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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뻥튀기 수요예측의 비극…의정부경전철뿐인가

수도권 첫 경전철인 ‘의정부경전철’이 파산절차에 들어갔다. 사업자인 의정부경전철㈜은 11일 이사회를 열어 서울중앙지법에 파산신청서를 냈다. 2012년 7월1일 개통 이후 4년여간 쌓인 2,200억원의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서다. 개통 첫해 하루 평균 7만여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1만여명에 그치는 등 승객이 예상의 20%에도 못 미쳤다. 연간 운영비용만도 450억원에 달하는데 실제 수입은 150억원에 그쳤다. 운행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다.

이런 적자구조의 근본 원인은 뻥튀기 수요예측이다. 의정부경전철의 손익분기점은 하루평균 승객 12만명 선이다. 2012년 첫해 하루평균 7만여명을 시작으로 매년 1만여명씩 늘어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근거로 민간자본 52%와 국비·도비·시비 등 48%를 합쳐 모두 6,767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환승할인에 힘입어 승객 수가 3만5,000여명까지 늘어났지만 12만명에는 턱도 없는 수준이다.

의정부경전철의 파산신청은 터무니없는 장밋빛 수요예측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잘 보여준다. 문제는 이런 뻥튀기 전망으로 막대한 혈세가 낭비되는 사례가 한두 곳이 아니라는 데 있다. 도로·항만·철도사업 등 사회간접시설에 엉터리 수요예측은 빠짐없이 등장한다. 최근 10년 동안 신규 건설된 고속도로 15개 노선 중 수요예측에 성공한 노선은 1개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을 정도다.



정부는 12일 2020년까지 총연장 288.7㎞인 13개 신규 고속도로 건설 등을 골자로 한 ‘고속도로 건설 5개년계획’을 발표했다. 소요예산이 무려 28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85조5,000억원의 경제파급 효과와 29만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대로 된 수요예측을 근거로 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세금이 허투루 쓰이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따지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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