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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노릇노릇, 갓 구운 빵 드세요"...'3세대 뚜레쥬르'의 신선한 실험

대학가엔 생크림...주택가엔 식빵

매장특성 맞게 독자적 메뉴 정해

하루 여섯번 즉석에서 빵 구워내

빵 나오는 시간되면 손님들 북적

케이크·브런치 전용코너 마련

간판·인테리어도 유럽풍 변신

홍보 없이도 꼬리무는 입소문

한국형 빵집 새로운 미래 제시

갓 구운 빵 전용 오픈키친




뚜레쥬르 대학로점 전경


갓 구운 빵 전용 판매대


브런치 전용 오픈키친


메뉴별로 구분한 판매대


동네 카페 느낌 살린 매장 내부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방금 구운 건포도 호두 미니식빵과 라즈베리 크림치즈 더블파이 나왔습니다. 뜨거우니 손 조심하세요.”

지난 24일 오후 서울 혜화동에 위치한 뚜레쥬르 대학로점. 갓 구운 빵이 나온 것을 알리는 파티셰의 안내에 매장 안에 있던 손님들이 즉석빵 진열대로 하나둘 발걸음을 옮겼다. 노릇하게 구워진 빵 냄새가 매장 안을 가득 채울 무렵 입구에서 한무리의 대학생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인근 성균관대에 다닌다는 최현아씨는 “평소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빵 나오는 시간에 맞춰 매장을 방문하는 편”이라며 “밥도 갓 지은 밥이 제일 맛있는 것처럼 방금 구운 빵에는 특유의 풍미가 살아 있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전문점 뚜레쥬르가 즉석에서 빵을 구워내는 3세대 매장을 앞세워 신선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출시 20주년을 맞아 이른바 브랜드명만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꾸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케이크와 브런치를 특화한 전용 코너를 마련하고 매장 동선을 새로 꾸민 3세대 뚜레쥬르 매장은 벌써부터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한국형 빵집’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3세대 뚜레쥬르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기존 매장에 비해 완전히 달라진 변화에 놀란다. 제일 먼저 마주치는 것은 확 달라진 매장 간판과 인테리어다. 기존 민트그린 색상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은은하면서 세련된 느낌을 선사하는 잉그리시그린을 대표 색상으로 도입했다. 매장 내부에는 오렌지색과 로즈골드색을 골고루 섞어 마치 유럽의 빵집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베이커리 전문점 고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되 고급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인테리어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편의점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판매대도 입체적으로 변신했다. 케이크, 핑거푸드, 샌드위치 등을 별도 판매대로 구성하고 브런치 전용 키친까지 도입해 차별화를 꾀했다. 단순히 빵을 고르고 계산을 마친 뒤 일찌감치 자리를 뜨는 곳이 아니라 동네 카페에 마실을 나가는 것처럼 친근함과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하루 여섯 번 구워내는 빵이다. 기존에는 매일 오전에 그날 판매할 빵을 한꺼번에 구웠지만 3세대 매장은 2시간꼴로 한번씩 각 매장이 자체적으로 메뉴를 정해 즉석에서 빵을 구워낸다. 대학가 매장에서는 생크림빵과 소보루빵을 주로 내놓고 주택가 매장은 식빵과 크로아상을 선보이는 식이다. 상권별로 특화한 빵을 즉석에서 구워내는 3세대 뚜레쥬르 매장의 변화는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뚜레쥬르 대학로점 곽기옥 점장은 “작년 8월 3세대 매장을 도입했는데 기존 대학생뿐만 아니라 공연이나 연극을 보러 온 손님들도 빵 나오는 시간에 맞춰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며 “별다른 홍보활동이 없었는데도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가까이 늘어나는 등 뚜레쥬르의 변신에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 1997년 경기도 구리교문점을 1호점으로 출발한 뚜레쥬르는 프랑스어로 ‘매일’이라는 브랜드명처럼 매일 아침에 굽는 빵이라는 점을 강조해 국내 베이커리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매장에서 매일 구워 내는 신선한 빵을 맛본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2년 만에 100호점을 넘어섰다. 10년 후인 2009년에는 1,000호점을 돌파하며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에 이어 국내 베이커리 전문점 시장을 양분하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뚜레쥬르는 2010년을 기점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경쟁사와의 양강구도가 구축되면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자 외형적인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질적 성장으로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2010년 등장한 2세대 뚜레쥬르는 매일 굽는 빵에서 한발 더 나아가 건강한 빵을 모토로 내걸었다. 웰빙 열풍을 타고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우수한 품질의 식재료를 사용한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2013년 전국 유기농 우유목장을 찾아다닌 끝에 선보인 ‘순우유’ 시리즈는 그렇게 탄생했다. 순우유 시리즈의 대표 제품인 ‘빵 속에 순우유’는 국내 제빵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출시 3개월 만에 200만개가 판매되며 뚜레쥬르의 스테디셀러로 등극했다. 건강을 앞세운 2세대 매장이 기대 이상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뚜레쥬르 국내 매장도 1,250여개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2013년 제빵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뚜레쥬르의 가맹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동네빵집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도입한 이 제도로 인해 대기업 빵집은 동네빵집으로부터 도보 500m 이내에는 신규 매장을 낼 수 없고 전년도 말 점포 수의 2% 이내로만 가맹점을 늘릴 수 있게끔 발이 묶였다. 가맹점을 발판으로 덩치를 불려온 대기업 베이커리 전문점에게는 위기였지만 뚜레쥬르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됐다.

3세대 뚜레쥬르 매장은 CJ푸드빌이 20년 동안 베이커리 사업을 운영하며 축적한 경쟁력과 노하우를 집약한 매장이다. 지난해 4월 서울 잠실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환에 들어간 이후 대학로점, 수원정자점, 일산장항점, 송도그린워크점 등 전국 1,300여개 매장 중 60여개 매장이 도입하며 뚜레쥬르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3세대 매장에서 판매하는 갓 구운 빵을 뜻하는 ‘갓빵’도 최근 50여종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뚜레쥬르 갓빵 구입 후기를 사진으로 남기는 인증샷이 유행하기도 했다.

김건표 CJ푸드빌 뚜레쥬르 마케팅담당은 “3세대 뚜레쥬르 매장은 매일 아침에 좋은 재료로 굽는 빵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신선함까지 제공하겠다는 뚜레쥬르 20년 노하우를 담았다”며 “장기적으로는 모든 점포를 3세대 매장으로 전환하는 한편 전세계 8개국 290여개의 해외 매장에도 적용해 글로벌 1위 베이커리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자신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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