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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현상 유지를 선택한 이탈리아

마리아 파올라 토스치(Maria Paola Toschi) JP모간자산운용 글로벌 시장전략가




이탈리아의 개헌 국민투표는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었다. 우선 결과부터 얘기하면 투표 결과가 부결로 나온 것은 시장에는 불리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최근 수십 년 간 저성장 및 경쟁력 저하가 장기화했다. 마테오 렌치 정부는 이 사안 중 몇 가지를 해결하고자 매우 야심 찬 개혁 프로그램을 추진했으며 그 가운데는 이번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상원 개혁이 핵심적이었다. 따라서 국민투표는 정부의 정치적 시험대로 받아들여졌으므로 반대 표결은 정부에 대한 불신임으로 간주돼 현재 연립정부의 생존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었다.

렌치 총리의 사임으로 인한 영향을 예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개혁 정부의 실험이 좌절된 것은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저항 및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상원 개혁 거부의 간접적인 영향으로서 제 정당이 선거법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감안할 때 이탈리아에서 조기 선거가 치러지기는 아직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결과는 이탈리아공화국 대통령이 한 후보에게 신정부를 구성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인데 이는 매우 길고 복잡한 과정으로써 불확실성을 장기화하여 이탈리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은 부결을 예상하고 있었으므로 독일 국채 대비 이탈리아 국채의 스프레드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확대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정치적 미래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극단적인 변동성 리스크를 줄여줄 가능성이 있으나 장기적으로 유럽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은 정치적 위기의 주체 및 지속기간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이 격변하면 금융 시스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인해 이탈리아 정부가 더 높은 차입비용으로 막대한 채무를 부담할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자국 국채의 비중이 과도한 이탈리아 은행의 재무구조에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

이탈리아와 유럽 은행들의 밸류에이션이 매우 낮아서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수반되는 막대한 어려움이 이미 반영되어 있다는 의미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민투표 결과가 유럽의 신뢰에 미치는 영향은 소폭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던 금융 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피 현상을 장기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017년 유럽연합(EU)은 예측 불가능한 브렉시트의 영향에 직면해야 한다. 반대 진영의 승리는 이탈리아뿐 아니라 내년에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는 오스트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 전역에서 정치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동시에 포퓰리즘 정당의 부상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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