 ‘그날의 사건’과 ‘그자의 발언’이 겹쳐진다. 특히 마포 담벼락에 붙은 한 장의 벽보는 매주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모이는 국민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전하께옵서 즉위한 이래 이 나라는 하루도 태평할 날이 없었사옵니다. 특히 거년(去年)에 발생한 두물섬 참사로 백 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수장되었으며, 금년 역병으로 이천 명이 넘는 무고한 백성들이 불귀의 객이 되었사옵니다. (중략) 예부터 무능한 군주는 죄악이라고 했사옵니다. 주상전하! 이제 옥좌에서 물러나옵소서.”

예스24에 따르면, 9~10월 10권 미만으로 팔리던 이 책은 11월 판매량이 무려 2,250% 뛰었다. 1월부터 판매된 물량의 61%가 11월에 나왔다. 이 책을 펴낸 도서출판 피플파워의 김주완 편집책임은 “원고를 처음 봤을 때 문학 소설보다는 시대를 고발하고 풍자하는 ‘시대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책이 나온 올 1월 1일에도 박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에 대한 지적, 세월호 사건에 대한 의혹 제기 등이 있어 왔기 때문에 ‘이런 소설이 지금 꼭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쇄까지 찍은 이 책은 조만간 3쇄도 예정하고 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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