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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 ‘기승전 넷마블’이 던지는 메시지

임석훈 논설위원
과감한 '모바일 혁신' 승부수
2년연속 1조 넘는 매출 달성
초심 지키며 난관 헤쳐나가는
기업가정신 본보기로 삼을 만

[목요일 아침에] ‘기승전 넷마블’이 던지는 메시지

게임업체 넷마블에 지난 2007년부터 2011년은 암흑기였다. 이 기간에 선보인 자체 개발 신작게임 19종은 모두 ‘도착 즉시 사망’했고 웹보드게임 규제까지 도입돼 관련 매출이 반 토막 났다. 2010년에는 총매출의 30%를 넘던 총싸움 게임 ‘서든어택’ 서비스권마저 넥슨에 뺏겼다. 그야말로 회사 존폐를 걱정할 만큼 큰 위기였다.

5년여가 지난 2017년, 넷마블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모바일게임의 최강자다. 2012년부터 체질을 확 바꾸고 모바일 게임에 도전한 결과다. 넷마블은 2013년 ‘다함께 차차차’를 시작으로 ‘몬스터 길들이기’ ‘모두의 마블’, 2014년 ‘세븐나이츠’ 등의 히트작을 쉼 없이 내놓았다. 2015년에는 국내 게임사 중 넥슨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 1조원 고지에 오르더니 지난해에도 1조5,000억원을 훌쩍 넘겨 2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특히 2014년 중국 텐센트에서 5,300억원을 투자받아 국내 정보기술(IT)업계의 투자 역사를 새로 썼다. 올해는 더 좋다. 두 달 전 국내에 출시된 ‘리니지2 레볼루션’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제2의 창업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빠르면 상반기 중 증권거래소 상장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놀라운 것은 기업 가치다.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예상한 시가총액은 5조~7조원선이다. 하지만 리니지2 레볼루션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최근에는 10조원을 넘긴다는 데 힘이 실린다. 상장 후 적정 시총을 최대 12조원으로 보기도 한다.

이것이 현실화돼 시총 10조원을 넘는다면 국내 30위권 기업으로 진입하게 된다. 증시에서 대장주로 군림해온 엔씨소프트(약 7조원)를 가볍게 제치고 게임업계 1위로 올라선다. IT 업계 전체로 따져도 네이버에 이은 ‘넘버2’ 다. 이제는 엔씨소프트를 넘어 매출 1위 넥슨마저 사정 가시권이다. 넥슨이 지난해까지는 5,000억원 정도 넷마블을 앞섰지만 올해 뒤집힐 수 있다는 얘기가 벌써 나온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여서 모바일 대응이 늦었던 넥슨보다 넷마블의 성장이 빠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넥슨은 지난해 한자릿수 성장에 그친 데 비해 넷마블은 40%나 몸집을 불렸다.

과거와 현재의 넷마블을 비교하면 상전벽해 그 자체다. 이런 넷마블의 극적인 변신에는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중심에 있다. 방 의장은 넷마블 창업주다. 2000년 3월 회사 설립 후 성장의 반열에 올려놓은 그는 더 큰 그림을 그리려 2004년 지분을 모두 팔았다. 2년 뒤에는 건강이 악화돼 아예 은퇴했다. 하지만 방 의장이 없는 동안 넷마블은 힘없이 주저앉았다. 암흑기가 그때다. 2011년 6월 당시 모기업인 CJ E&M의 구조요청을 받고 복귀한 그는 판을 확 뒤집었다. 모바일게임이 주목받기 시작하자 완전히 새 판을 짜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온라인 게임을 과감히 버리고 모바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것이다.

방 의장은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다짐 속에 시장을 철저히 분석하고 연구개발에 몰두했다.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내 나이는 항상 39세라는 자세로 게임을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컴백 후 그의 일거수일투족, 넷마블의 발걸음은 혁신과 파격이었다. ‘기승전 넷마블’로 귀결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국내 모바일게임 1위로 올라선 지금도 결코 자만하거나 방심하지 않는다고 한다. 방 의장은 “현재 1등은 과정상의 1등일 뿐”이라고 말하고는 한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옛 영광에 취해 혁신이 멈추고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금 많은 기업이 어렵다고 난리다. 국내외 경영환경을 보면 실제로 먹구름이 가득하다. 그렇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난관을 헤쳐나가려는 기업·기업가에게 문은 항상 열려 있다. 넷마블과 방 의장의 행보가 요즘 우리에게 절실한 기업가 정신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다. /sh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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