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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의 군사·무기 이야기] 국군 전차 개량속도, 北만 못하다?

북한이 2,000여대 많지만 낡아

신형 많은 국군, 개량 필요성 적어

K2 흑표 전차.




한국군의 전차 전력 개선이 북한보다 떨어질까. 최근 ‘육군의 전차 전력이 북한에 비해 숫자는 물론 개량 속도가 떨어진다’는 일부 보도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수는 확실히 열세다.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전차 4,300량을 보유한 반면 우리 육군이 운용하는 전차는 2,300량에 불과하다.

그러나 단순히 수량이 아니라 질적으로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북한 전차 중에는 2차대전 때 생산된 T-34와 PT-76 경전차의 확대형인 M-1985 경전차가 900량에 이른다. T-34의 경우 실제로 가동되는지마저 확언하기 어렵다. 2,200여대에 이르는 주력인 T-54/55 전차 역시 옛소련에서 원형이 1944년에 나온 구형이다.

주목되는 전력은 950여량으로 추정되는 천마호와 선군호 등의 신형 전차. 하지만 이들 신형 전차의 원형도 T-62 전차다. 소련이 1961년부터 생산해 1967년 제3차 중동전에서 아랍 국가들이 사용했던 구형. 북한은 이들 전차를 러시아제 T-90 수준으로 성능 개량했다고 자랑하지만 T-62의 115㎜ 주포가 그대로 달려 있다는 점에서 과장 가능성이 높다.

물론 우리 군이 보유한 전차도 구형이 많다. 미국제 M-48A3와 M-48A5가 최초로 등장한 시기는 1950년대 중반. 한국군이 근대화 개량을 거쳤다고 하지만 그 시기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이다. 특별한 개조 없이 이 전차들을 마르고 닳도록 운용하는 국가는 한국뿐이다.

모두 800여대에 이르는 M계열 전차를 제외한다면 한국 육군의 전차 전력은 북한을 압도한다. K-1 전차의 생산량이 1,027량, 120㎜ 주포를 장착한 K-1A1 전차는 484량에 이른다. 여기에 세계 톱 클래스 K-2 흑표 전차도 206량 가동하고 있다. 육군은 흑표 전차를 110량 더 생산할 계획이다. 정리하자면 북한 전차의 대부분은 구식인 반면 우리 군의 전차는 대부분 신형이다. 적어도 교전 거리가 멀거나 야간 전투라면 북한 전차들은 한국군의 상대가 못 된다.



개량 속도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에 비해 신형이기에 개량 소요가 적지만 군은 나름대로 개량에 나서고 있다. K-1 전차를 K-1E1으로, K-1A1를 K-1A2로 각각 개량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최신형인 K-2 흑표 전차에 대한 개량 계획도 이미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차 전문가인 국방기술품질원의 강인원 박사는 “전차의 전력은 수량보다 방호력과 기동력·공격력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며 “흑표를 비롯한 한국군 전차는 신형이어서 개량의 필요성이 그만큼 적다”고 말했다.

다만 육군은 전차 수를 일정 대수 이상 유지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성능이 떨어지는 M-48 계열 전차를 도태시키고 신형 K-2 전차를 약 400량 가까이 추가 생산해야 전체 보유 대수 2,000량 수준을 간신히 유지할 수 있다. 아파치 공격헬기 등의 도입으로 대기갑전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으나 유사시 물량전에 나설 북한을 상대하려면 최소한의 기갑 세력은 유지할 필요가 있고 신형 전차의 보유량이 애초 계획인 680량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사정이 있다. 예산 마련 방안이 뾰족하지 않은데다 국산 파워팩의 신뢰성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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