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14일 고액·상습체납자 개인 1만1,468명과 법인 5,187명 등 모두 1만6,655명을 홈페이지(www.nts.go.kr)와 전국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공개했다. 지금까지는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 5억원 이상’인 경우 명단이 공개됐지만 올해부터는 이 기준이 ‘3억원 이상’으로 확대돼 대상자가 지난해보다 약 7.5배 늘었다.
이번 공개 대상의 총 체납액은 1년 전보다 3.5배로 증가한 13조3,018억원으로 1인(업체)당 평균 8억원이다. 개인 중에는 씨앤에이취케미칼 출자자였던 박국태(50)씨가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4가지 세목에서 1,223억원을 체납해 1위에 올랐다. 씨앤에이취케미칼은 지난해에도 법인이 고액체납자로 공개된 바 있다. 부가가치세 등 514억원을 체납한 미등록 고철 도소매업자 윤희열(40)씨, 종합소득세 등 298억원을 체납한 김태영(59) ㈜킴스이십일 대표도 상위권이었다.
개인 4위는 방산비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이규태(66) 일광공영 회장이었다. 종합소득세 199억원을 체납했다. 이 회장은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사업 과정에서 터키 업체와 방위사업청 사이 납품거래를 중개하며 핵심 부품을 국산화한다는 명목으로 납품가를 2배 이상 부풀려 예산을 빼돌리고 200억여원을 자기 수익으로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개인 체납자 명단에는 유명 연예인들도 여럿 포함됐다. 배우 신은경은 종소세 등 7억9,600만원을 내지 않았다. 코미디언 출신의 영화감독 심형래 ㈜제로나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양도소득세 등 6억1,500만원을 체납했다.
법인 가운데는 비철금속 제조업체인 상일금속주식회사(대표 이규홍)가 부가세 872억원을 내지 않아 1위에 올랐다. 용산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는 종합부동산세 364억원을 체납해 이번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이 회사 대표인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막내 여동생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의 남편이다.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를 대상으로 은닉재산을 추적하고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한편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민사소송 280건, 형사고발 199명 등 법적 대응도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국세청은 올해 10월까지 6,978억원을 현금으로 추징하고 8,007억 원은 재산을 압류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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