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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육성 50년, 이제 혁신이다]좁은 안방서 치킨게임 땐 공멸...개도국 등 시장개척 나서야

<3> 수출에 길 있다

양적 확대보다 질적 성장 우선시

연속성 있는 실적 내도록 지원을

'사드 보복'에 화장품 등 된서리

중·미·일 탈피 수출선 다변화도

지난해 6월29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소비재 수출대전’에서 수많은 기업가들이 수출 상담을 하고 있다./송은석기자






경상남도 창원시에 있는 삼강엠앤티는 자타가 인정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국내 처음으로 후육강관 국산화에 성공했다. 후육강관은 두께 2㎝ 이상의 철판을 구부려 만드는 산업용 파이프인데 해양플랜트나 대형 건축물 등에 쓰인다. 이 회사는 전방산업인 조선업이 휘청거렸던 지난해 7,907만달러(약 928억원)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창업자 송무석 대표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국내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이 가야 할 길과 관련해 산업종사자와 정책입안자가 한결같이 제시하는 해법은 수출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좁은 내수시장에서 치킨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말 현재 수출실적을 보유한 중소기업은 전체의 8.7%에 불과하며 그중에서도 직접수출에 나선 곳은 고작 3.9%뿐이다. 100개의 중소기업 중 96개가 안방장사에 매몰돼 있다는 뜻이다.

내수시장에서의 치킨게임은 재투자·고용위축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가 경제의 모세혈관인 중소기업이 경제부흥을 이끌고 고용시장의 한 축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양적확대에서 질적성장으로=경기도 오산에서 10년 넘게 모자를 만들어온 B 업체는 눈부심 방지 선글라스가 달린 모자를 개발해 수출을 도모했다. 중동과 중국 등에서 관심을 보이자 B 업체는 시제품과 초기 수출물량으로 500만원어치 제품을 보냈다. 이 회사는 수출기업일까, 아닐까.

중소기업청은 ‘수출 중소기업 10만 양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했다. 여기에는 허점이 있다. 현재 국내 중소기업 중 수출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9만여곳. 이 가운데 40%에 달하는 중소기업의 수출실적은 10만달러 미만이다. 이 중에는 시제품만 판매했는데 수출기업으로 포장된 경우도 적지 않다.

신동화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연간 1억원 이하의 수출실적을 제대로 된 수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능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연속성 있는 수출실적을 내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B 업체는 통계 분류상 수출기업은 맞지만 바람직한 모델은 아니다. 중소기업의 수출화는 양적확대가 아닌 질적성장이 우선돼야 한다는 뜻이다.

◇신흥시장 등 수출판로 확대 필요=수출지역 다변화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아야 한다는 투자원칙은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일수록 더욱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100년 미래를 책임질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화장품산업은 최근 정치적 이슈에서 촉발된 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을 확정 짓자 중국 정부는 경제보복에 나섰고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대표적인 국내 화장품 중소기업들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주된 거래처는 중국·미국·일본 등 3개 시장에 편중돼 있다. 2011년 현재 우리나라 총수출 가운데 이들 3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1.44%에 달했는데 지난해 11월 말 현재에는 43.35%까지 높아졌다. 중국 같은 시장이 큰 나라가 헛기침 한 번만 해도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이 이들 주요 국가에 대한 수출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현재 대중국 수출액은 101억2,957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미국 수출은 52억9,442만달러로 14.4%, 대일본 수출은 20억8,081만달러로 2.1% 줄었다.

조이현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신시장 발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아시아·남미·아프리카 등 대안 시장 개척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수출 고정관념부터 깨라=중소기업 종사자들 역시 수출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인적·물적 자원이 뒤처지는 중소기업의 태생적 한계에 매몰돼 있을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인식전환과 진출하겠다는 의지부터 다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참여율은 2.6%로 독일(9.7%), 미국(5.2%) 등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

사무용 의자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다원체어스는 고정관념을 깬 수출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2012년 처음으로 해외영업팀을 꾸려 글로벌 마케팅에 연간 5억원가량을 투자한 결과 지난해 전 세계 40여개국에 500만달러를 수출했다. 총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기업경쟁력실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이 저성장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들 사이에 형성돼 있는 고정관념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화에 성공한 업체들의 사례를 참고해 적극적인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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