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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는 필순디, 어지간하믄 지지율이 젤로 높은 문재인으로 합쳐야 쓰제”

15일 열린 이재명 시장 '손가락 혁명군' 출정식서 본 광주 민심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오른쪽 두번째)이 15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손가락 혁명군’ 출정식에 참석해 참가자들과 손을 잡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시장은 15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지모임 ‘손가락혁명군’ 출정식에 참석했다. 출정식에는 전국에서 주최 측 추산 1만5,000여명의 지지자가 참석해 열기가 후끈 달아 올랐다. 참석자들은 ‘손가락혁명군’ 문구가 적힌 주황색 배경 현수막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노란색, 초록색 풍선을 앞뒤로 힘차게 흔들기도 했다. 이 시장이 강연 중 ‘손가락’을 선창하면 참석자들은 일제히 ‘혁명군’을 외치며 열기를 더했다. ‘손가락 혁명군’은 지난해 9월 이 시장이 ‘혁명적 변화’를 주창하며 대선 출마 결심을 밝힌 이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기반으로 형성된 자발적 지지자들로 이날 출정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김구 선생은 일본 제국주의와의 투쟁에 목숨을 걸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군부독재와 투쟁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 이기주의와 싸웠다”며 “(저는) 공정국가 건설을 위한 재벌해체를 위해 제 목숨을 걸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을 틀어쥐고 있는 거악은 정치권력이 아니라 정치권력조차 쥐락펴락하는 경제권력”이라며 “경제권력의 핵심은 재벌이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떠받치는 뿌리”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야권의 대권 주자들을 일일이 열거한 뒤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정부를 상상해보라. 이들이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보라”며 “누가 이분들과 함께 기득권의 적폐를 청산하고 싸울 수 있겠는가”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강연에 앞서 진행한 토크 콘서트에서 이 시장은 ‘가장 가고 싶은 곳이 어딘가’에 대한 질문에 “청와대에 놀러 가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참석자들은 ‘정치적 선명성’을 이 시장의 으뜸가는 덕목으로 꼽았다. 김창수(60)씨는 “내가 이런 자리에 온 적이 없는데, 이 시장이 가치관이 분명한 게 마음에 들어 나왔다”고 말했다. “역사적 차원에서 보면 현재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는데 이를 해낼 적임자가 이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한 20대 남성은 “강인함”이 이 시장의 강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시장의 ‘행정 능력’을 칭찬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주변 지인 네 명을 이끌고 출정식을 찾은 범병문(27)씨는 “이 시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하여 성남 시민의 민원을 즉각 해결하는 모습을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40대 중반의 김희송씨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좌고우면 않고 (정책을) 밀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시장의 결단력을 높게 산다고 말했다.

일부의 뜨거운 반응과 달리 다른 목소리도 나왔다. 유스퀘어 안 서점에서 만난 60대 남성 윤병훈씨는 이 시장이 광주에서 사실상 대선 출사표를 던진데 대해 “생뚱맞다”며 “이 시장에 대해 잘 모른다. 촛불집회가 이어지면서 나타난 ‘깜짝 스타’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정치적 선명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아직 거칠다”고 평가한 김민국(41)씨는 “정치를 하려면 협상을 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이재명 시장은 돌파만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진보적 성향이 너무 강하다”며 “칼을 잘못 쓰면 큰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 김양환(60)씨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박계숙(58)씨는 “이 시장의 그간 업적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대선 공약 차원에서 내놓은 ‘100만원 기본소득’은 구체성이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앞서 이 시장은 대통령이 되면 유·소·청소년과 장애인, 노인, 농어민 등 국민 2800만 명에게 연간 100만원씩 기본소득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여준 성과만으로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있었다. 회사원 김진영(30)씨는 “국가를 통치하는 건 상대적으로 작은 자치단체인 시를 운영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30년 광주 토박이인 택시기사 박모 씨(48)는 “얼마 전에 광주 내려와 갔고 호프집에서 술도 먹고 근께 20대한테 인기가 있는 거제. 광주는 지금 이재명 시장한티 딱히 관심이 업는 거 같은디”라며 “이재명이는 젊은 애들한티나 인기 있제. 대체적인 분위기로는 대선하고는 상관이 없어”라고 평가했다.

이 시장은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누르고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위협할 정도로 지지율이 급등했지만 최근 들어 지지율이 하락한 채 답보상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1월 2주차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시장의 지지율은 11.3%로, 문재인 전 대표(27.9%)와 반 전 총장에 이어 3위에 머물고 있다.

택시기사 박씨는 “문 전 대표 지지율 오른 걸 보믄 다들 문재인으로 몰린 것 아니겄어“라며 ”(대선을 앞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는 필순디, 어지간하믄 지지율이 젤로 높은 문 전 대표 중심으로 합쳐야 쓰제”라고 말했다.

탄핵정국을 맞아 선명한 메시지를 던지며 지지율을 상승을 보여온 이 시장에 대한 광주의 민심은 아직도 박해 보였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문 전 더민주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그리고 이 시장을 놓고 여전히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이다. 광주 고속 버스 터미널에서 만난 구모씨(31)는 “이 시장이 안정성이 없어 보인다”며 “이 시장이 선명성을 내세워 ‘트럼프 효과’로 지지율이 반짝 올랐을지 몰라도, 중도층을 끌어 모으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과 그의 ‘손가락 혁명군’이 아직 반신반의하는 광주 민심을 어떻게 얻어낼 지 관심이다. /박형윤·변수연 기자 mai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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