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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 비행기에서도 시선 끄는 건물 ... '호텔오라'

엇갈린 평면이 만든 입체감 … 시선·시간 따라 ‘팔색조 변화’

호텔오라는 층별로 평면을 엇갈리게 설계해 자칫 체스판같이 단조로운 모습으로 남을 뻔했던 외관을 입체적으로 표현해냈다. 스테인리스 금속판을 사용해 건물을 바라보는 위치와 시간에 따라 외관의 색이달라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영종도=송은석기자




해외 출장을 가기 위해 탑승했던 비행기 안. 오전에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 창문으로 보였던 것은 활주로와 가까운 곳에서 햇빛을 반사하며 서 있던 독특한 외관의 흰 건물이었다. 출장에서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로 착륙 직전 비행기 안에서 그 건물이 눈에 띄었다. 단 외관은 전혀 달랐다. 어두운 밤에 도착한 터라 엇갈리는 평면의 객실 내부 빛이 건물을 노랗게 바꿔놓은 것. 이 건물이 인천국제공항 서쪽 경계에 접한 ‘호텔오라’다.





● 광고 명소로 뜬 매력적인 외관

스테인리스 금속판이 다양한 모습 연출

건물 외관 배경 촬영 요청 끊이지 않아

호텔오라를 마주하면 외관의 독특함에 한동안 시선이 사로잡힌다. 층별로 평면을 엇갈리게 설계해 자칫 체스판같이 단조로운 모습으로 남을 뻔했던 건물을 입체적으로 만들어낸 덕분이다. 스테인리스 금속판을 사용해 건물을 바라보는 위치와 시간에 따라 외관의 색이 다르게 표현되는 점도 눈길을 끈다.

건축주인 정홍채 호텔오라 대표는 “평범한 것을 워낙 싫어하는 성격이라 설계 당시부터 외관에 신경을 썼다”며 “입소문이 나면서 건물 외관을 배경으로 광고촬영을 하고 싶다는 요청도 끊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호텔오라의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모습은 건물 양옆의 두꺼운 벽이다. 대지가 좁고 긴 형태라 투숙객들의 승하차 공간이 건물을 관통하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었고 그 고민 끝에 1층 가운데 공간에 기둥을 두지 않았다. 대신 건물 지붕에 철골 트러스 구조를 만들고 그 트러스에 나머지 부분을 매다는 형태로 설계가 진행됐다. 건물을 설계한 임재용 오씨에이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건물 양옆의 기둥은 지붕 트러스와 거기에 매달린 구조물들의 무게를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두꺼워질 수밖에 없었다”며 “외관 마감을 스테인리스로 선택한 것도 트러스에 매달린 하중을 줄이려는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호텔오라 내 객실의 가장 큰 특징은 넓은 개방감이다. 일반적인 호텔 객실의 내벽이 벽지로 돼 있는 것과 달리 마감을 도장으로 한 덕분이다. /사진제공=호텔오라.


● 투숙객 만족도 100%

주차공간 마다 차단벽·전동 블라인드

로비 거치지 않아도 객실로 이동 가능



처음에는 독특한 외관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투숙객들이 많아진 데는 호텔 내부 공간이 더 큰 역할을 했다. 차를 끌고 오는 투숙객들이 건물 내부의 모습을 처음 마주하는 지하 1층 주차장부터 보통 호텔과는 다르다. 각각의 주차공간마다 차단벽을 두고 전동 블라인드를 설치해 사생활을 보장한 것이다. 주차장 한쪽에 마련된 자동 체크인 시스템을 이용하면 굳이 로비를 거치지 않고도 객실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객실로 이동한 후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넓은 개방감이다. 일반적인 호텔 객실의 내벽이 벽지로 돼 있는 것과 달리 호텔오라는 마감을 도장으로 했다. 훨씬 비싸지만 그 덕분에 고급스럽고 넓어 보이는 객실을 만들 수 있었다.

내부에 설치된 전동 블라인드를 올리면 통유리를 통해 외부 풍경과 마주한다. 공항 쪽과 맞닿은 곳에서는 활주로가 바로 앞에 있어 눈앞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이착륙 중인 비행기 안에서 호텔오라를 볼 수 있었던 이유다. 다른 쪽 객실에서는 산을 바라볼 수 있는데 이는 공항 풍경과 전혀 다른 경치다.



정 대표는 “활주로와 붙어 있지만 두꺼운 통유리를 쓴 덕분에 늦은 밤에도 비행기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며 “객실 내 욕실 역시 일반적인 호텔보다 1.5배 정도 크기 때문에 투숙객들의 편안한 휴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호텔오라는 지하 1층 주차장부터 보통의 호텔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주차공간마다 벽을 두고 전동 블라인드를 설치해 사생활을 보장했다. /사진제공=호텔오라.


●이용 고객에 초점 맞춰진 건축

공항서 차로 10분 … 투숙객 서비스 완벽

숙박비도 다른 호텔보다 30~50% 저렴

호텔오라 이용객들의 70~80%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거나 출국할 예정인 사람들이다. 공항까지 차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있는데다 관련된 서비스도 완벽히 제공하고 있어서다. 권윤숙 호텔오라 실장은 “공항 이용 고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만큼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도 이에 맞춰져 있다”며 “외국인 비중도 30% 가까이 되기 때문에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여겨질 수 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호텔오라에서는 정각마다 공항으로 오고 가는 픽업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가기 전 호텔에 머무는 고객들을 대상으로는 하루 만 원으로 차량주차 서비스도 제공한다. 숙박비 역시 주변 호텔에 비해 30~50%가량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건축물이라는 게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으면 아무리 아름답게 지어놓아도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하루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공항 이용을 전후로 긴장되거나 설렌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영종도=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호텔오라는 건물의 기능을 우선시하면서도 미관의 아름다움까지 잡아냈다는 평을 들으며 ‘2016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영종도=송은석기자


■ 미완의 완성 ‘호텔오라’

‘호텔오라 퍼즐’ 마지막 조각은 컨벤션센터 … 내년 착공 예정

호텔오라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퍼즐을 완성할 마지막 조각인 컨벤션센터의 착공이 곧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정홍채 호텔오라 대표가 처음 호텔 부지를 구할 당시 2개 필지가 붙어 있는 이곳을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 대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호텔오라에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고객들의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수영장·헬스장·상점·회의실 등이 들어설 수 있는 컨벤션센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컨벤션센터는 호텔오라와 바로 맞붙어 있는 부지에 들어서게 된다.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아 임시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지만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호텔오라를 설계했던 임재용(사진) 오씨에이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컨벤션센터의 설계도 담당한다. 현재 1차 설계가 완료된 상태로 정 대표와 논의를 거쳐 컨벤션센터 전체의 모습을 구상해가고 있다.



임 대표는 “건축주가 1년 동안 호텔을 운영하면서 필요한 내부 프로그램 구성을 어느 정도는 끝냈다”며 “다양한 시설들이 많은 고객들의 요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활용도 높은 건물을 설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컨벤션센터가 완성되면 호텔오라는 한 단계 완성도 높은 건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항을 이용하는 고객들뿐 아니라 기업고객이나 단체여행객들의 수요까지도 확보하겠다는 것이 정 대표의 목표다. 정 대표는 “눈앞의 수익성을 따지기보다 호텔오라를 방문하는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를 최대한 충족하는 것이 목표”라며 “더 나은 건물이 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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