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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정양호 조달청장 "실적 없는 창업벤처도 정부 조달시장 진출 가능하게 할 것"

드론 등 기술혁신형 제품 초기 시장 창출 지원

계약이행 감시시스템 구축...하반기 본격 가동

수요기관 요구 수용...다양한 서비스상품 공급





대담=박희윤 사회부 차장 hypark@sed.cokr

“올해는 무엇보다 기술력 있는 창업 초기 벤처기업이 보다 쉽게 정부 조달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납품실적이 없어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지원함으로써 성장 발판을 만들도록 돕겠습니다.”

정양호(사진) 조달청장은 취임 1주년을 즈음한 지난 10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정 청장은 “이제까지 납품실적이 없는 기업의 경우 조달시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신기술 제품과 융합·혁신 제품 및 서비스는 나라장터 내 전용 쇼핑몰인 ‘벤처나라’를 통해 상품을 홍보하고 초기에 납품실적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조달청은 우수한 벤처·창업기업 제품 구매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규제장관회의 심의를 거쳐 지난달 국무조정실로 하여금 정부·지방자치단체·공기업 등에 벤처나라 등록상품 구매 권고 문서를 내려보내도록 했다.

앞으로는 더 많은 벤처기업이 등록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광역자치단체 등으로 추천기관을 확대하고 등록상품에 ‘우수 벤처·창업기업 제품’ 지정마크를 부여해 벤처나라 등록상품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 청장은 “국내 일자리 대부분이 중소기업에서 창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수한 중소벤처기업들이 정부 조달시장을 통해 하나둘 자리 잡게 되면 젊은이들이 찾고 있는 좋은 일자리 또한 당연히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청장은 지난해 2월 조달청 최초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청장으로 부임했다. 공직 대부분을 산업부에서 보낸 그가 낯설기 그지없는 조달청장에 임명된 것이다. 이제까지 기획재정부 출신이 오는 자리로 인식된 터라 조달청 직원들은 모두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그가 조달행정을 잘 이끌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정 청장은 “최초의 산업부 출신 조달청장이라 막중한 책임을 느꼈다”면서 “산업부 경험을 살려 ‘공공조달을 통해 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조달행정에 접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중소기업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조달청과 조달청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판단했다”며 “연간 55조원에 이르는 공공구매력을 최대한 활용해 국내 경제와 산업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청장은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조달청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최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드론산업 육성에 주목했다. 국내 드론기술은 현재 세계 7위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항법센터·카메라 등 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임무탑재장비는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가격경쟁력에서는 중국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 청장은 공공 부문이 드론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정부 협업과제로 드론산업 육성에 발 벗고 나섰다. 정 청장은 “현재 경찰청·산림청 등 정부 및 공공기관과 함께 드론의 현장 활용을 위한 기술수요를 발굴해 시범구매를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2년간 6개 과제를 대상으로 연구개발을 지원한 뒤 개발제품을 구매해 드론제품의 초기 시장 창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 보니 조달시장에서 입찰 1위 기업을 흠집 내기 위해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이 중국산이니 이를 직접 생산을 하지 않는다느니 등 잡음이 많다. 나아가 무리하게 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경쟁질서를 교란하는 불공정 행위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조달청은 현장을 조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은 법적 근거 여부를 따지면서 현장접근을 차단하는가 하면 자료제출을 거부하기 일쑤다.

정 청장은 “지난해 말 조달청에 조사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향후 피조사업체의 회계장부·영업서류 등을 법적으로 열람할 수 있게 돼 위반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확보가 가능해졌다”며 “이달 중 조직개편을 통해 임시 태스크포스(TF) 1개팀 7명으로 운영하던 조사부서를 2개과 17명으로 대폭 확대해 불공정행위를 뿌리 뽑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조달청은 올해 계약 이행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감시 인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조달업체가 적법하게 계약을 이행하는지를 온라인으로 감시하는 ‘공공조달 계약이행 확인시스템’을 마련해 오는 6월까지 시범 운영한 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조달청은 서비스 산업육성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수학여행·번역·단체보험 등 13개 서비스를 다수공급자상품으로 등록해 정부·공기업·지자체 등 수요기관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여러 형태의 복잡한 서비스를 규격화하기 어렵다 보니 기존의 다수공급자계약(MAS) 제도 아래에서는 수요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정 청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업체가 제시한 카탈로그를 종합 쇼핑몰에 등록한 뒤 수요기관이 요구하는 서비스 내용에 따라 규격과 납품금액을 확정하는 카탈로그 계약방식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공공조달을 통해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조달시장 진출에 성공한 우수 조달기업들의 해외 조달시장 진출 필요성도 역설했다. 정 청장은 “올해 해외정부조달 입찰지원센터를 설치해 우수 중소기업들이 미국·유엔(UN) 등 해외조달시장에 직접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수 중소조달기업이 해외에서 또 다른 성공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조달청이 최대한 힘을 보태겠다는 얘기다.

위축된 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조달청과 지자체가 함께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여행·체험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초로 나라장터에 등록한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연계상품 덕에 군산지역 방문객은 100% 늘었고 서천 등 주변 지역까지 혜택이 전해지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어서다. 현재 나라장터 쇼핑몰에서 공급하고 있는 여행·체험상품은 55개에 이른다.

정 청장은 “울산시와 손잡고 ‘아산 정주영 리더십’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역 장인이 운영하는 ‘향토명품 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여행·체험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리=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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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경북 안동 △1979년 안동고 졸업 △1984년 제28회 행정고시 합격 △1985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7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수료 △1996년 미국 남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2003년 산업자원부 디자인브랜드과장 △2008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투자촉진팀장 파견 △2010년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 사무국장 △2011년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정책관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정책관 △2013년 새누리당 산업통상자원위 수석전문위원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2016년 2월 제33대 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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