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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시장 판 커진다] 신탁전문로펌·병원 등장...은행·보험·증권은 '3차 금융대전'

(중) 무너지는 '금융 전업주의'

은행, 다양한 상품 출시 가능해

고객 자산운용 기회 확대될 듯

증권, 은행 압도적 판매망 경계

펀드·ISA 이어 경쟁 치열 예고

신탁전문회사도 신규 진입

신탁(信託)은 은행·보험·증권사 등 신탁업 겸영 인가를 받은 금융사의 공통 시장이다. 은행·보험·증권사의 사업 영역을 철저히 구분하는 ‘금융 전업주의’ 체계를 유지해온 국내에서는 이례적인 영역이다.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12일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사가 공통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신탁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팔을 걷었다는 것은 금융 전업주의 체계를 느슨하게 만들어 은행·보험·증권사 간 서비스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금융업권 간 정면승부가 벌어지는 것은 1990년대 말 시중은행에서의 펀드 판매 허용과 지난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의 시행 이후 세 번째다. 약 1,7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는 국내 신탁 시장에서 은행·보험·증권사가 벌이게 될 경쟁은 ‘3차 금융대전’이라고 볼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금융위의 신탁업 개편 움직임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격차로 얻는 수익)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탁을 활용하면 금융투자업계의 전유물인 고객 자산운용 사업을 은행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은행연합회 등이 금융위에 공모펀드와 유사한 성격인 불특정금전신탁의 판매 재허용(2004년 금지)을 건의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금융위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신탁 상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어서 은행권의 자산운용 기회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한·KB국민·KEB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신탁 전담 부서의 조직 위상을 격상시키는 등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는 공모펀드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 불특정금전신탁이 다시 허용되지 않는 점에 안도하면서도 은행권의 압도적인 판매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신탁 상품이 은행을 중심으로 팔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판매 점포는 7,202곳으로 1,182개에 불과한 증권사와 비교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판매 점포 숫자로는 증권사가 열세인 만큼 특화된 신탁 서비스와 상품을 시장에 내놓아서 승부를 거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신영·대신증권 등 일부 금융투자회사에서는 주식·채권 중심의 신탁 운용 전략에서 벗어난 유언·상속 등 종합자산관리 목적의 상품을 내놓거나 준비하고 있다.

신탁전문회사라는 새로운 플레이어 등장은 시장 판도를 뒤흔들 변수다. 지난 1991년 부동산신탁회사 등장 이후 26년 만이다. 부동산신탁사(11개 인가) 외에는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사(46개)가 겸영 형태로 신탁 시장에 들어와 있지만 금융위는 앞으로 유언·상속·유동화·채권관리 등 각 분야에 강점을 가진 신탁전문회사의 설립을 허용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상속신탁은 법률자문에 강점을 지닌 법무법인이 유언신탁업에 진출하거나 의료법인은 치매요양신탁과 의료신탁에 새로 진입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전문신탁회사의 진입 장벽을 낮출 방침이다. 김진홍 금융위 은행과장은 “전문적이고 다양한 신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신탁전문회사의 진입을 유도해 더 창의적인 종합자산관리 상품이 나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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