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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rket] KAI의 미 공군 고등훈련기 사업과 방산업체의 육성

허환일 충남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허환일 충남대 교수




지난 1970년대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의 50~70%는 국방예산이 차지했다.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자주국방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던 시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국방 분야의 R&D 예산은 2010년 1조7,900억원에서 2016년 2조6,000억원으로 6년 사이에 8,100억원이나 증액돼 연평균 7.5%씩 증가했다. 한편 정부의 R&D 예산에서 국방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16.5%에서 2016년 13.6%로 감소 추세다. 같은 기간 민간 분야의 R&D 투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민간 부문의 R&D는 정부·공공 부문 투자액의 약 3배 수준이다. 바야흐로 민간 주도의 R&D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아직 국방 분야는 예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0대 방산기업이 2006년 1개 업체에 불과했지만 10년 만인 2016년 3개 업체가 포함됐고 2015년 방산매출액 기준 세계 9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5년도 각국의 국방비 대비 세계 100대 방산기업에 속한 기업의 매출액 비중은 우리나라가 17.6%로 미국(34.9%), 영국(69.5%), 이스라엘(53.9%)에 비해서는 현저하게 낮고 겨우 일본(16.6%)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국방비 대비 방산기업의 매출이 낮은 만큼 하루빨리 국내 방산업체의 규모와 실력을 키워 세계와 경쟁시켜야 하겠다. 현재 정부와 국방과학연구소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국방 분야 R&D도 민간 주도로 되는 시기를 앞당겨 정부의 예산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국내 ‘토종’ 방산업체 1위인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는 지난해 매출 3조1,107억원과 영업이익 3,15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대비 6.9%와 10.3%가 늘었다. KAI의 경영계획서에서는 올해 매출 목표치를 3조4,031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증액하고 영업이익은 3,401억원, 영업이익률은 전년과 같은 수준인 10%로 설정했다. 또 신규 수주 목표를 지난해 3조원보다 2배 이상 늘려 6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이러한 야심적인 경영목표의 배경에는 미국 공군의 고등훈련기(APT) 입찰 및 수주가 자리 잡고 있다.

APT는 미국 공군의 노후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총 163억달러(약 18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올해 3월에 입찰, 연말께 사업자가 결정된다. KAI는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손을 잡고 APT 사업의 수주 및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KAI의 분석에 따르면 APT의 기본소요 350대를 수주하는 경우 수출 물량은 9조원 규모이며 산업 파급효과는 31조원, 일자리 창출은 18만명 수준이다. 후속 물량까지 고려하면 수출 물량은 88조원, 산업 파급효과는 72조원, 일자리 창출은 43만명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이 APT 사업 수주는 국내 항공우주산업이 단번에 도약할 수 있는 절대적 호기이며 침체된 국내 경제에 활력소를 제공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다시 오기 힘든 좋은 기회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APT 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4파전으로 진행되던 APT 사업 수주 경쟁에서 미국 방산업체 노스롭과 레이시온이 훈련기 사업 불참을 선언해 이제는 KAI-록히드마틴과 스웨덴 사브-보잉 등 2파전으로 좁혀진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KAI-록히드마틴이 제안하는 T-50A는 이미 저위험·저비용·고성능으로 검증된 항공기이며 미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록히드의 F-22·F-35와 가장 연계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1월 말 필리핀은 한국에서 도입한 경공격기인 FA-50 2대를 자국 내 무장단체 소탕작전에 처음으로 투입했는데 FA-50이 실전에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A-50은 KAI-록히드마틴이 공동 개발한 T-50 고등훈련기를 원형으로 제작한 최초의 국산 경공격기다. T-50이 APT 사업의 후보인 T-50A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APT 사업 수주에 플러스 요인이다.

그런데 일부 획득 방산비리와 방산업체 비리를 동일시해 방산업계 종사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다. 군대만 사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방산업계 종사자들을 믿고 사기를 올려줘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효과인 피그말리온 효과가 APT 사업 수주 및 국내 토종 방산업체들의 일취월장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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