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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관광특별법의 역습’ … 호텔 매물 쏟아진다

특별법 연말 종료속 대체재 증가로 수요 감소와 공급과잉 이중고

용적률 혜택받은 호텔, 착공도 못하고 매물로





지난 2012년 7월부터 시행된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이 올해 말로 종료되는 가운데 특별법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호텔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특별법으로 인해 호텔 공급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에어비앤비’와 같은 대체 숙박 시설까지 증가하면서 수요가 줄어든 일반 호텔 매물도 급증하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학교법인 대양학원(세종대학교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시 종로구 수표로 87 외 13개 필지(3,017.80㎡)는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이다. 이 땅은 관광 특별법에 따라 용적률 완화 혜택을 받았지만 결국 착공하지 못하고 매물로 나왔다. 호텔 경기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금융권으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 인현동 1가 136-20번지 일대 호텔 개발 부지도 비슷한 이유로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이 땅은 부동산 시행사가 특별법에 따라 용적률 혜택을 받았으나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가 불거지면서 향후 중국 관광객 수요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정치적인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연말로 갈수록 수요가 줄고 있다”며 “전반적인 호텔 경기가 좋지 않아 금융권에서 호텔 관련 대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공급 과잉과 대체 숙박시설 증가로 기존 호텔 시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특별법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은 매물들이 더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특별법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은 부지는 사업계획 승인 후 2년 안에 착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허가가 취소된다.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에 매각하기 위해서는 인허가권이 살아 있는 동안 서둘러 매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일반 호텔 매물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골든튤립M명동호텔’ ‘아카시아호텔동대문’, ‘동대문 라마다호텔’ 등이 매각을 진행 중이다. 매각 이유는 공급과잉과 수요감소에 따른 수익률 저조다. 여기에는 지난 2012년 특별법이 시행된 후 서울 시내 호텔이 크게 증가한 것이 작용하고 있다.



<문체부-복지부 호텔 통계 제각각 … 매년 과잉·과소공급 논란 반복>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 호텔 수는 올해 9월 말 기준 329개, 객실 수는 4만5,551실으로 2011년 말에 비해 호텔 수로는 181개, 객실 수는 2만391실이 늘어났다. 특별법 시행 이후 개발과 기존 증축 건을 합쳐 서울 시내 126개 호텔, 2만5,822실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신석재 서울로지호텔 대표는 “신규 공급이 지속되면서 호텔들이 평균객실요금(ADR) 인하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을 유치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존 오래된 비지니스 호텔들이 먼저 타격을 입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특별법 시행 이후 용적률 인센티브만 보고 무리하게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매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체계적인 호텔 통계 부족도 호텔 시장이 온탕과 냉탕을 반복하는 이유로 지목된다. 정부는 국내 숙박시설 부족을 이유로 특별법을 마련했지만 정작 전체 호텔 공급 현황은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 관광호텔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모텔과 분양형 호텔은 보건복지부에서 관리하는 등 부처별로 숙박시설을 따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기존 호텔을 대체할 수 있는 숙박 시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섬세한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숙박시설과 관련해서는 정책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체계적인 통계가 없기 때문에 늘 과잉공급과 과소공급 논란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나 호텔은 다른 분야에 비해 경기를 많이 타기 때문에 한 부처에서 통합해서 중장기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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