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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은 바이오광물 개발 열풍인데 韓은 '자원빈국'타령하며 광업 천대

프랑스는 '그린클레이' 상표해 미용광물 시장 장악

독일연구소는생화학 등융합해 신소재 개발

한국에도 비금속광물 170조원 이상 미장돼 있지만

기술 부족해 보배인지 몰라보다 뒤늦게 눈 떠

제올라이트는 중국에 이어 韓이 세계 2위 채광국

토종 벤토나이트도 품질 우수해 개발 잠재력 높아

"기초소재 기술지원과 자본시장의 관심 필요"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일대는 매년 7월 중순 무렵이면 국내외에서 몰려든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현지의 진흙이 피부미용 등에 좋다고 정평이 나면서 보령머드축제에 참가해 갯벌에서 뒹굴고 즐기려는 관광객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가 열릴 때마다 보령 지역에는 700억원에 가까운 경제효과가 창출돼 주민들은 함박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정작 황금알을 낳는 진흙은 따로 있다. 프랑스산 ‘그린클레이’다. 운모 등을 함유한 이 녹색 점토가루는 미용에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아마존을 비롯한 해외 주요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1㎏당 보통 8만~11만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를 재료로 만든 마스크팩을 비롯한 화장품 등은 한층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흔한 산업용 광물인 시멘트 가루가 국내에서 1톤당 8,000원선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그린클레이는 광물의 왕족이라고 할 만하다. 사실 그린클레이라는 진흙은 미국·중국 등 다른 나라에도 분포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기업 등이 자국 남부에서 주로 채굴되는 이 광물의 가치를 먼저 알아보고 ‘그린클레이’ 상표권을 내는 방식 등으로 사실상 시장을 선점하고 상표를 독점해 미용 점토가루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다른 나라들도 광물의 인체·환경 효과에 일찍부터 주목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이미 바이오광물학이 신흥 학문으로 떠올랐다”며 “광물이 주로 인체나 자연환경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연구하는 분야인데 과거에는 몰랐던 약리적·물리적 작용 등을 발견해 신약 개발 등에 응용해 대박이 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독일만 해도 세계적 소재연구기관인 ‘신소재연구소(INM)’가 이미 바이오광물 분야 연구조직을 두고 각종 광물에 생화학·재료공학 등 다방면 기술을 융합, 적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미국·유럽의 주요 제약·의료 및 식품산업 분야 기업들도 천연광물을 이용한 건강보조제·항암제 개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고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대한민국은 상대적으로 뒤늦게 눈을 떴다. 반세기 이상 정부와 국민 모두 ‘한국은 지하자원 빈국’이라고 단정 짓고 광물산업을 천시해왔기 때문이다. 강일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신소재연구실장은 “우리나라에도 비금속광물 자원의 잠재 매장량 가치가 170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더 이상 자원 빈국 타령을 부를 때가 아니다”라며 “기술과 노하우가 부족해 이들 자원이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보배인지도 몰라본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질연을 중심으로 오는 2022년까지 토종 바이오광물 대표선수로 연구개발(R&D)하기로 한 제올라이트(불석)만 해도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적 생산대국이다. 미국 지질자원조사국(USGS)이 지난해 1월 발간한 ‘광물 원자재 개요’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 제올라이트 채광량은 27억5,000만톤인데 우리나라는 이 중 약 8.4%인 2억3,000만톤을 생산했다. 중국(20억톤)에 이어 두 번째 규모며 3위인 미국(6,410만톤)보다는 약 3.6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지질연이 또 다른 대표선수로 연구 중인 벤토나이트의 경우 같은 해 전 세계 채광량이 1,600만톤 정도인데 미국·중국·인도·그리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국가는 연간 생산량이 100만톤 미만이어서 비중이 작다. 다만 우리나라의 벤토나이트는 상대적으로 품질이 우수해 고부가가치 신소재로 개발할 잠재력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소재 기업 렉셈의 김형욱 부사장은 “그동안 국내 비금속광물들 중 상당한 종류가 제값을 인정받지 못하고 단순히 돌가루 취급을 받았는데 기초소재 분야에 대한 정책적 기술 지원과 자본시장, 대기업의 관심이 이어진다면 원광(광물 원석)의 높은 가치와 응용성을 재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민관의 총체적인 투자 필요성을 제언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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