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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트럼프 경기부양의 실체를 기다려야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위원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수년 동안의 양적완화 정책을 통한 돈 풀기로 해 만들고 싶었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트럼프는 직설적인 말로 너무 쉽게 끌어올리고 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요즘 금융시장에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라는 용어는 자취를 감추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라는 용어가 자주 거론된다.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생각해 볼 것은 기대 심리가 다소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에서 공포심리가 사라졌다. 미국 기업심리지수와 미국 가계심리지수는 불과 1~2개월 사이에 10년래 가장 낙관적인 수준으로 수직 상승했다. 금융시장의 공포지수도 자산버블이 최고조에 이르던 2007년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실물 경기회복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경기 전망이 좋아지면 장기 채권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미국 장기금리의 상승세는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 회복 기대에 비해서 미국 생산설비 가운데 25%는 여전히 멈춰있다. 금융과 실물 사이의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소 앞서간 투자심리와 그에 비해 뒤쳐지는 실물 경기의 흐름을 감안할 때 주식시장은 어느 쪽을 더 반영할까. 이와 관련해서 과거 미국 대통령 취임일 전후 주가 흐름을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1969년 닉슨 대통령부터 2009년 오바마 대통령까지 총 7차례의 대통령 취임일 전후 미국 주식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미국 주식시장은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한 다음 취임 이후 평균 30일(거래일수 기준)이 지난 시점에 바닥을 형성해왔다.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를 한껏 올려놓았다. 이제 트럼프의 공약에 맞춰 높아진 기대와 실제간의 차이를 확인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강도로 진행될 것인지도 관심이다.

마치 기업들이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이벤트로 시행하는 ‘럭키박스’ 개봉을 앞둔 심정일 것 같다. ‘럭키박스’를 개봉할 때 기대가 낮아야 행복감을 느낀다. 그런데 미국을 선두로 연초 주식시장은 기대감을 한껏 반영하며 출발하고 있다. 이제 앞으로 몇 주 동안은 강세장의 실체를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주식시장은 실체를 기다리며 잠시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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