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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씨의 #샤넬보다_재테크] "골드바 이달 물량이 벌써 동났다고요?"

금값 바닥 찍었다…불티나게 팔리는 골드바

팔 땐 부가가치세 10% 없는것도 장점

하지만 판매수수료 5%

장기 투자·자산가들 투자에 적합

쌈짓돈 털어야 한다면 '글쎄요'





“최순실에, 트럼프에 너무 뒤숭숭한데, 금이라도 좀 살 수 없나??”

서경씨 엄마, 대뜸 서경씨에게 전화를 해 금 얘기를 꺼낸다. “에? 뭐요??” 하고 물어보니, 엄마의 논리는 이렇다. 귀동냥하니 원화는 혼란기에 돈도 아니라는데(가치가 그만큼 낮아진다는 얘기인 듯), 그럴 경우 만에 하나를 대비해 금이나 달러 같은 게 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서경씨가 들으니 일견 일리가 있다.(우리 엄마가 이렇게 똑똑했나??ㅋㅋㅋ)

그래,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국에, 뭐랄까. ‘금붙이’라도 좀 들고 있으면 마음의 안정이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그래, 은행에서도 금을 판다는데 한번 구경이나 가볼까.

서경씨, 집 근처 주거래 은행을 찾았다. 창구에서 입출금 업무를 보고 난 말미에 “저 골드바를 사고 싶은데요”라며 수줍게 한 마디 건넸다. 그러자, 창구 직원 왈 “고객님, 잠시만요.‘PB룸’으로 연결해드릴게요,”

아니, 일이 너무 커지는 기분이다, 그냥 괜찮은지 알아보려고 한 것뿐인데. 그래, 뭐 살 수도 있지 하는 맘으로 PB룸으로 직행! 서경씨, 심호흡 한번 세게 해 본다.



PB팀장은 상냥한 미소를 한껏 띤 얼굴로 요즘 골드바 문의가 부쩍 많다며 말문을 연다. 서경씨, 돈 좀 있어 보였나?(아하! 내가 샤넬백을 들고 갔구만!!)

대뜸 1kg짜리를 권한다. 1kg은 1,000g이었지. 그래, 가격 듣는데 돈 드는 거 아니니 알고나 보자. 근데 1kg에 5,089만원이란다(헉! 5,000이요?)

서경씨, 애써 침착한 척 하면서 묻는다. “팀장님, 다른 종류는 없나요?” 은행서 파는 골드바는 3종류. 10g, 100g, 1kg이란다. 사실 이것도 처음 알았다. 가격이라도 듣고 보자,

6일 오후 2시 기준 시세로 10g은 52만원, 100g은 510만원 그리고 1,000g은 5,089만원.(이건 명심하자! 금 시세는 실시간 변한다.)

“1kg짜리는 오늘 오전만 해도 5,120만원이었는데 그 몇 시간 사이에 30만원이 떨어졌어요. 11월까지만 해도 5,400만원대로 그때도 저점이라고 했는데 제 생각엔 지금이 가장 저점이 아닌가 해요.”

홈쇼핑의 나긋나긋한 쇼호스트 그녀처럼, 팀장의 한마디 한마디에 당장이라도 뭔가 사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내렸다고 해도 5,000만원대다(헉 ㅠㅠ 이건 아니잖아)

금시세가 떨어지면서 골드바 문의와 판매도 부쩍 늘었단다. 팀장은 “골드바가 벌써 이달 분이 소진된 지점도 있어요. 평소 대비 문의도 2~3배 늘었고요”라고 말한다.

부자들은 돈 냄새도 기가 막히게 잘 맡는다.-.- 실제 국민은행의 골드바 판매 실적을 보면 9월 1만3,990g(6억9,300만원) 팔렸던 것이 11월에는 2만8,620g(13억9,200만원)으로 두 배 이상이 뛰었다. 우리은행 역시 골드바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우리은행 골드바 판매실적은 8~9월 7억~8억원 수준을 보이던 것이 11월에는 21억원을 넘어섰다.(장난 아니구만!!)



은행에서 골드바를 사려면 현금을 가지고 오거나(5,000만원이 넘는 돈을 현금으로 가져오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주거래은행 통장에 그만큼 돈을 넣어와 이체하면 된다. 그리고 2가지 서류를 간단히 작성하면 된다. 하나는 신청서, 주민등록번호 등등 간단한 정보만 적으면 되고 또 하나는 정보수집 동의서, 골드바 주요 내용 설명동의서 같은 사인만 하면 되는 서류다.

주거래 통장에서 돈을 이체하면 현장에서 바로 받는 것은 아니고 4영업일 이내에 영업점에 도착하고 연락이 오면 찾아가면 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의 양대산맥은 금과 달러, 이 둘은 안전자산이면서 가격은 거의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단다. 그래서 또 기가 막힌 위험분산 도구라고. 부자들은 금과 달러를 동시에 담아, 위험을 분산한다고.



국내금시세와 원달러환율은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자료=네이버금융


골드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뭐 당연하다. ‘강달러-금값 약세’ 시대가 예고되는 가운데 최근의 금값이 ‘저점’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 PB는 어려운 말을 쏟아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국제 금값(12월 선물)은 지난 23일(현지시각) 1트로이온스당 1,200달러 선이 붕괴되면서 1189.30달러에 거래됐다고. 지난 2월 10일 이후 처음으로 1,200달러 선이 무너졌단다. 뭐 그러니깐, 지금이 거의 최저점이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금1kg당 국내 금시세 3개월 추이를 보면 지난 5일 최저점을 찍었다./자료=네이버금융


골드바가 인기인 건 역시 물 건너 미국 때문이란다. 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의 ‘무대포’ 성격대로 경기를 한껏 부양할 것 같고 미국 금리도 이달에 드디어 올릴 것 같으니 미국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마구 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팀장~ 제법 똑똑하다!!!) 경기가 살아나면 불확실성이 확 줄어들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니 금값은 내려간다는 거. 알듯 말듯, 대충 알겠다.

여기서 나긋나긋한 PB 쐐기를 박는다. “오는 14~15일 미국 금리를 경기하는 FOMC가 예정돼 있으니 금 투자를 하시려면 13일까지는 사는 게 좋아요. 그 이후엔 또 방향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요.”

그니깐, 정리하면 살려면 13일 안에 골드바 사라!!



은행에서 사는 골드바의 경우 금 가격에 제조사 수수료 1.0%, 판매사 경비율(배송 등) 0.7%, 판매사 수수료 0.7%, 은행 수수료 2.4% 그리고 부가가치세 10%가 붙는다.

서경씨. 머리를 굴려본다. 100g에 510만원이라는데 있는 쌈짓돈 털어 사봐? PB, 이건 또 현금영수증도 발행해주고, 현금영수증 25% 소득공제였지?

대신 팔 때는 부가가치세 부담이 없단다. 부가가치세를 뺀 수수료만 내면 된단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수수료만 5%다. 10g을 산다면 수수료만 7%.



그니깐 정리하면 살 때는 수수료 5%+부가가치세 10%를 내야 하는데 팔 땐 수수료 5% 정도만 내면 된다고. 그럼 적어도 금값이 5% 이상은 올라야 본전인 셈. 10g을 샀다면 7%는 올라야 본전.

자~~ 머리를 굴려보자. 올초 100g을 샀다면 당시 대비 12%가 하락했다는데, 대충 10%라 치면, 올초에 샀으면 565만원에 손에 넣었을 금을 지금 사면 510만원 셈. 55만원 싸게 사는 셈이다. 그럼 이 금을 팔 때는 또 부가가치세는 면제받고 5% 수준의 수수료만 지급하면 된다는 얘긴데. 그럼 금값이 다시 올라 565만원이 됐다면 차익 55만원, 그 중 수수료가 28만원 그럼 실수익은 27만원. 이를 이율로 계산하면 5.2%. 언젠가 금값이 10% 오른다면 서경씨는 5%대의 이익을 본 셈. 뭐 1년 안에만 오른다면 은행 이자보다야 높지만. 지금이 저점에 가깝다니 오르긴 오르겠지만 그 누구도 기간은 예측할 수 없는 법.

서경씨, 이번 골드바 투자에 고민된다. 510만원을 투자해 27만원을 벌 수도 있지만, 당장 벌벌 떨면서 500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 500g, 생수통 작은 거 무게만한 골드바를 받으면 왠지 허무할 것 같은 느낌이다. 피천득의 은전 한 닢처럼 ‘이걸 가지면 행복해질 것 같았어요.’라는 만족감이 아니라면 소액 골드바 투자는 ‘신중모드’로~~



하지만 돈이 많은 자산가가 서경씨에게 골드바 투자가 어떠냐고 묻는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말해주련다. 골드바는 적어도 1kg는 넘어야 ‘규모의 경제’로 승부할 수 있을 듯 하다. 아니면 골드바를 피천득의 은전 한 잎으로 삼고, 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사모으는 개미족의 ‘장기 프로젝트’도 좋겠다. 하지만 자산가나 개미족이 아닌 어정쩡한 투자라면 “글쎄요~~~”.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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