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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국 경제 '기본' 다져 위기 넘자

FORTUNE'S EXPERT | 윤창현의 '글로벌 전망대'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17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5%로 추정했다. 각종 투자 지표는 떨어질 것으로 나타났고, 수출·수입 전망도 좋지 않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혁과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방법밖에는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2017년 상반기 2.3%, 하반기 2.7%로 전망된다.




2017년 우리 경제는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글로벌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물론 세계 경제 전망치 자체는 그리 나쁜 편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을 보면, 2017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4%(2016년 3.1%)이다. 선진국 성장률은 1.8%(2016년 1.6%), 신흥국 성장률은 4.6%(2016년 4.2%)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IMF 전망치는 부정확한 모습을 보여왔다. 최초 전망치에서는 수치를 높게 발표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하향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리고 실적은 항상 전망치보다 밑도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감안하면 2017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대략 2016년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다. 특히 ‘트럼프노믹스(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트럼프가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 정책. 트럼프는 대통령 후보 당시 ‘미국의 재건’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았다. 이를 위해 국채 발행을 늘려 재정 지출을 확대하고 인프라 투자를 활성화하겠다고 공언했다)’와 고립주의의 영향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트럼프의 등장과 브렉시트 찬성이라는 반(反) 세계화적 흐름이 나타나면서 우리와 같이 글로벌 경제 의존도가 높은 나라의 경제환경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차지하고 복지지출과 사회보장까지 챙겨간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이들에 대한 반감이 유독 강조되는 모습을 보면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어려운 이들에게 관용과 포용을 베풀면서 이를 ‘정치적인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으로 감싸주던 상황이 사라지고 이제 ‘너희들 챙기느라 우리가 힘들다’는 식의 노골적인 대가 요구가 일반화되고 있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이야기해주듯 유권자의 연령과 EU 탈퇴 찬성률이 정확하게 비례하는 것을 보면 자유·평화·세계화 등의 가치 있는 어젠다들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던 선진국들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 확실해진다. 미국이 TPP(Trans-Pacific Partnershi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의 줄임말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간에 진행 중인 광역 자유무역협정(FTA)을 말한다)나 FTA(Free Trade Agreement·국가 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모든 무역 장벽을 완화하거나 제거하는 협정) 같은 자유무역 흐름을 부정하는 상황에서 방위비 분담에다 FTA 재협상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어느 수준의 계산서가 날아올지 모르는 어려운 상황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에너지 자립도가 높아진 것도 문제다. 미국이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있어서 유가 상승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한 어려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미국에서 셰일 가스와 오일이 대량 생산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입되는 원유의 수입량은 180만 배럴에서 100만 배럴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렇게 되면서 당장 물동량이 줄어들고 해운업에 불황이 찾아 왔다.

이러다 보니 우리나라 같이 수출을 통해 이익을 내는 국가들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있다. 더구나 해운 물동량의 감소로 인해 선박에 대한 수요가 줄고, 신규 선박 주문이 줄어들면서 우리 경제에 효자 노릇을 했던 조선산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어버린 상황마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 자립 흐름이 저유가와 물동량 감소라는 새로운 상황을 낳고 우리에게 암울한 그림자를 계속 드리울 가능성이 높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17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2.5%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경제 성장률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보면 경기 추이가 좀 더 잘 보인다. 우리 경제 성장률은 2016년 상반기 3.0%, 하반기 2.3%, 그리고 2017년 상반기 2.3%, 하반기 2.7%로 전망된다. 2016년 하반기와 2017년 상반기에 경기가 가장 부진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건설투자는 가장 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6년 상반기 건설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0.3%였다. 사실상 성장을 주도한 것이다. 그런데 2016년 하반기에는 이 숫자가 4.4%로 줄어들고 2017년 상반기에는 1.4%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극적인 감소세이다. 2017년 하반기에도 건설투자 증가율은 2.7%에 그쳐 연간으로는 2.0%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연간 증가율 7.1%를 기록하여 성장의 견인차가 된 건설투자가 2017년에는 전체 경제 성장률 수준을 밑돌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간 소비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2016년 상반기 민간 소비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7%였는데 하반기에는 1.6%로 줄어들고 2017년 상반기에는 1.2%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 투자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2016년 연간 설비 투자 증가율은 -4.2%였다. 설비 투자 규모가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해버린 것이다. 2017년에는 설비 투자가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숫자는 미미하다. 설비 투자 증가율이 플러스가 된다는 점에 힘입어 성장률은 2% 중반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우리 경제 동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2017년의 대외 부문, 곧 수출·수입 전망도 좋지 않다. 수출 증가율은 -0.4%, 수입 증가율은 -2.4%로 예상된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들어 경상수지는 900억 달러 흑자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가 생산하는 수출품에 대한 해외 수요가 줄면 우리 경제의 설비 가동률은 그만큼 줄어든다. 매우 우려할 만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기본으로 돌아가기(Back to the Basics)’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구조조정의 효율성과 속도를 제고하고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나아가 가계부채·자영업·부동산의 3대 뇌관을 잘 관리하여 위기 발생 가능성을 줄이면서 수도권 규제완화 등 규제혁신과 노동개혁 등 저성장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개혁과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새해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잘 견뎌내면서 순항하기를 희망해본다.



윤창현 교수는...
▲1960년 충북 청주▲1979년 대전고 ▲1984년 서울대 물리학과 ▲1986년 서울대 경제학과 ▲1993년 미 시카고대 경제학박사 ▲1993~1994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1995~2005년 명지대 경영무역학부 교수 ▲2005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2012년~2015 한국금융연구원장 ▲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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