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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인사이드]새해 신흥국 증시 주목 1순위는 '베트남'

‘핫’한 베트남 증시, 올해도 고고씽할까

지난해 연초대비 15.6% 상승

PER 15.9배로 MSCI동남아 지수 추월

베트남 정부, 올해도 주요 기업 민영화 추진

외국인 지분 보유한도 규제, 보호무역주의 대두 등은 넘어야 할 산

2016년 글로벌 증권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신흥시장은 단연 베트남이었다. 베트남 호치민지수는 12월27일(현지시간) 기준 663.86을 기록, 연초대비 15.6% 상승했다. 증시에 얼마나 돈이 몰렸는지를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인 주가수익비율(PER)은 15.9배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동남아 지수의 PER 14.7배를 웃돌았다. 베트남 증시의 PER이 MSCI동남아 지수를 넘어선 것은 2년 만이다.

PER은 수익에 대한 주가의 비율이다. 이 숫자가 높을 수록 수익성에 비해 주가가 비싸게 거래된다는 의미다. 그 만큼 베트남 기업의 주식이 인근 국가의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 거래된다는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처럼 활황을 보인 베트남 증시가 올해도 가장 뜨거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호치민 소재 드래곤 캐피탈의 도미닉 스크리벤 최고경영자(CEO)는 “베트남 경제는 빠른 성장과 물가안정이 동시에 나타나는 골디락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베트남 상장 기업들의 이익증가율은 올해에도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로젝트 아시아 리서치의 아틸라 바즈다 수석매니저는 “베트남 증시 활황의 배경에는 정치적 안정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웃국가인 태국이 2014년 군부쿠데타와 부패스캔들, 국왕 서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필리핀이 아웃사이더 정치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등장 및 마약과의 전쟁, 미국과의 동맹 균열 등으로 혼란스러운 것과 달리 베트남 정치권은 경제성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6.7%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목표가 현실화되면 베트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로 복귀하게 된다. 또 블룸버그통신 조사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호치민 VN지수 편입 기업의 이익규모가 2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베트남 정부가 올해에도 국영기업 민영화에 적극 나선다는 점은 베트남 증시의 최대 호재다. 누옛 안 ACB 증권 리서치 팀장은 “기존 상장 기업의 안정적인 수익성과 정부의 민영화 의지가 맞물리면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민영화 대상 기업은 ‘사이공비어’로 알려진 사베코(SABECOㆍSaigon Beer Alcohol And Beverage Corp.)와 하베코(HABECOㆍHanoi Beer Alcohol And Beverage Corp.)다. 사베코는 지난해 12월 상장 직후 거래제한선인 20%까지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베트남 정부는 사베코와 하베코의 지분을 매각하는 민영화를 계획하고 있으며, 일본 아사히 맥주, 영국 SAB밀러, 태국 음료회사 PCL 등이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영 베트남투자청(State Capital Investment Corp)도 지난해 말 국영 유제품 회사인 비나밀크(Vietnam Dairy Products JSC) 지분 5.4%를 매각했다.

앤디 호 비나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는 “올해에도 정부가 소유하던 알짜 기업의 주식이 다수 시장에 풀릴 것”이라며 “지금이 베트남 투자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바즈다 수석매니저도 “새로운 상장기업의 등장과 정부의 지분 매각은 외국 투자자들에게 건실한 베트남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승장구하는 베트남 증시도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첫 손에 꼽히는 과제는 ‘유동성 부족’이다. 베트남 정부는 자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 소유를 49%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일부 기업에 한해 지분소유 한도 규제를 철폐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외국인 지분보유 규제로 인해 외국자본 유입이 제한되고, 증시 상승세도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호치민 증시의 일 평균 거래액은 1억900만 달러로 싱가포르(7억6,800만 달러)와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앤디 호 최고투자책임자는 “특히 은행부문에 대한 외국인 지분 보유 한도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부문의 외국인 지분 보유한도는 30%로 설정돼 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도 복병으로 꼽힌다. 특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무산은 베트남 기업에게는 뼈아픈 부분이다. 보호무역으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ABO’(Anything but Obamaㆍ오바마만 아니면 된다)를 외치면서 TPP 협정을 폐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베트남은 TPP의 최대 수혜국으로 꼽혀 왔다.

바즈다 수석매니저는 “베트남 경제는 수출 주도형이고 미국은 가장 중요한 수출 상대국”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쌓을 무역장벽은 베트남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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