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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실리 추구하는 트럼프, 포스트 이데올로기 시대 연다

보수·진보 인물 구분않고 인사

친러 행보 등 외교정책도 파격





기업인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데올로기(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포스트 이데올로기’ 시대를 열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경계를 허문 파격적 인사와 이념이 아닌 힘을 바탕으로 한 외교·경제정책 행보가 잇따르면서 외신들은 “트럼프의 이데올로기는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9일 대선 승리 이후 한달간 트럼프 당선인이 보여준 행보는 이데올로기적 경향과 거리가 멀다고 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선거기간 낙점한 전통 보수주의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을 인수위원장에 임명했지만 공화당 주류와 거리가 먼 스티브 배넌을 백악관 비서실장급인 수석전략가 겸 고문에 지명해 중용했다. 현직 상원의원이지만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문제가 됐던 제프 세션스를 법무장관에 지명하는가 하면 심지어 대선 당시 그에게 칼을 겨눴던 민주당 측 인사들까지 내각에 기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유명 환경운동가인 앨 고어 전 부통령과 전격적으로 만나 장시간 면담했다. 트럼프 선거캠프 출신인 토니 파브리지오는 하버드대 콘퍼런스에서 “전통적 이데올로기의 렌즈로 트럼프를 볼 수는 없다”며 “트럼프는 많은 면에서 이데올로기를 초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에는 그가 공화당 주류나 전통적 공화당 후원세력인 재계로부터 외면당한 채 민주당 성향의 노동자 표에 힘입어 당선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그는 친기업적인 공화당 노선과 달리 정부의 힘을 앞세워 애플·캐리어 등 주요 미국 기업의 해외이탈을 막고 자국으로 돌아오도록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보호무역론자인 윌버 로스를 상무장관에 지명한 것도 무역전쟁을 불사하고라도 미국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당선인은 외교정책에서도 친러 행보를 보이면서 우방인 영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에 대한 소극적 지지로 기존 미국의 이데올로기를 역행하고 있다. 특히 대중국 관계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포스트 이데올로기 행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37년 만에 대만 총통과 통화하며 그동안 미국이 인정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의 변경 가능성까지 암시하며 강하게 중국을 몰아붙이고 있다. 트럼프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정부에서는 더 이상 중국이 미국을 위협하지 못한다”며 중국의 변화를 촉구했다. WSJ는 “트럼프의 이데올로기가 있다면 (상대가) 중국이든 기업경영자든 자신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철저히 실리를 추구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행보는 자칫 강한 역풍과 국정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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