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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만리장성'에 동남아로 가는 국내 은행들

中경제성장률 하락·규제 막혀

한국기업 진출 성공사례 드물어

한국계은행 비중 0.07% 수준

대부분 손익분기점도 못맞춰

'고속성장' 미얀마 등으로 발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논란으로 한중 간 갈등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현지 진출 국내 은행들이 잇따라 동남아시아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중국의 각종 규제를 견디다 못해 ‘탈중국’에 나선 것이다. 더구나 롯데 등 현지 진출 국내 기업들도 외형 확장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직은 수익모델이 마땅찮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중국 법인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면서 국내 은행들은 중국 대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해외 진출 요지로 보고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한때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 1번지로 통했으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한계가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국내 은행의 중국 법인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는 것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 외에도 중국 진출 국내 기업의 성공 사례가 많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국내 은행의 경우 대부분 국내 기업과 교민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데 중국 진출 기업이 큰 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국내 은행과의 시너지도 기대 효과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800만위안(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7%나 급감했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중국에는 신한(005450)·KEB하나·우리·KB국민은행부터 지방은행까지 10개 한국계 은행이 100개에 육박하는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으나 2015년 말 총자산 기준 중국 은행업 시장에서 한국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0.07%에 불과하다.

개별은행을 보면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중국유한공사 당기순이익은 52억8,200만원으로 2015년 적자 대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으나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국민은행 중국유한공사의 당기순이익은 2013년 162억원 적자, 2014년 80억원 흑자, 2015년 85억원 적자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누적 실적이 114억원 적자에 그쳤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50억원에 불과해 2014년 177억원 흑자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000030)은 이번 달 임기가 남은 중국 법인장을 이동빈 부행장으로 교체했는데 이를 두고 중국 법인 실적 악화에 따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 지점 부행장을 모두 중국인으로 교체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KEB하나은행도 2013년 56억원, 2014년 적자전환에 이어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중국은행 합병 이벤트로 25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1·4분기 다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2·4분기, 3·4분기 분기 각각 146억원, 47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중국 경제성장률이 최근 몇 년 새 10%에서 6.5%로 하향 조정되는데다 한국계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아 중국 시장에서 꾸준한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중국 법인의 경우 초기 투자 비용 등을 고려하면 아직 손익분기점도 못 맞춘 법인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중국 현지 법인을 철수하는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중국은 일단 초기 투자한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동남아를 찾고 있는 것이다.

실제 베트남·인도네시아·미얀마 등 동남아 시장은 국내 은행 해외 진출의 아시아 3각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 현지 외국계 은행 1위를 차지해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 성공 사례를 직접 증명했다. 인도네시아 시장 역시 현지 영업을 앞세운 KEB하나은행과 소다라 은행을 인수한 우리은행에 지난해 말 신한은행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얀마 시장은 미국 경제제재 조치가 풀린 뒤 연 8% 안팎의 고속성장에 힘입어 예금금리 8%, 대출금리 13% 등 예대마진만 5%에 달한다. 이에 KEB하나은행이 현지 법인을 세운 데 이어 지난해 농협은행도 미얀마에 농협 1호 해외 법인을 설립했다. 여기에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도 소액대출 시장에 뛰어드는 등 미얀마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김보리·조권형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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